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00년이 흘러도 당신이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 - 페미니즘 창작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 [공연]

페미니스트들의 투쟁은 계속된다
글 입력 2021.08.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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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 백년사 포스터.jpg

 

 

'모던걸 백년사'는 여성 창작 집단 '하이카라'가 제작한 페미니즘 창작 뮤지컬이다. 2016년 대학로 봄날 아트홀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2018년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에서 두 번째 재연에 이어, 올해에는 ‘2021년 서울 메세나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세 번째 막을 열었다.

 

처음 '모던걸 백년사'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에는 '모던걸'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목 뒤로 이어지는 소개로 '지금의 페미니스트가 과거의 페미니스트에게, 그리고 외롭게 싸우고 있을 당신에게 건네는 인사'라는 짧고도 묵직한 메시지가 와닿았다. 페미니즘 창작 뮤지컬에서의 대사와 연출은 어떻게 다를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건지 그 점들이 궁금해서 단번에 대학로 예그린씨어터로 향했다.

 

내용을 언급하기에 앞서 해당 뮤지컬을 제작한 여성 창작집단 '하이카라'를 소개하고 싶다.

 

 

하이카라는 2016년 연출가 서승연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시작한 여성 예술인 창작 집단입니다. 2016년 5월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 공연 후 2018년 1월부터 창작 단체로 정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단체명 '하이카라'는 개화기 당시 서양식 공교육을 받기 시작한 사람들을 칭하는 은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하이카라 여성'은 배운 여학생, 신여성을 의미했고 소위 외국물을 먹은 '모던걸'을 비꼬는 말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저 하이카라 여성을 누가 데려가누'라는 제목의 글이 나올 정도로 '하이카라 여성'이라는 단어에는 배운 여자들, 생각하는 여자들에 대한 경멸과 무시, 혐오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하이카라'는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까지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지워지고 잊혀진 서사를 다시 불러오며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기존의 서사를 다시 그려냅니다.

 

- 하이카라 소개

 

 

하이카라의 소개 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문단이다. 하이카라는 이제껏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잊히는 중요한 이야기를 기억하기 위해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뮤지컬을 창작한다. 이는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시사하기도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뮤지컬 '보던걸 백년사'를 들여다보자.

 

 

공연단체이미지.jpg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 관전 포인트 3


 

예그린씨어터는 무대가 그리 넓지 않은 소극장이다. 그래서인지 무대와 관객석 사이의 거리는 바로 눈앞에서 배우들의 세세한 표정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가까웠다. 무대 구성은 단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층이 그렇게 높지 않게 구성된 2층짜리 단상과 무대 정면으로 보이는 큰 스크린, 그리고 시대상을 보여주는 탁자와 전등과 같은 작은 소품들이 다였다. 그에 비해 무대 바로 위에 달린 조명은 생각보다 많았다.

 

특이한 점은 무대와 객석을 채운 스모그 효과였다. 안경알을 계속 닦았는데도 눈앞에 뿌옇게 흐린 느낌이 가득했고, 마스크까지 낀 상태에서 살짝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처음 무대의 막이 열리는 분위기를 주기 위해 연출했다고 해도 너무 강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몇 분을 정적을 머금은 스모그에 파묻혀 있었다.

 

그러다 잠깐 암흑이 깔렸다 걷히더니 "너희들이 말하는 '요즘 여자' 그게 바로 우리다"라고 외치는 것으로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은 1920년 경성에 사는 경희와 2020년 서울에 살고 있는 화영이다. 줄거리는 바로 아래 시놉시스에서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1920년 경성에 사는 경희는 어렸을 적 오빠의 지지로 이화학당에서 신식 교육을 받고, 유학까지 다녀온 신여성이다. 그러나 그녀는 잡지에 여성 해방을 주장하는 글을 기고하고 이혼을 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선 사회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 '모던걸'로 불린다.

