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도서]

글 입력 2021.09.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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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직장을 가지게 되고, 기업이라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일을 수행해나가며 꿈꿔온 '일'과는 많은 부분에서 괴리를 경험하고 있는 요즘이다.

 

취업을 준비하며 수많은 면접을 겪었고,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인재상은 창의적 인재였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면접들에서만큼은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업무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들보다는 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다 줄 신선한 인재를 요구하는 질문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막상 업무에 놓이게 되면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면접을 준비하고 또 응하며 좀처럼 이런 기대감은 저버릴 수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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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장이었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직업 유형 검사 따위를 하게 되면 꼭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직업을 선택하는데 어떤 요소가 본인에게 가장 크게 자리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상투적인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했다.

 

늘 자아실현이 1순위였다. 연봉과 같은 여타의 요건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돈보다 명예보다도 나의 만족과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첫 직장에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변함이 없는 나의 직업 가치관이다.

 

자아실현을 직업 만족의 1순위로 여기는 나에게,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이 책이 궁금해졌다. 나조차도 인지하고 있지 못한 모순적인 지점을 지적하고 있는 문장이 아닌가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깊은 신념에 사로잡혀 놓치고 있는 현실적인 부분들을 짚어주었으면 하는 기대도 내심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 것'에 불행을 느낄까


 

저자는 가장 먼저 실제 일의 '개념'과 우리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에 관한 '관념'에 대해서 구분하며 정의를 내린다. 실제 우리가 수행하게 되는 대부분의 '일'은 체계화되어 있으며 반복적이다. 즉, 항상 혁신하고 변화하는 도전이라기보다는 안정적인 루틴에 훨씬 가깝다는 것이다.

 

 

일은 우리 머릿속에 관념으로, 이상으로 존재한다. 현실에서 펼쳐지는 일상적인 직장 생활은 이러한 이상적인 이미지를 지탱하지 못한다. 현실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우리는 어쩌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우리는 관념으로서의 일은 좋아하지만 막상 일을 직접 하기에는 질색하는 것이다. - p13

 

 

그러나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일에 대한 관념은 이와 정반대에 위치해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지향하며, 그런 삶을 동경하고 꿈꾸게 한다. 이러한 일에 대한 이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과 노동인구는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며, 화려하게 포장된 우리 사회에서의 일의 관념이 결코 보편적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마치 모두가 그러해야 마땅하다는 듯이 바라보게 되는 사회의 분위기는 건강하지 못하다.

 

이렇듯 '일'과 관련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서 좌절이나 허무함을 느끼며 때때로 힘든 시기를 겪는 것은 아주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일이다.

 

 

 

직장 생활에 대한 거짓된 환상들



뒤이어 저자는 일반적으로 직장 생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거짓된 환상들'에 대해 나열하고 있다. 매우 현실적인 측면에서 '직장에서 일을 수행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와 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 일의 관념

 

유희, 재미와 스릴, 의미, 성취감, 자아실현, 주변의 멋진 사람들.

 

바로 이것이 오늘날 우리 머릿속에 있는 일의 관념이다. 구인광고의 이야기가 그렇고, 경영진의 이야기가 그렇다. 일은 오로지 일을 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발명되었다. - p22

 

 

서론에서도 언급했듯이, 일에 대한 관념은 우리 사회에서 과도하게 이상적으로 포장되어 있다. 직장에서의 자아실현이라는 원대한 꿈은 노동자로 하여금 임금의 수준 그 이상의 희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타의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자의적으로도 말이다.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하고, 일을 통해 재미와 성취감을 얻는 것. 멋진 사람들과 지적인 소통을 하며, 열성적으로 일에 몰두하고 즐기며 직장을 다니는 것.'

 

우리는 기업과 매체가 만들어낸 일의 가장 화려한 면을 쫓고 있으며, 일과 노동자를 둘러싼 달콤한 환상 속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거짓된 환상을 벗겨내어 진정한 직장과 일의 의미를 인정하고, 일과 나의 관계를 솔직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직장 생활을 가능하게 해 줄 첫걸음이다.


