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불편한 예술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8.1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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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jpg

 

 

요즘 들어 내가 좋아했던 문화예술이 문제화되는 일이 잦아졌다. 가장 큰 예시는 ‘레옹’의 소아성애적 연출로 인한 논란이였다. 내가 정말로 사랑했던 영화 ‘레옹’. 한땐 나의 인생영화라 자부했던 레옹이 소아성애적 연출을 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처음에는 그 사실을 부정했었다. 나는 레옹과 마틸다의 사이를 친구 정도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틸다역을 맡았던 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실제로 소아성애자들에게 편지를 받는 등의 고통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때 무언가 잘못 되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이 있었구나 하고.

 

어쩌면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늙은 남자에게 어린 소녀가 의지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하나의 판타지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의 판타지인지는 모르겠다. 레옹을 보던 그 당시 나 또한 소녀였음에도 마틸다에게 이입하기보단 레옹에게 이입했었다. 영화는 전적으로 레옹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마틸다의 위태로운 모습, 어딘가 끌리는, 그렇지만 손대서는 안되는. 나는 그런 마틸다를 사랑했었다. 마치 레옹이 마틸다를 사랑하듯이.

 

*

 

그렇다면 나의 취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그래 어쩌면 나의 취향이 그런 것이었을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그 취향 또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소녀였던 나는 이미 다 큰 어른들이 만든 그럴듯한 이야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자신의 주관을 객관적인 대상으로 구체화하는 대상화를 통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나는 그들이 대상화한 주체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어떤 필터 없이 그대로. 그러나 나만의 필터가 생긴 지금은 자꾸만 어딘가가 불편하기 시작했다.

 

예술이라면.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재미를 위해서라면 어떤 표현도 상관없는 것일까?


그러나 정말 작가라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에 있어서 ‘불편’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 하려 할 때 생긴다고 생각한다.


가령 남성이 여성에 대해서 묘사할 때 나는 가끔 불편함을 느낀다. 그것은 실제와 다른 상상으로 펼쳐지는 현상에서 느끼는 괴리감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혐오표현’은 무지에서 나온다. 누군가가 만들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 속에 숨겨진 혐오 또한 답습하게 될 것이다.

 

*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것들. 그것은 모두 어른들이 대상화한 존재, 작품들이였다. 자신이 가진 주관을 객관적으로 만들었고 나는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어른이 된 나는 객관적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다시 주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재대상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박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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