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른 누구도 아닌 나에게 로맨틱한 향수 트렌드 [패션]

논픽션(nonfiction)을 통해서 보는 브랜딩
글 입력 2021.10.0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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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는 갖가지 로망이 집대성된 상징물이다.

 

본질의 향은 물론 라벨부터 용기까지 어느 곳 하나 신경 쓰지 않은 부분이 없다. 이제 향수는 ‘로맨틱’이라는 단어와 엮이곤 했던 때와는 달리 ‘개성’과 연관성을 높이고 있다.

 

남녀간 사랑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타인이 정의 내릴 수조차 없는 수천가지의 사랑으로 번져, 로망, 즉 이상은 비눗방울 장난감에서 피어나는 오색구슬들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제각각이 다르게 뿜어져 나오는 시대가 되었다. 표현하고 싶고, 드러내고 싶은 욕망은 향수가 다양해지는 것으로도 짐작해볼 수 있다.

 

2019년 말에 세상에 선보인 뷰티브랜드 논픽션(Nonfiction) 역시 그 중 하나다. “픽션(fiction)이 상상의 세계를 여는 문이라면, 논픽션(nonfiction)은 치장을 걷어낸 본질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브랜드 네임의 설명을 들여다보면 더 향과 관련된 최근의 트렌드가 보인다. 본연에 대한 표현 도구가 되면서 무게 중심의 축을 각자의 발 밑에 둘 수 있도록, 그리고 그런 모습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최근의 향수이다.

 

현재 논픽션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다섯가지 시그니처향을 가지고 라이프 스타일 제품들을 전개하고 있다. 머스크, 바닐라, 엠버, 샌달우드, 베르가못 등 향수에 기본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향들에 카다멈, 가이악 등 유지하기 어려운 향을 잘 녹여내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기본인 향이 보장되었으니 그 외의 것을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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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fiction 공식 홈페이지

 

 

우선, 라벨을 살펴보면 한층 더 매력도가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러움과 직결되는 청록색 계열의 시그니쳐 컬러와 그 위를 장식하고 있는 산란된 물방울 무늬, 그리고 깔끔하게 각진 서체와 그것을 부드럽게 녹여내는 원형배치와 선분은 브랜드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부담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심플함이 누구에게나 매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다음으로 용기를 살펴보기 보다는 쇼룸을 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많은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장소가 아닌 쇼룸으로 오프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특히 후각과 관련된 브랜드의 경우에는 더러 그렇다. 다만, ‘쇼룸’의 개념은 조금 특이하다. 향을 단순히 제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공감각적 공간이다. 게다가 논픽션의 쇼룸은 더욱 특이하다.

 

논픽션은 빛과 음영을 통해 투명성을 말하고 자아를 섬세하게 찾아내려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이런 결심이 쇼룸에 그대로 드러난다. 조명의 섬세한 배치는 깨끗하고 투명한 액체 유형 제품의 그림자를 그려내고, 공간을 꽉 채운 시그니처 향이 역시 그림자 사이 사이를 메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남, 성수, 부산에 위치한 단 세 개의 쇼룸은 각기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그 자체로 유희의 공간이기도 하며, 시각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한 각각의 공간은 시각을 통한 공감각을 활용함으로써 향을 극대화하고 몰입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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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는 이제 개인을 브랜딩한다.

 

그리고 이 때 이용되는 향수가 브랜딩을 확실히 하면서 포지션을 가지고 가는 것이 최근 논픽션 뿐만 아니라, 이솝, 딥디크 등 타 향수 브랜드에서도 명확하게 보인다.

 

단순히 향 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요소에서 나의 로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부분이 타인을 향했던 ‘로맨틱’이 내부로 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허망한 요즘이 계속되고 있다면, 나의 향을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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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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