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마음속에 몽키가 산다 : 내 마음이 불안할 때

불안을 다스리고 일상을 되찾는 법
글 입력 2021.09.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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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바빴다.


조금 우울했고, 꽤 지쳤다.


사실 나는 그리 치열하게 살지는 않는 것 같다. 사실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나에게 뭘 그리 열심히 했다고 지쳤다는 말이 나오나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냥 스스로 느끼기에 지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로 집에 틀어박혀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지겨웠다. 불안했다는 말이 더 맞겠다.


글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전의 나는 언제나 글을 썼다. 감정이 불안정할 때 글을 쓰며 마음을 다잡았고, 언어로 차근히 정돈된 글을 보며 그제야 감정을 갈무리 했다. 잘 쓴 글을 보다 보면 내 글을 쓰고 싶어 손이 근질거렸고, 어느 노래 가사처럼 가만히 길을 걷다가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글 생각이 났다.


그런데 쓸 말이 없어졌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글을 쓰려다가도 ‘이럴 때가 아니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했다. 그래서였다. 글이 써지지 않는 와중에 이 책을 선택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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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내 마음속에 몽키가 산다



저자는 먼저 불안을 만들어내는 요소에 대해 말한다. 다가오는 위협을 과대평가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과소평가해 불안을 일으키는 떠들썩한 ‘몽키’들이 바로 그것이다. 다양한 상황에 발생하는 이 원숭이들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는 사람을 지나치게 불안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어떤 때 불안이 발생하는가?


저자는 불안을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먼저, 불확실성이다. 살면서 우리가 100%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도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고 통제하려 한다. 하지만 충분히 조사하고 조심해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오랜 시간 고뇌하고, 늘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려 드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불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사실 나는 이러한 모습이 나의 장점이라 생각했다. 신중하고 계획적인 것은 좋은 게 아닌가? 조금 의아한 마음에 책을 읽으며 과거를 곱씹어봤다. 그러한 고뇌가 불안을 완전히 해소해 줬는가? 아니었다. 잠깐 마음이 편해졌을지는 몰라도 괜히 더 불안했다. 결국은 그 일이 끝날 때까지 불안함은 계속되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확신이 필요한 대상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모든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태도가 삶의 방식이 되면 삶 자체를 하나의 위협으로 대하게 된다. (중략)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다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벌어질 지도 모를 일을 염려하며 귀한 시간을 낭비한다.

 


내가 불안을 없애려 취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불안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둘째로,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완벽주의다. 완벽주의는 종종 긍정적이고 멋진 장인의 모습으로 찬양된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들은 불안 속에 우울, 중독, 낮은 자존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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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와 낮은 자존감이라니,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만을 하며 섣불리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또한 실수와 실패를 극도로 두려워하며, 심지어는 자신의 성공을 운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완벽주의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안을 만들어내는 많은 요소들이 내 모습과 겹쳐보였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 같다. 실패는 어떤 모습으로든 두렵고, 무엇이든 확신을 갖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

 

셋째로, 과도한 책임감이다. 위에서 언급한 불안을 유발하는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책임감이 있다는 것 또한 긍정적인 표현처럼 들린다. 하지만 때로 책임감은 의무처럼 느껴져 부담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관계에 지나치게 연연하고, 책임을 느끼고, 의식한다. 타인과의 관계는 사실 온전한 나의 통제 하에 있을 수 없는 것이 맞는데도 놓아버리기가 쉽지 않다.

 

온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계속된 불안을 일으키고, 결국 긍정적 의미의 책임감이었을지 모르는 것은 부담과 불안이 되어버린다.


이처럼 불확실성과 완벽주의, 과도한 책임감은 불안에서 야기되는 동시에 불안을 일으킨다. 따라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불안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 2장. 몽키를 길들이는 법



이렇게 발생한 불안은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저자는 불안에 대응하는 다양한 마인드셋 방법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느끼기’인데, 이는 뒤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마인드셋과도 연결된다.


무작정 불안한 감정이 침입하지 못하게 창문을 걸어 잠그는 것은 저항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확장 마인드셋을 위한 ‘웰커밍 호흡법’을 제시한다. 나는 이것을 메모해두고 실제로 행동에 옮겨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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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커밍 호흡’은 불안이 찾아오면 불쾌감이 느껴지는 신체 부위에 의식을 집중시키고, 호흡을 통해 불편함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다. 숨을 쉴 때마다 의식적으로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을 반갑게 수용한다. 의식적인 확장 마인드셋을 통해 불안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마인드셋 방법이 불안의 회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게 정말 불안을 해소해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내담자들의 사례를 들으니 이러한 호흡과 의식적 수용이 계속되면 언젠가 불안을 기꺼이 수용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제 3장. 마음 가다듬기



저자의 불안 해결법을 읽다보니 생각난 것이 있었다. 바로 예전에 쓰던 메모장인데, 나에게도 나만의 마음을 다잡는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바로 ‘마음 가다듬기’ 폴더에 글을 쓰는 것인데, 괜한 부담을 느낄 때, 괜히 불안할 때, 쓸데없는 책임을 느낄 때, 창피할 때 이 폴더를 열어 마음을 가다듬었다.


오랜만에 메모장의 글을 읽어보니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죽 나열되어 있었다.

 

 

- 나를 힘들게만 하는 것은 잊기

-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기

- 혼자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기

-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기 않기

- 중요하지 않은 일은 적당히

- 맡은 일만, 적당히, 힘 빼고

- 잘 하려고 하지 말기

- 지레짐작 하지 않기

 


저자의 말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꽤 있었다. 그때 내가 이런 폴더를 만든 것은 마음속으로 생각을 되뇌는 것보다 글을 보며 읽는 것이 훨씬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조금은 무책임할 수 있는 ‘그냥 편하게 생각해.’하는 말들이 나를 완벽주의와 불확실성의 늪에서 꺼내주었다.


이젠 그 말들이 완전히 ‘무책임한’ 것이 아님을 안다. 막연한 불편함과 불안의 원인을 알게 되었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과 생각들이 무책임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 나는 더 단단한 존재가 되었다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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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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