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글 입력 2021.09.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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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탄소 국경세, 지속 가능성 등등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는 지구에 조금 더 유심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 오염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로 우리는 이를 만연히 대한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대했다면 이렇게까지 왔나 싶기도 하다. 환경 오염은 주위에 만연하지만 오염으로 인한 문제는 가시화되어 내 현실에 바로 닥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무감각해지고 무책임한 생각으로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최근 내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한 계기는 계절의 소멸이다. 내가 자라온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했고,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체득해온 월별의 온도와 옷차림에 대한 상식은 파괴당했다. 계절이 사라지기 시작한 지 꽤 됐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옷차림을 제때 잘 맞추지 못한다. 내가 기억하는 한국의 날씨는 이러지 않았으니까.

 

지구와 환경이란 주제로 공부해본 기억을 떠올려본다. 어릴 적 아깨비의 과학여행 비디오로 즐겨보던 지구 이야기와, 고등학교 시간에 배운 지구과학 정도? 하지만 철저히 문과였던 나는 과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당장 어제 먹은 점심 메뉴도 기억나질 않는데, 십여 년이 지난 공부가 기억날 리가 만무하다.

 

성인이 된 이후, 환경에 관련한 서적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게 꽤 충격적이었다. 독서 편식 습관을 어느 정도 고쳤다고 생각했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나마 접하고 있는 루트는 뉴스레터가 전달해 주는 관련 소식 정도. 탄소 문제가 심각해져 글로벌 기업의 탄소 중립 선언과 국가적으로 탄소 중립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친절한 뉴스레터는 환경에 대한 지식 유무를 고려하여 모를만한 정의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여준다. 정말 편리한 시대임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쌓여가는 빈 택배 박스와 생수 페트병, 그리고 일회용 플라스틱 커피잔 등.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를 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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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는 지구에 대한 모든 것을 책 한 권에 담았다. 물론 너무 비약해 말했지만, 인간이 지구의 주된 생물이기 전, 생물이 존재하기 전부터 지구의 일대기를 다룬다. 작가인 김백민은 극지 전문가이자 기후과학자로 지구온난화를 이해하기 위해 7장의 목차로 나누었고 다음과 같다. <제1장. 지금보다 10℃ 더 뜨거운 세상이 있었다>, <제2장. 빙하시대의 수상한 리듬>, <제3장. 인류, 지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제4장. 우리가 정말 지구온난화의 범인일까?>, <제5장. 하키 스틱과 믿지 못하는 사람들>, <제6장. 미래 예측>, <제7장. 화석연료 없이 살아남기>로 읽다 보면 알 수 있지만, 흐름은 중심은 '지구의 온도'다.

 

지구의 온도에 의해 기후변화 발생하며, 온실효과로 인해 우리들 모두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지구 온난화가 생긴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생기는 문제들과 온도 상승의 주된 원인 등, 원리는 어렵게 느껴져도 현상은 우리가 항상 들어봤던 일이라 쉽게 받아들이기 좋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 답을 찾기에 원인부터 찾기보단 이로 인해 벌어진 결과를 보고 생각해 보는 접근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이 담고 있는 지식들을 전부 소화하진 못했다. 본 기고에서 기후 오염의 원리나 원인에 대해 정확히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가 얼마나 기적적으로 지구에서 인류가 탄생하고 지금까지 생존해 지구의 생물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됐는지 알려준다는 것은 이해했다. 바로 금성을 보아라, 태양과 조금 더 가깝다는 이유로 행성의 바다가 모두 증발하게 된 금성은 이후 모든 생물이 생존할 수 없었다. 우리는 지구라는 곳에 기적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었고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어나 지금의 문명까지 이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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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간이 지구에서 군림하기 직전에도 지구는 알아서 간빙기와 빙하기를 왔다 갔다 하며 온도가 뒤바뀌었다. 그런데 인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가? 산업혁명 이후 지구는 현재까지 지구의 온도는 딱 1 ° C 가 올랐다. 에? 고작 1 ° C ?라고 말할 수 있다. 지구의 온도가 고작 1 ° C 가 오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산업혁명 이후 2015년도부터 2020년까지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해다. 지구는 우리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았던 때에도 알아서 온도 차이가 생겼으나 그것은 수많은 시대를 거쳐 생겼던 것이고,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고도화된 문명을 무기로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하자 100년 만에 가파른 온도 상승세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 상승한 온도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인간은 온도가 오르는 기간을 앞당긴 것이다. 우리는 그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 원인은 잘 알고 있다시피 이산화탄소의 증가다. 그리고 우리는 살아가며 이 순간에도 탄소를 증가시킨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나 온도 상승 속도입니다. 100년이 안 되는 시간에 지구 온도가 1 ° C 상승했다는 사실은 과거 지구 기후변화의 역사를 떠올려볼 때 조금 섬뜩한 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간단히 계산해봐도 이 추세라면 2040년이 되기 전에 2 °C 를 돌파할 것이고, 약 1,000년 후엔 10 °C 를 훌쩍 넘어 남극 얼음이 모두 사라지면서 뜨거운 시대로 완전히 진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146쪽