 

- 일에 대한 열정

 

열정은 격양된 잡음을 만들어 내고, 그 결과 우리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냉철하게 거리를 둘 수 없게 된다. 열정은 온갖 미사여구로 우리를 속인다. 훌륭한 업무란 많은 경우 매력적이지 않은 요소들로부터 완성된다는 점을 알아차리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 p35


 

열정에 빠진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오직 나 그리고 일과 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일과 나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지가 중요하다. 내가 내 일을 사랑할수록 일은 더더욱 나에게 목적 자체가 된다. 다른 것은 아랑곳하지 않게 된다. - p36

 


그동안 '일'과 '열정'은 건강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라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해왔다. 분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한다는 것은 멋있고 훌륭한 사회인의 덕목이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체계를 중요시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직장'이라는 조직 안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냉철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필요로 한다.

 

과도한 열정에 사로잡힌 상태로는 객관적인 시선에서 일을 판단하기 어려우며,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의 판단이 개입하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열정이라는 명목 아래 직장 생활은 치열한 아름다움으로 포장되어왔다. 우리는 그 민낯을 제대로 파악하여 각오한 후에야 비로소 진정으로 만족스러운 직장 생활을 유지하고, 건강한 자세로 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일을 통한 자아실현


그야말로 목가적인 환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환상은 비현실적이다. 모두가 알지 않는가. 세상 온갖 곳 중 하필 직장이라는 곳은, 특히 큰 조직에서는, 자유를 펼치고 개인이 품은 생각을 스스럼없이 실현하는 것과 가장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 p55

 

 

꿈을 펼치며 자아실현을 하기 위한 장소로서 직장은 지향점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직장은 계약을 통해 임금과 노동을 서로 주고받는 상호 교환의 장이다. 노동자는 직장에서 요구하는 약속된 노동을 제공해야만 한다. 이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부분이자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할 부분인 것이다.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특수성을 가진 직업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도전 이면에 체계와 기본적인 업무들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든 직종과 업무에서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직장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꿈을 이룰 수 있다. 일을 하며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모두에게 열려있는 가능성이지만, 꼭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직장 생활과 직업 가치관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회 보편적으로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직장 생활만을 가치 있다고 여기는 편견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 솔직하고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일을 하는 것'에 불행을 느끼는 이유를 실제 직장에서의 일의 '개념'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일의 '관념'의 간극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사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직장 생활에는 화려하게 과대 포장된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저자는 이러한 환상들을 하나씩 벗겨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직장을 어떻게 여기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가 진실을 포용하면 진실은 우리에게 평화를 선사한다. 누구든 자신의 일에 열정을 불태워도 좋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만이 진실로 만족하고 생산적이고 건강할 수 있다. - p127

 

 

안타깝게도 저자는 불타는 열정에 휩싸인 사람보다 열정에서 한 발짝 떨어진 객관적 시선의 소유자가 업무 처리에서는 물론이고 직장 생활을 통해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부정하고 싶지만 수긍이 가는 말이다. 일을 향한 동기, 잘 해내고 싶은 욕심과 같은 열정은 일을 무사히 완수해내는데 필수적이지 않다. 동기와 열정이 어찌 됐건 결과적으로는 일을 잘 수행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모두를 갖추고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전자는 일을 잘 해내는 것과는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객관성을 잃을 수 있는 위험요소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감정이 앞서 과도하게 열정만이 넘친다는 것은 '일'이 아니라, '나' 내지는 '자아실현'이 우선시 되었다는 증거이다.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은 좋지만,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원활한 업무의 수행과 직장 생활의 만족 모두를 위해서, 즉 나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모두에게 전부 자명한 사실이자 진리일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는 적어도 그동안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한 쪽에 너무 치우쳐져 있던 직업관에서 벗어나 보다 중립적이고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볼 수 있었다. 직업을 자아실현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을 때 놓칠 수 있는 많은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내가 꿈꾸는 일을 할 때 즐겁다. 앞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나가고 싶다. 다만, 나의 자아실현의 욕구와 열정에 사로잡혀, 기업의 시선에서 마땅히 추구되어야 하는 영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더는 터부시하지 않는 자세로 말이다. 직장은 어디까지나 나의 자아실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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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재 직장에 다니며 어떤 방식과 형태로든 만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직업을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여기지만 현재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 반복되는 업무와 야근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사람, 직장에서 의미를 찾지 못해 고민인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 책에서는 매뉴얼화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일과 직장에 대해 자신만의 명확한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며, 일과 직장에 대한 생각과 태도의 전환을 통해 삶의 질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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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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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현채님. 컬쳐리스트 서지유입니다.

