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미술에 나타난 샤머니즘 [미술]

당신은 한국적인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글 입력 2021.08.0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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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사에 나타난 샤머니즘?


 

‘샤머니즘’은 사실 한국 미술계에 다양한 작품들에서 투영된 요소 중 하나이다. 1960년대 중반 이후 한국 미술계는 민족주의에 부응해 ‘한국적’ 미술의 창안이라는 과제를 갖게 되었다. 이 때문에 민속, 무속이라는 소재가 작품들에 도입되었다.

 

여기서 필자는 왜 한국적인 소재에 ‘무속’ 즉 샤머니즘이 한국적인 요소인지에 주목했다. 샤머니즘은 한국의 역사와 큰 관련이 있다. 이 맥락은 서구에서 그리스도교와 연관성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1960년대 한국은 민족주의 시대를 주창했고 ‘한국적’에 속하는 것 중 무속은 미술계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 필자는 박생광과 정강자, 이승택 그리고 양혜규를 통해 한국미술에 나타난 샤머니즘을 살펴보려 한다.

 

*

 

[박생광]은 토속적인 한국성과 무속성을 반영한 작가 중 한명이다. 한국적 정체성을 작업에 담으려 노력했다. 더불어 박생광’ 전을 기획한 김혜진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박생광을 혼(魂)과 색(色)의 작가”라고 설명했다.

 

“전통과 모더니즘이라는 간극에 다리를 놓고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관통하는 주요 작가 중 하나로, 민족 미감을 담은 작품을 통해 한국 채색화의 발전에 일조했죠. 이것만으로도 박생광이 재조명돼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요.”라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art 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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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생광의 작품 <무속>(1981)을 보면 무당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되었다. 더불어 한국적 색채가 눈에 띈다. 이 작품은 한 눈에 보기에도 샤머니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강자] 1960년대부터 작업 활동을 했던 전위적인 여성 작가 정강자의 <샤먼 댄스 Shaman Dance>(1988) 작품을 보면 한국적인 색채 속 무녀, 보살, 선녀, 초, 방울 등 샤머니즘적 요소들이 두드러진다. 앞서 살펴본 박서보의 추상 작품보다 정강자의 작품은 구상적으로 표현되어 한눈에 샤머니즘적 요소를 찾아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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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이렇게 샤머니즘과 관련된 요소들이 회화작업에 나타나기도 했지만, 실험미술 속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이승택의 초기 작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의 <분신하는 석상>(1984)은 자기 작품을 태워버린 작품이다. 이러한 <분신 행위>에서 자신의 분신을 태우는 행위는 샤머니즘의 행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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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미술 속 샤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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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1971~)작가는 현재 국내뿐만 아닐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튜멘타13 등 국제 예술계 행사와 다양한 초대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계 여러 유수 기관에서 양혜규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가치를 입증시켜준다. 그는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작업 활동을 하며 모교 독일의 프랑크르트 슈테델슐레(Hochschule fuer Bildende Kuenste-Staedelschule Frankfurt) 순수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작업들은 주로 다양한 재료와 역사적 자료 참고해 감각적 경험을 혼합하는 장르를 초월한 멀티미디어 설치작업이다. 그의 작품은 디지털화되어있으며 역동적인 현대를 보여주는 듯, 하나 동시에 원시적이고 샤머니즘적 요소들이 공존한다.

 

토속적인 공예품이나 샤머니즘적 조각품들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적 언어로 재해석해 비판적 시각과 예술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그 중 필자는 방울 조각으로 이뤄진 작품 시리즈에 주목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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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유형 둘 – 서리 맞은 다산의 오발 이무기>, (2020) 작품은 분체도장, 스테인리스강 프레임, 강선, 플라스틱 끈, 놋쇠 도금된 방울, 금속 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재료는 바로 방울이다. ‘놋쇠 방울’은 한국의 가장 오랜 주술 종교 형태에서 나타나는 재료이다. 샤머니즘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북소리, 방울소리, 징소리, 노래, 춤이다.


이 요소는 망아경(엑스터시 Estasy)으로 들어가기 위한 수단이었다. 망아경에서 샤먼은 하늘로, 지하계로 떠난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앓는 사람의 몸을 돌려주거나 죽은 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한다.

 

오랜 역사 상 샤머니즘은 한국 토속신앙 속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방울’이라는 소재는 동시대 미술가 양혜규의 작품에서 샤머니즘 요소를 자신만의 언어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미술에서 샤머니즘은 어떻게 나타났을까?하는 궁금증에서 이 글이 시작되었다. 박생광, 정강자, 이승택, 양혜규의 작품을 통해 샤머니즘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시대 속에서 샤머니즘은 한국적인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동시대 미술에서는 예술적 재료이다.

 

즉 미술은 그 시대를 보여주는 산물이다. 이렇게 다양한 시대에 투영된 샤머니즘적 요소들도 산물들 중 하나였다.

 

 

참고 문헌

김이순, 「역설과 저항의 미학 - 이승택의 ‘비조각’」, 『예술과 미디어』 Vol.19 No.2 (2020): 57-79.

김미정, 「1960년대 한국미술에 나타난 민속(民俗)과 무속(巫俗) 모티브―한국 현대미술에서의 국제성과 지역성의 문제에 관하여」, 『한국근현대미술사학』 Vol.16 (2006): 190-224.

 

 

[박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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