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성의 시각으로 이란혁명을 바라보다 - 페르세폴리스 [영화]

글 입력 2021.08.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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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마르잔(마지)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 사는 평범한 소녀'였다'. 1979년에 일어난 이란 혁명이 세상을 바꿔버리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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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사는 마지의 가족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인해 어느 날부터 갑자기 히잡을 쓰기 시작한다.

 

히잡을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마지와 엄마는 비상식량을 사기 위해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차에 짐을 싣는데 한 남자가 마지의 엄마에게 히잡을 똑바로 쓰라고 말한다. 마지의 엄마는 못 들은 척 하고, 신경 쓰지 말라고 하자 남자는 성적 수치심을 주는 폭언을 한다.

 

이슬람이 국교가 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여성을 인간 취급도 해주지 않는 모습에 도대체 종교가 뭐길래 저렇게까지 행동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저 나라와 인생을 바꿔버린 종교 때문에 한순간에 자유를 억압당한 이란의 여성들이 안타까웠다.

 

정부는 한창 사춘기인 소년들에게 열쇠를 보여주며 나중에 죽어도 이 열쇠만 있으면 천국에 갈 수 있고, 여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며 유혹하여 정부에 헌신하게 한다. 이들에게 여성은 그저 도구, 소유물 뿐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반인륜적인 일에 종교의 교리와 본질을 악용한다면, 그건 더 이상 종교가 아닌 종교의 껍데기를 하고 있는 정치 아닐까. 종교나 그 문화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고, 하기도 싫지만 이슬람은 이미 종교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한계를 이미 한참이나 벗어났다.

 

아직도 종교의 교리를 운운하며 여성 할례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중앙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는 순결이나 정조를 잃은 여성 또는 간통한 여성들을 상대로 살인을 하는 것을 명예살인이라 부른다.

 

종교 때문에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많은 나라에 태어난 여성들은 무슨 죄가 있어 억압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겨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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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와 친구들은 밤에 몰래 파티를 즐기다 순찰을 하던 군인들에게 들키게 된다. 끌려가면 목숨을 보장할 수 없어 친구들은 옥상에서 옆 건물로 도망치는데, 그 과정에서 마지는 친구 한 명을 잃게 된다.

  

이런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사회에서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마지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특히 트램을 타기 위해 뛰는 마지를 군인들이 붙잡고 왜 뛰냐며 묻는 장면은 마지의 가치관을 잘 대변해 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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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가 지각을 할 것 같다며 뛴다고 말하자 군인들은 뛰면 음란해 보이니 뛰지 말라고 한다. 마지는 그럼 쳐다보지 말라고 대꾸하는데,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마지의 기백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마 마지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을 지지해 주고 더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자 했던 엄마, 아빠, 그리고 그 당시보다 몇 십 년은 더 앞서간 생각을 가지고 누군가가 보호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알려준 할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 아닐까.

 

마지는 부유했던 집안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지금은 이란계 프랑스인으로서 자신이 겪었던 억압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란 여성은 자신들이 받는 억압에 저항하지 못하고 체념한 체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해지기도 했다.

 

마지라는 여성의 시각으로 이란혁명을 바라본 만화 원작 영화 <페르세폴리스>. 단순한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이라 가벼운 내용인 줄 알았는데,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준 영화였다.

 


[신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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