[오피니언] 사랑이 아프지만 아름다운 이유 [사람]

사랑, 성장 드라마의 서사
글 입력 2021.11.0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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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면 심장이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마음 한편에 깊숙하게 잠들어있던 모든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다채로운 감정들이 마치 색색의 풍선처럼 두둥실 떠 오르는 것 같았다.

 

사랑 앞에서 가장 진실해진다. 모든 가면과 거짓을 벗어던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나의 가장 아름답고 반짝반짝 빛나는 측면부터 가장 어둡고 탁한 그림자까지 표현하게 된다.


사랑 앞에서 무엇도 숨길 수가 없다. 사랑이 찾아오면 모든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둔다. 쏟아지는 사랑의 물결에 몸을 내맡긴다. 모든 힘을 빼고 넘실거리는 사랑의 물결 속으로 완전히 녹아들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때로는 태양빛 아래서 반짝이는 윤슬처럼 아름답고, 때로는 무섭게 포효하는 파도의 성난 목소리처럼 무섭기도 하였다.


사랑은 시시때때로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무섭고 두려울지언정 사랑이 찾아오면 모든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어야 한다. 비록 사랑이 평화로운 내 일상을 완전히 무너뜨린다고 하더라도. 나의 마음을 산산조각 내어 처참한 잔해가 되더라도. 애써서 가꿔놓은 내면의 아름다운 터전이 태풍에 휩쓸려서 망가지더라도. 우리는 사랑이 찾아오면 마음을 활짝 열고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한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폐허가 된 자리에 주저앉아 괴로워할 수도 있다. ‘사랑이 모든 것을 망쳐버렸어.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을 거야’라며 다섯 살 아이처럼 엉엉 울 수도 있다. 하지만 뜨거운 눈물이 떨어지는 그 자리를 깊숙이 파다 보면 그 안에서 우리는 사랑이 비밀스럽게 숨겨두었던 성장의 씨앗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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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거짓으로 쌓아놓은 벽을 순식간에 허물어트린다. 가식과 위선, 허세와 기만을 모두 녹여낸다. 우리를 생생한 감정과 강렬하게 뛰는 심장을 품은 온전한 두 존재로 서로 마주하게 만든다.

 

사랑 에너지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 본성의 알맹이를 톡톡 두드리며 밖으로 나오도록 만든다. 내가 사랑하는 상대가 남자이든, 여자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사랑은 성별의 구분을 넘어서는 인간 존재 자체를 향한 강렬한 끌림과 애정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면서 우리는 깊숙하게 숨겨두었던 모든 측면을 점차 해방한다.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있던 어두운 그림자까지 표면으로 올라온다. 세상 밖으로 나온 고슴도치는 처음 마주하는 세상이 낯설고 두렵기도 하다.

 

가시를 바짝 세우고 눈앞에 마주하는 상대를 할퀴고 상처 입히기도 한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서로의 그림자를 보고 놀라서 뾰족한 가시를 세우기 때문이다. 세상 밖으로 나온 고슴도치들은 서로 충돌하고 깨지고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갈등과 충돌조차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보듬는다면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아름다운 청춘 드라마의 서사로 녹아든다.


씁쓸하지만 동시에 달콤하게 기억되는 어린 날의 첫사랑처럼, 상처 입은 그림자는 성장하면서 서서히 치유되고 성숙해질 것이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따스한 태양빛과 부드러운 바람이 상처를 어루만지고 보듬는 것을 느끼면서 매 순간 자라날 것이다.

 

사랑은 결국 우리를 성장시키며, 자유로운 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돕는다. 우리는 시시각각 다른 형태로 찾아오는 사랑에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한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의 심장을 생생하게 살아있게 만들고, 우리가 무한히 확장하고 성장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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