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본군 '위안부' [사람]

글 입력 2021.10.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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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일본군'위안부.jpg

 

 

일본군 ‘위안부’. 아마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가 이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대다수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알고 있는 문제, 그 선에서 끝나기도 한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어떻게 써야 가장 적절한지, 지금 현재의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 문제는 가끔 그저 ‘안타까운 문제’ 정도로 우리의 의식에서 금방 지워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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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여러 장소가 있다. 그중에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고 있다.

 

또,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전시(戰時)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며 전쟁과 여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행동하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일본군 '위안부'


 

본격적인 설명 이전에 일본군 ‘위안부’라는 단어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가 접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정신대, 종군위안부 등 여러 이름으로 잘못 불리고 있다.

 

우리가 정확히 일본군 ‘위안부’라고 작은따옴표를 사용해 표기해야 하는 이유는 통상적으로 ‘위안부’라는 단어가 알려져 있기는 하나 ‘위안’이라는 단어가 부적절함을 강조하여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사실 위안이라는 단어는 일본 측이 사용하던 단어일뿐더러, 피해자들의 역사에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주체가 일본군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해 앞에 이를 덧붙여 일본군 ‘위안부’라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다루어지는 국제적 장소에서는 일본군성노예제라는 단어도 쓰이고 있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가 영어로 번역될 때 ‘comfort women’이라는 모호한 단어로 바뀌므로, 그 의도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을 것을 경계해 다소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어둡고 무거운 시작


 

박물관에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면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도 팸플릿과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받는다. 전시 관람의 첫 발자국을 디디게 되는 곳은, 그 시작을 상징하듯 어두운 곳에서 무거운 문을 열고 나아가야 하는 야외 전시실이다.


이곳은 ‘쇄석길’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 공간에서는 스피커에서 마치 전쟁의 현장과 같은 군화 소리와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쉽게 발을 내딛기 어려운 자갈이 깔려 있는 쇄석길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있다.

 

 

[크기변환]김순덕 끌려감.jpg

 

 

우리에게 다소 익숙하기도 한, 끌려가는 소녀를 그린 작품은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끌려감"이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늙은 노인의 모습과 소녀의 모습은 그 시간의 격차 사이의 무거움을 상징하는 듯하다.


쇄석길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는 곳도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전시의 공간이다. 이곳은 ‘호소의 벽’인데, 벽돌 곳곳에 할머니들의 말씀이 남겨져 있다.

 

 

“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요.”

 

“그걸 다 기억하고 살았으면

아마 살지 못했을 거예요.”

 

“내가 살아남은 게 꿈같아.

꿈이라도 너무 험한 악몽이라.”

 


때로는 슬픔, 때로는 분노, 때로는 해탈을 말하는 이러한 호소들은 그 모양새는 각기 달라도 과거의 고통을 경험한 피해자들의 삶 그 자체를 증언한다. 벽돌의 정리되지 않은 모양새는 그 거칠음을 느끼게 하고, 영어로도 적힌 호소들은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끼게 한다.

 

 

 

현재진행형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호소의 벽을 거쳐 2층으로 올라가면 추모관이 존재한다. 이 추모관은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곳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어두운 역사를 가졌지만, 그래서 박물관 내 가장 밝은 곳에 위치하는 공간이다.

 

이 추모관의 벽돌에는 피해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그중에서는 얼굴을 밝히지 못하고 벽돌에 이름 석 자만 남긴 채로 돌아가신 분도 계신다.

 

때로는 빼곡히 적힌 모바일 뉴스보다 이름 석 자 덩그러니 남겨진 벽돌이 더 강한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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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당신은 수요일에 무슨 일정이 있는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부터 지금, 바로, 오늘까지도 매주 수요일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어느덧 올해 7월 14일을 기점으로 1,500번째 집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과거나 먼 나라 일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싸움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고 하면 그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는 일상 속의 무감각을 다시금 분명한 문제의식으로 상기시켜야 하는 이유다.

 

 

 

조소연 Nametag.jpg

 

 

[조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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