      제목에 끌려 짧은 웃음 뒤에 클릭해 읽은 글이었는데, 공감되고도 반갑지 않은 ‘현실’의 것들과 사람들에 끄덕이며 보게 되었네요. ㅎㅎ

      저는 지금 천천히 순응하고, 인정해가는 단계에 있는 것 같아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는 것처럼요. 가슴 뛰는 일을 찾아 갈 거란 제 말에 헛웃음을 남긴 부장님의 표정이 어쩌면 더 현실적인 것이란 사실이 이해가 됩니다.

      그 과정이 마냥 싫지만은 않아서, 이렇게 점점 사회인이 되어가는구나 웃을 뿐이네요.  책의 저자가 말한 ‘열정과 한발짝 떨어진 객관적 시선의 소유자’처럼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현채님 덕분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솜씨 좋은 글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마음가짐을 달리 할 수 있던 웃음 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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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그라미지유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남겨주신 짧은 일화를 보니, 어쩌면 제가 겪고 있는 과정을 먼저 경험하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저는 이러한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는 것 같기도 해요 ㅎㅎ

      하지만 성장해가고 변화해가는 지유님 자신의 모습이 싫지만은 않다는 말씀이 든든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상과 현실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시고 보다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드신 것이겠죠! 저 역시 현실적인 측면에서 꿈을 이루고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해나갈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조금 더 분명한 저만의 목표와 태도가 자리 잡을 수 있겠지요 :)

      이 글을 쓰면서는 함께 고민하고 있을 분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지유님과 같이 과거를 회상해보셨을 분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상치 못한 기쁨이네요. 지유님의 지난 순간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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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yul
    • 안녕하세요. 에디터 강득라입니다.

      저는 일에서 '열정'은 전부라고 생각했었어요. 현재는 생각이 바뀌었지만 지금보다도 더 어릴 때는 그 신념이 정말 컸습니다. 이는 꿈, 원하던 직업군에 속해 있을 때 행동으로 고스란히 드러났었어요. 그랬을 때 장점은 분명 있긴 했지만 단점이 더욱 많았어요. 결과나 평가도 열정을 쏟은 만큼 되돌아오진 않았어요. 그저 제 실력이 부족하고, 열정을 다 쏟은 게 아니었구나라며 더욱 저를 몰아부쳤습니다.

      어느 날,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요. 열정이 덜했던 일을 했을 때의 결과와 평가가 더 좋았다는 것을요.
      하지만 인정하지 않았어요. 인정해버리면 그동안 제가 쏟았던 열정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 것만 같았거든요. 그러다 번아웃이 오고, 회복을 못하자 그때서야 인정했습니다.

      염려했던대로 제가 쏟은 열정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지 않았어요. 그 때의 나로서는 할 수 있는 것으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아무것도 모르고 서툴렀지만 순수했던 시절이라는 추억이 되었답니다.

      열정을 쏟는 것이 나쁘고 옳지 않은 건 아니지만, 속도와 양을 조절할 줄 알고 행동하는 것은 저에게 좋은 방법이더라고요. 전에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무조건 직진, 과속만 했다면 지금은 브레이크도 밟고, 필요에 의해서 천천히 가보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볼 줄도 알게 되었답니다. (아직 미숙하긴 하지만.)

      현채님의 글을 읽으면서 순수했던 저를 떠올리며 피식 웃기도 하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공감되고, 좋은 글을 누릴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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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yul득라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책에서 열정은 일을 위한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결코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득라님이 남겨주신 일화는 책에 실린 내용과도 너무나 일치해서 신기할 정도예요. 꼭 책을 읽고 댓글을 남겨주신 것만 같습니다 ㅎㅎ

      직장을 통한 자아실현에 대해 너무 높은 이상을 꿈꾸다 현실을 마주하게 된 지금, 어쩌면 저 역시 그간 쏟아온 열정과 쫓아온 목표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릴까 두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저에게는 새롭게 마주한 현실에 적응하여 목표와 태도를 정비하는 시간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한 순간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말보다도 진솔한 경험의 이야기가 저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응원과 조언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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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
    • 안녕하세요. 에디터 백나경입니다.

      "일에 대한 관념은 우리 사회에서 과도하게 이상적으로 포장되어 있다."라니, 정말 맞는 말입니다. 모두가 처음부터 멋진 일을 할 수는 없어요. 인용하신 대로 훌륭한 업무란 많은 경우 매력적이지 않은 요소들로부터 완성되니까요. 언뜻 보면 훌륭해보이는 작업물들을 만들어내는 제품 기획팀도 그 작업물을 만들어내기 직전까지 누군가는 수많은 바이어를 만나서 자존심 구겨가며 로비를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서류를 복사하고 돌리고 장소를 예약했을 것이며, 또 누군가는 예산을 조달하기 위해 상부에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려야만 했을 겁니다.

