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주 느린, 그러나 확실한 10kg 빼기

해보았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다이어트 팁
글 입력 2021.10.0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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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의 별명이 '키다리', '전봇대', '거인' 이런 것들이었다. 전교에서 가장 컸던 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세 손가락 안에 접히는 키였다. 한편 그 당시 옷을 살 때 한번도 사이즈가 안 맞을까 걱정해 본 일은 없다. 큰 키와 마른 체형. 그때까지만 해도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리란 상상을 못 해봤다.

 

그러던 어느날 내 세계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아빠가 사온 말린 망고 때문이다. 말린 망고를 하나 둘씩 입에 가져가면 마치 입 안에서 천국이 씹히는 기분을 느꼈다. 하교 후 하루에 한 통씩 말린 망고를 먹으니 1달만에 5kg가 쪘다. 그때를 기점으로 살이 가속도로 붙어버렸다. 연말이 되니 어느새 5kg가 더 쪄버렸다. 매일 밥처럼 쌓아두고 먹은 콘푸로스트 때문이었다. 아무리 성장기라지만, 유전자가 변형된 수준으로 살이 쪄버렸다.

 

이윽고 다음해 13살 때도 5kg가 쪄버렸다. 눈 떠보니 키만 컸던 아이는 덩치까지 불어나게 돼 거의 15kg가 쪄버린 상태로 초등 졸업을 하게 된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자아정체성을 구축하는 시기에 살이 찌는 것은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어렸기에 독하게 굶으면 바로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실제로 그러진 않았다.)로 몸에 이상반응이 왔고,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빠진 에너지를 보충하기 때문에 또다시 먹는 것을 반복했다. 그렇게 나는 '뭘 해도 살이 안 빠진다'란 결론을 내려버렸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살이 찌기 시작한 것은 분명 폭발적인 성장기때였다. 그러니 성장기의 터널을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어느 날, 믿는 대로 이뤄진다는 것을 실감하고 말았다. 눈 떠보니 기적처럼 10kg가 빠진 나를 발견했다.

 

 

 

아주 느린, 그러나 확실한 10kg 빼기


 

찌는 것은 쉽다. 빼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

 

하지만 살을 뺄 때 아주 느리게, 확실하게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부터 아주 느린, 그러나 확실한 10kg를 빼는 방법을 소개하려한다. 진부할 수도 있고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런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아래의 것들을 해냈기 때문에, 한번 더 자신있게 강조하려 한다.

 

 

걷고 달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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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동안 10kg를 뺐던 데 가장 일등공신은 걷고, 달리기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러닝크루'에 입부한 것이다. 그곳에서 10km 마라톤 완주를 두 번했고, 습도 99%인 여름날에도 쉬지 않고 서울 한복판을 달려보기도 했다. 그 경험을 통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걷고 달리는 법을 익혔다. 가까운 거리든 먼 거리든 걷거나 뛰기 시작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지갑 얇아짐도 방지할 수 있다.

 

걷고 뛰는 것이 생활이 된 순간부터 운동을 놀이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운동=놀이=신나는 것'으로 뇌가 인식하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걷기, 가슴이 답답할 때는 그냥 뛰어버리기. 땀으로 옷을 흠뻑 젹셔도, 비가 온 몸에 내리 쏟아져도 '지금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며 움직이는 것은 거대한 쾌감만을 안겨준다.

 

걷고 달리기가 습관이 되었을 때 가장 좋은 점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어도 죄책감이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냥 또 걷거나 뛰면 그만이니까. 비싼 돈을 주고 PT를 받지 않아도, 헬스장을 가지 않아도 걷기와 달리기는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식습관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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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병행하여 아주 큰 효과를 본 것이 바로 '식습관' 바꾸기다. 식습관을 바꾸게 된 것은 내가 탄수화물 중독자란 것을 인지했을 때다. 매일 섭취하는 열량의 대부분이 밥이나 빵같은 탄수화물이었으니, 다이어트를 떠나 건강을 목적으로도 식습관 자체가 변화해야할 필요를 느꼈다.

 

식습관 바꾸기에서 신경썼던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배부를 때는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 '쌀 한 톨도 남기지 말자'는 다소 무리한 신념 덕분에 지난 10년간 배가 터질 때까지 밥을 먹었던 나였다. 그러나 이제는 고통받을 위와 장을 걱정하며, 배가 조금이라도 채워졌다고 느끼면 과감히 수저를 내려놓았다. 자신에게 꼭 맞는 양의 밥을 먹기 시작하면 더부룩함도 없어지고 밥을 먹고 나서도 개운함 또는 가벼움을 느낄 수 있다.

 

둘째, 과자나 빵 등 간식거리를 줄이는 것. 가짜 배고픔과 진짜 배고픔을 구분하게 되면 자연스레 불필요한 간식 거리를 줄일 수 있다. 밥을 먹을 때 필요한 영양소를 양껏, 골고루, 적당히 먹었다면 간식에 탐닉하지 않게 된다. 간식을 먹는다고 해도 '맛'만 보는 식으로 매우 조금 먹는다면 잠깐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체중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석이조를 쟁취할 수 있다.

 

셋째, 편식하지 않기. 예컨대 마늘이나 각종 야채 중에 안 먹었던 것들을 입으로 들여오기 시작하니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기적을 경험했다. 편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거나 다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음식을 골고루 먹을 수 있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편식을 내려놓는 과정 중에서 샐러드 가게 알바를 하게 된지라, 야채와 과일과 친해지는 행운을 얻게 됐는데 이것은 정말 값진 변화였다.

 

 

몸을 사랑하는 한 스푼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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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지만, 어느덧 나에게는 놓칠 수 없는 '필수'가 되고 말았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고 난 이후의 삶은 도저히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윤택해졌다. 프로바이오틱스 자체가 장내 균총의 분포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돕기 때문에 잔병 치레가 훨씬 줄어들었다.

 

과학 교양 수업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해 다룰 때, 먹는 것만 달라져도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이 달라지는 걸 배운 적이 있었다. 면역 반응과 질병의 발생 조절, 비만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몸을 사랑하는 한 스푼 즉 유산균을 먹으니 온 몸으로 그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 방법은 이 세상 누구라도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강력추천하고 싶다. 꼭 유산균뿐만 아니라 건강을 더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은 몸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표현하는 일인 것같다.

 

*

 

긴 호흡으로 오랜 시간동안 체중을 감량하고 나서 느낀 점이 있다. 바로, '나에게 좋은 것을 베푼다는 마음'이다. 지금까지 제시한 3가지의 방법들 중에서 어느 한 가지라도 나를 혹사시키거나 고통스럽게 한 것은 없다. 다만 느리고, 확실한 방법으로, 그러나 내 몸에 해가 되지 않는 흐름에서 조금씩 변화를 모색했을 뿐이었다.

 

이 시대에는 '미니멀리즘'이라는 가치가 뜨고 있다. 간결함과 본질만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을 건강에도 실천할 수 있다면 보다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세를 이어나가 조금 더 건강한 욕심을 내보기로 했다. 지금보다 더 건강한 식습관, 건강한 생활을 지속하기로. 필요한 것만 더하고, 불필요한 것은 빼기로. 그게 살이든 무엇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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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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