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hello BLUE, stay with BLUE and goodbye BLUE : 블루 노트 [도서]

글 입력 2021.09.24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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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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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노트. 두 단어의 간결한 합성이 익숙한 듯 새로웠다. 익숙했던 이유는 음악과 관련이 있나라는 호기심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음악에 조예는 없지만 블루 노트가 재즈나 블루스에서 사용되는 용어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책을 파악하기 위해서 들고 있던 몇 분 동안 블루가 의미하는 것이 파란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우울감을 담은 노트이었다. 나는 우울감을 좋아한다. 극심한 우울감을 느껴 나를 갉아먹을 때도 있지만, 나를 위해 우울감으로 쌓인 시간이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블루 노트에는 어떤 우울의 시간이 담겨 있는지 궁금했다.

 

 

 

Feel BLUE.


 

정말 술술 읽혔다. 막힘 없이 읽다가 한 문장이 마음에 걸렸다. 그 한 문장을 넘기지 않고 오랫동안 붙잡았다. 다시 읽고 생각하고 또다시 읽고 생각했다. 그 문장들은 나의 하루를 세안하듯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현재처럼 우울감을 흘려보내기 전에, 내가 했던 행동들이 있다. 바깥의 시간이 언제이든 내 방 안의 시간은 언제나 밤이었으며 전등을 절대 키지 않았다. 유일하게 존재하는 빛은 휴대폰이었다. 하루 종일 휴대폰 속 세상만 바라보고 있었고, 계속되는 나의 휴대폰 속 삶도 반복이었다.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틈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루해지면 잠에 들었고 일어나 다시 휴대폰을 보내는 하루의 연속이었다.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나의 허전함을 채우는 행동이었고, 우울하지만 우울하고 싶지 않은 내가 아등바등 행동한 것이었다. 이러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인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챕터가 있었다. 24번째 이야기이다. 인간과 개미가 적대 관계로 대치된 상황이었다. 인간과 개미는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공격했다. 인간은 살충제를 살포하고 개미보다 상위층 동물을 데리고 오자는 등 의견을 낸다. 그 어떤 의견도 통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단 하나가 개미와의 전쟁을 종결시켰다.

 

그것은 “모든 개미는 평등하게 태어났다. 그 어떤 개미도 다른 개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라는 개미의 언어이었다.

 

개미가 이 말을 듣고 해체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사실 모든 인간들은 저 말을 수긍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이 듣고 알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을 둘러보면 평등보다는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상은 여전히 난무하다. 인간이 가장 못난 존재일지도 모른다.

 

4부 BLUE NOT’의 형식은 굉장히 특별했다. 받는 이는 없지만 받는 이가 있는 편지이다. 이 부분을 읽고 나도 한번 추억 속에 있는 그곳에 편지를 써보고 싶었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나의 인생에 대해서 무엇을 써야 할지 또 썼다고 한들 보낼 용기가 없다. 아직은 그렇다. 그러나 언젠가, 내가 더 단단해지고 용기가 생기면 받는 이가 없는 편지에 나으 모든 것을 눌러 담고 싶다. 책 속에서 그들이 나누었던 이야기처럼 서로를 서로의 하루를  서로의 인생을 나누고 싶다.

 

 

 

Touch BLUE.


 

“대다수의 어린이들은 불행이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1부 BLUE DIAMOND

 

“가까워 보이는 것 치고 멀리 있지 않은 게 없었다.” - 2부 BLUE HAZE


“요령 부리지 않고 맨 처음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렸어요. 그 과정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저는 이 오두막이 더 없이 튼튼하다는 것을 알죠.” - 4부 BLUE NOT’

 

“어딜 가든 울지 않고 사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 4부 BLUE NOT’

 

 

 

Stay with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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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잘 만났다. 나는 책을 읽기만 했지만, 책 속의 그들과 우울함을 공유했다. 그렇지만 절대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뜨거운 차를 마신 듯 우울함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또 온몸으로 퍼져 나의 한 부분이 되었다.

 

우울감을 떨쳐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우울한 나의 모습은 기쁜 모습, 화가 난 모습처럼 하나의 감정이다. 더불어 우울감은 나를 해치는 감정이 아니다.

 

예전에는 우울감에 벗어나려 자신이 나약하다고 꾸짖고 우울함을 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울감은 나를 이해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고, 자신에게 집중이 필요할 때 만나게 된다. 감정적인 성장을 위한 필요한 단계인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나는 나를 찾아온 우울감을 최대한 즐기려 한다. 왜 찾아왔는지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지를 생각하지 않고 오고 감을 위해서 문을 활짝 열어둘 것이다.

 

 

[황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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