      하지만 "불타는 열정에 휩싸인 사람보다 열정에 한 발짝 떨어진 객관적 시선의 소유자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서술에는 반대합니다.  저는 살면서 무언가에 절박하게 '몰입'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불타는 열정에 휩싸인 사람만이 진실로 이타적일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이타적인 사람을 가장 숭고한 위인으로 쳐줍니다. 이타적인 사람은 나보다도 상대의 안위를 더 걱정하는 사람이라고들 하지요. 그런데 여기서 '사람'을 '일'로 바꾼다면, 열정을 동력으로 삼아 나보다도 일의 완성도를 더 신경쓰는 사람들 역시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사람들은 '나의 행복'과 '잘된 업무'가 동의어일 가능성이 크리라 생각됩니다.

      생각할 거리가 꽉꽉 압축되어 있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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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나경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짚어주신대로 통념적으로 떠올리는 ‘멋진 일’, 그 이면에는 무수히 많고 사소하며 어쩌면 ‘멋있어 보이지 않는’ 일들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비단 ‘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겠지만요.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가슴뛰는 일을 좇는 이상주의자들에게 일종의 예방접종을 해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온갖 업무를 마주하게 되는 사회초년생들이 너무 큰 실망이나 혼란을 겪지 않도록 말이에요.

      ‘열정’과 ‘일’ 사이의 관계 역시, 그런 측면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에 열정을 쏟고 몰입하는 사람들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책에서도 충분한 존중을 하고 있고,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심지어는 동경할 정도이니까요.

      열정은 일을 위한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아니라는 것이 제가 해석한 저자의 의도입니다. 업무에 열정을 쏟을 때, 시너지를 내고 더 큰 결과와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업무를 ‘잘’ 수행해내기 위한 필수 요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과도하게 열정에 ‘휩싸인’ 상태에서는 업무상의 객관적인 시선을 잃기 마련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저 역시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것을 숭고하게 생각하고, 어쩌면 꼭 가져야만 하는 태도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정반대에 있다고 느껴진 내용이라, 크게 와닿아 글을 쓰며 더 강조하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열정을 동력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는 나경님 덕분에 제 마음속의 열정의 불씨도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솔직한 감상과 의견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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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__oy
    • 안녕하세요. 안지영입니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 참 어려운 주제인 거 같아요. 그리고 계속해서 생각하게 될 고민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자아실현'은 직업과 일을 찾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에요. '의미'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아마 제 평생의 숙제일 거 같아요.

      지금도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때때로 현채님이 글에서 언급해주신 것처럼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부딪히곤 합니다. 사실 현실보다 이상에 더 많이 넘어가 버렸네요. 그래서인지 글을 읽으며 그 틈을 더 줄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객관적인 자세로 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 건강하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책을 읽고 긍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얻고 싶네요.

      좋은 글과 함께 현채님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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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__oy지영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글을 쓰며, 저와 같이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공감하며 찾아보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말이에요.

      저 역시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지영님과 같이 이상과의 간극을 줄이고 싶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마냥 꿈만을 따르기에는 힘이 들어서일까요, 타협점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 자체가 어쩌면 현실에 순응하고자 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서는 이상주의자들이 싫어할 만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꼭 필요한 시각이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지영님도 기회가 되신다면 읽어보시고 직장 생활과 자아실현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함을 바로 세우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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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하늘
    • 현채님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김재훈입니다.

      현채님이 요약해주신 책 내용을 보니 확실히 세상의 시선과는 다른, 현실적인 면들이 가득 담긴 책이네요.

      전 아직 취업을 하지 않은 취준생이지만 저에게도 일에 있어서는 열정이 최우선이다, 하는 생각이 깊게 박혀 있었어요.왜냐면 제가 준비하고 있는 쪽이 제 열정과 관련이 있는 곳이거든요. 나의 종착지는 내 마음이 이끄는 곳, 그래서 자아 실현을 이룰 수 있는 곳이다 라고 믿으면서요.