 

 

RE100을 들어봤는가?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참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사용을 지양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그들도 재생 에너지에 힘쓰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여러 물결이 있다. 예를 들면 필 환경, 제로 웨이스트, 비건, 가치소비, 중고거래 등 환경과 관련한 키워드들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요즘 같은 핀 환경 시대(반드시 필(必)'과 '환경'의 합성어)에 우리 개인이 가장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우리가 가장 궁금한 것은 미래의 우리다.

 

 

합리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미래는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가?

 

미래학자 아서 C. 클라크,

내일 날씨도 못 맞히는데 100년 뒤 기후를 맞힌다고? 248페이지

 

 

당장 내일의 날씨도 오락가락할 때가 많다. 그리고 전 세계 인간이 화석 연료를 얼마나 쓸지도 가늠할 수 없다. 2001년 교토 협약 와 2015년 파리기후협약으로 한마음 한뜻을 모아 기후 위기에 대비하고자 했으나, 미국의 탈퇴로 흐지부지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참여하겠다고 다시 뜻을 밝혔으나 이것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지는 의문이다. 셀 수 없는 다양한 원인을 전부 통제할 수 없으며 개개인별의 모든 선택도 추적할 수 없다. 그러기에 미래 기후를 밝힌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인류의 미래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셈이다. 그래서 경우의 수를 생각해 학자들은 미래 기후 시나리오를 만들어 다양한 결괏값을 도출한다.

 

 

1950년 이래 기상 현상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극한 저온 현상이 감소하는 대신 극한 고온 현상은 증가하고, 많은 지역에서 호우가 빈번해졌으며, 이 변화의 일부는 인간 활동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IPCC 5차 평가 보고서,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242쪽

 

 

작가는 기후에 대한 설명을 팩트론적으로 다룬다. 기후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접한 도서기 때문에 그 정도가 옳고 그른지 직접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공포를 낳습니다.(330쪽) 작가는 글을 마치며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그는 한 가지에 치우친 관점으로 대응하는 것을 지양한다. 모든 것을 이해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단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좀 더 기후에 대한 생각을 하기를, 행동하기 전에 잠시 멈춰 기후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작은 주춧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고백한다. 화석연료는 고갈돼가고 있으며, 언젠간 텅 비게 될 것이다. 우리 세대에서 그럴지 혹은 다음 세대에서 그럴지 모른다. 미래는 알 수 없으나 그 끝이 있다는 것은 이미 우리도 다 알고 있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거창할 필요 없다. 이것 또한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육류 섭취를 조금 줄이고,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조금만 더 불편해지는 것을 감수한다면 온도 상승 속도의 주범인 우리가 상승세를 지연시킬 수 있다. 그것이 지구에 대한 답은 아닐 테지만 답을 구할 때까지 시간을 벌수 있으며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을 보존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실천에 대한 지식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조금만 불편해지자, 의식적으로 습관을 들이다 보면 언젠간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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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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