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제 17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인스타그램에서 만나고 유튜브에서 축제하기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10.1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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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3일, 제 17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온라인으로 열렸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가 주최하는 행사로 2005년, 책과 문화예술을 위한 축제로 시작되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이전에는 당연히 오프라인으로 진행이 되었던 행사다. 작년 한 해, 쉽사리 끝을 내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혼란을 겪은 만큼, 올해는 여러 축제가 온라인 개최를 선택했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와 오프라인에서 사전예약제로 진행된 전시 <상상만발책그림전>이 진행되었다.

 

올해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온라인 프로그램인 ‘[와우스페셜] 기록되어야 할 이야기’와 ‘[국제교류] 어떤 집, 어떤 삶‘에 참여했다. 온라인으로 전환된 축제의 모습에 대한 호기심과 특히 축제에서 어떻게 도서라는 주제를 온라인 콘텐츠로 풀어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었다. 공연 콘텐츠들은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과정을 예상하기가 수월했다. 주로 현장 공연이 온라인으로 송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도서처럼 정적인 수단을 온라인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획이 필요할지 궁금했다. 또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도.

 

‘[와우스페셜] 기록되어야 할 이야기’는 가난과 빈곤에 대해 기록하는 세 명의 작가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같은 주제를 기록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가진 이야기였다. 각각 기자, 사회학자, 작가인 출연자들은 가난과 빈곤을 기록하는 동기와 방법이 달랐다. 나이도, 직업도 다른 이들이 가난이라는 예민한 삶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나누는 고민이 흥미로운 프로그램이었다.

 

‘[국제교류] 어떤 집, 어떤 삶‘은 <빛의 현관>이라는 소설을 쓴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와 화상 연결을 통해 만났다. 진행은 시인 오은이 맡았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특히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과 함께한 국제교류 프로그램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올해의 슬로건인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와 새롭게 연결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단절의 상황을 오히려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더 많은 나라의 작가들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재미있었다.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 소통을 위한 시도가 있었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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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캡쳐

 

 

작년에는 축제들에 비대면을 위한 변화가 필요해진 시점이 왔었다. 문제는 이를 위한 충분한 대비와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많은 고민과 함께 개최를 포기한 축제들도 있었고, 어떻게든 개최를 시도한 축제들도 있었다.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환경은 여전하다. 그런데도 비대면이라는 치명적인 축제의 위기에 다들 조금씩 적응해가는 것 같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온라인 프로그램들은 좋은 기획과 안정적인 운영이 돋보였다. 프로그램들은 책이나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과 관심도에 크게 관계없이 비교적 편안하고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또한 일상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재미있는 조합의 기획이 좋았다. 여러 작가의 조합을 통해 책과 작가에 대한 관심사를 넓혀 나갈 수 있는 기획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운영의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송출과 소통을 위한 노력이 느껴졌다. 프로그램에는 크게 사전녹화 프로그램과 실시간 송출 프로그램이 있었다. 사전녹화 프로그램은 현장성이 떨어졌지만, 끊김이나 돌발상황 없이 상당히 안정적인 영상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문 진행자 없이도 출연진들이 비교적 대화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덕분에 함께 공감하고 생각해볼 거리를 더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실시간 송출 프로그램 역시 다행히 거의 끊김이 없이 진행되었고, 이 경우 진행자가 있어서 주어진 시간 내에 원활하게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었다. 사전녹화 프로그램에 비해 확실히 현장감도 더 느껴지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대화에 참여할 기회도 있었다.

 

유튜브 라이브 기능에 제공되는 실시간 채팅 기능을 통해 참여자들 간 소통이 가능했다.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운영 측의 노력이 보였다. 소감이나 질문을 유도하고, 내용에 대해 반응해주는 운영진이 함께 채팅에 함께했다. 덕분에 참여자들도 비교적 편안하게 자기 생각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비대면 상황으로 인해 단절된 소통을 유도하려는 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전녹화 프로그램의 경우, 실시간 채팅에 질문을 올려도 답변을 받을 방법이 없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창구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이번 온라인 축제에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었다.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서 책에 대한 관심사가 확장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었다. 작가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몰래 온 손님처럼 함께 듣고, 채팅으로 또 다른 참여자들의 의견을 모으면서 책과 작가에 대한 새로운 궁금증과 생각이 생겨났다. 실제로 축제에 참여한 작가의 책을 구매해서 읽어 보기도 했다. 그러니 적어도 나에게는 이 축제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 아닐까 싶다.

 

 

 

보다 더 섬세한 홍보물이 필요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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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번 축제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홍보였다. 이전에 다른 축제에 참여했을 때도 느꼈지만, 축제들이 가지고 있는 양질의 콘텐츠에 비해, 이를 매력적으로 홍보하는 시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번에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기획의 콘텐츠였음에도 실시간 시청자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결국 축제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일상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꽉 찬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행사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더 많은 사람과 (비록 온라인 공간일지라도) 함께 모여서, 서로 다른 생각들을 나누어 볼 기회를 놓친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나는 축제 홍보의 시작이 거창한 광고나 기발한 콘텐츠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날 사람들은 축제가 열린다는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다. 조금만 관심이 있는 주제라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SNS를 통해서 축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사람들이 축제에 대한 정보에 가까워졌을 때 실제로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축제에 대한 세심한 안내가 필요하다. 축제에 대한 기대를 하기 위해서는 축제에 대한 풍경이,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상상이 되어야 한다. 축제에 대한 사전지식을 어렵지 않게 손에 넣을 수 있어야 사람들은 축제에 쉽게 호기심과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번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다양한 SNS 매체를 활용하여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홈페이지에서 리플렛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단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리플렛은 모바일 환경에서 읽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가로형으로 제작이 되어있었고 글씨가 작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진다. 온라인 축제의 경우 모바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들이 활용하기는 번거로운 수단일 수 있다.

 

그러므로 공식 SNS계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 계정만 보아도 축제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고, 프로그램의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인스타그램에서 적절한 시기에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정보들이 업로드되는 점은 만족스러웠지만, 게시물만으로 프로그램의 내용을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작가와 관련 도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거나, 관련 도서에 관해 소개가 사전에 더해졌다면 효과적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축제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이 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축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좋은 콘텐츠들을 함께 즐길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 축제 관람객들을 위한 세심한 홍보활동이 조금 더 견고하게 갖춰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내년의 축제가 온라인의 형태가 되든 오프라인의 형태가 되든 상관없이, 더 많은 사람이 모인 축제의 미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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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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