      물론 제가 가진 가치관을 실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직 오지 않아서 확실하게는 잘 모르겠어요. 이런 자아 실현을 목적으로 삼는 행위가 과연 일에 도움이 될 것인지.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 하나만큼은 기억하고 가야할 것 같아요. 잘 안되어도 자책하지 말 것, 너무 온 힘을 쏟으려 하지 말 것, 적당히 유도리 있게 업무에 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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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하늘재훈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제가 꿈꾸고 있는 일 역시 열정 없이는 종사하기 힘든 분야라고 여겨지는 편입니다. 처음 꿈을 가지게 된 이유가 애정과 동경 따위의 감정으로부터 시작되었기에 열정을 떼어놓고 생각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요 ㅎㅎ)

      저자의 집필 의도에 초점을 맞추어 책의 내용을 풀어내다 보니, 제 글에서도 현실적인 시각을 많이 다루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일을 통해 자아 실현하기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이전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시각을 갖추고 직장생활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키우고 일의 성취를 통해 얻는 만족감, 이것이 저의 직장에서의 자아 실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업무를 하다 보면 종종 저의 욕심을 굽히고 타협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저는 ‘직장은 직장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직장이니까요. 기회는 다시 찾아오니 내 것을 갈고 닦으며 다음을 기약하자고 마음먹고는 합니다.

      본격적인 직장 생활에 앞서, 재훈님에게도 부디 이 글이 긍정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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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지날
    • 안녕하세요! 23기 에디터 박대현입니다

      우선 취직 축하드립니다 ㅎㅎ 저도 취준생이라 그런지 매우 부럽네요! 앞으로 직장에서의 삶도 무난히 풀리기를 바랍니다.

      직장에 다녀본 적은 없지만 수많은 알바 경험을 통해, 직장은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 아니며, 고용계약에 의해 피고용자는 급여에 상응하는 노동력을 지불해야 함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고등학교 때는 진짜 선생님들이 허구한 날 애들을 팬다는 소문에 지레 겁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 공부 시키느라 오히려 무관심하더군요. 같은 원리로 제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을 때에도 수준 높은 사람과 이야기를 만날 거라는 환상이 여지없이 깨진 적이 있습니다.

      그 세계를 맛보기 전까지 환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물론 직장에서 자아실현을 하는 사람도 있고 꿈을 잃지 말라고 조언해주는 사람도 있어야하겠지만, 누군가는 현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이책이 값진 것이겠죠. 현채 님도 직장에서 뭔가 이루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다만 충분한 휴식이 곁에 있는 삶 사시길 소망합니다!

      앞으로 올라오는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박대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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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지날대현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일찍부터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가지고 계신 덕분인지, 담담하고 명쾌하게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대현님의 말씀대로, 이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의 현실을 이야기해주는 누군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이 책이 그런 역할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디로든 한쪽으로만 치우쳐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저런 생각에 귀 기울여 보고, 여러 가지 측면을 아울러 고민해보면 늘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이 되었든 꿈을 꾼다는 것은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대현님도 대현님만의 목표를 이루며 건강한 직장생활을 해내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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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린안경
    • 에디터 노상원입니다 반갑습니다!

      공적인 영역에서 사적인 만족감을 찾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도 들어있고,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의 아이러니 같은 것도 들어있는 주제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실제 개념으로서의 노동과 자아실현으로서의 일 사이의 괴리가 요즘엔 오히려 잘 없는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 간극이 줄었다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제 선배나 동기들을 보면 이제는 자아실현으로서의 일이라는 이상을 아무도 품지 않아서 입니다. 물론 실제로 노동시장에 나가서 취업을 해보아야 나의 노동이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감각을 얻게 되겠지만, 지금은 애초의 기대 자체가 한없이 낮아진 것 같거든요.

      저는 대학생이라 아직 '일' 이라는 것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념이 막연한 인상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 정리를 잘 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저는 어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까를 상상하게 되었는데, 역시 잘 모르겠네요ㅋㅋㅋ닥쳐보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현채님이 쓰신대로 최소한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떤 방식과 형태로든 만족하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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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린안경상원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장현채입니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이라는 이상을 더는 꿈꾸지 않게 되는 사회라니, 조금 슬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본문이나 주제가 된 책에서는 통념적으로 포장된 이상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면, 상원님이 말씀하고 계시는 이 사회현상을 또 하나의 주제로 풀어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집단마다의 특성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생, 심지어 졸업 학기를 다니면서도 직장과 일에 대해 구체적인 감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제가 꿈꾸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겠지라는 막연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현재 상원님의 막연함은 또 다른 것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직장을 가지게 되시든 나름의 행복과 만족을 가지고 일하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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