 

2020년 서울에 살고 있는 화영은 성적에 맞춰 간 대학을 다니며, 주변의 성화로 적성에도 맞지 않는 교직이수를 하는 중인 '착한 딸'이다. 주변에서 말하는 "예쁘고 학벌 좋고 직업도 받쳐줄 테니까, 걱정 없네~"라는 말이 어쩐지 불편한 화영은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동아리에 연극 <인형의 집>에 참여한다.

 

세간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경희는 조선의 여성들을 깨닫게 만들기 위해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을 번역하기로 마음먹는다. <인형의 집>을 읽으며 화영은 점차 용기를 내기 시작하지만 또 다른 벽에 부딪히게 된다.

 

1920년의 모던걸과 2020년의 페미니스트가 각각 자신들의 꿈과 사회의 요구, 비난 사이에서 갈등하며 싸워가고 그들의 삶이 교차된다.

 

-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 시놉시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모던걸 백년사’에서는 1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두고 1920년에 모던걸이라 불리는 신여성 경희와 지금 2020년을 살고 있는 화영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보여준다. 이때 뮤지컬을 보는 내내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관전 포인트들을 간단히 짚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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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주연 배우의 독백과 듀엣


경희와 화영은 “여자들은 너무 예민해.” “여자가 그렇지 뭐.”와 같이 ‘요즘 여자들’을 탓하는 사회 분위기 속 편파적인 시선과 날선 편견에 둘러싸여 많은 상처를 받고 낙담한다.

 

이때 잔잔한 멜로디 위에 얹어지는 주연들의 독백이 좋다. 특히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주연들의 넘버에서 감정의 고조가 잘 느껴져서 몰입감이 있었다. 요컨대 자신의 목소리가 세상 앞에 부정당하고 혼자 놓였을 때 마음속 생각과 이제껏 쌓인 모든 감정들을 넘버에 토해내는데, 홀로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버텨왔는지가 눈에 보여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치밀어 올랐다.

 

덧붙여 이야기의 끝에서 경희와 화영은 각성하고 꿋꿋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세상 앞에 나서는데, 힘찬 목소리로 함께 넘버를 부를 때 두 주연 배우의 합이 굉장히 좋다. 마치 스스로의 삶을 격려하며 다시 일어선 그들의 용기가 새삼 우리에게 전하는 격려인 것 같아 참 인상적이다.

 

 

2. 경희와 화영의 연결고리, 헨릭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


극에 등장하는 희곡 <인형의 집>은 1879년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의 작품으로, 주인공 노라가 남편으로부터 사람이 아닌 ‘인형’과 같은 취급을 당하다 결국 가정을 떠나 본인의 삶을 개척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노라는 더이상 누군가의 지배 아래서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존재다.

 

이러한 노라의 이야기는 경희와 화영에게 사회의 요구와 비난 사이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도록 각성 효과를 줌과 동시에 둘의 이야기를 연결 짓는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이는 경희와 화영의 삶을 비롯하여 <인형의 집> 을 통해 자신의 의지대로 주제적인 삶을 살아가는 노라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모던걸 백년사'가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서사의 희곡이 19세기에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도 놀랐지만, 뮤지컬에서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경희와 화영의 세계를 연결 짓는 고리로 쓰였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기회가 된다면 해당 희곡 작품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3. 현실 고증이 잘 된 뮤지컬


'현실 고증이 잘 되었다'라는 것은, 현실이 잘 반영되었음을 의미한다. 모던걸 백년사는 1920년대의 경희의 삶과 2020년의 화영의 삶 속에서 오고 가는 주변 다른 인물들 간의 대화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현실'이 드러난다.

 

1920년대에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게 여성의 당연한 의무였으며, 가정 폭력은 당해도 입 밖으로 내뱉을 수없이 참고 살아야 하는 문제이며, 경희처럼 이혼을 하고 혼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일은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2020년을 살고 있는 대학생 화영의 삶도 마찬가지다. 동아리 남자 단톡방에서는 화영의 도촬 사진을 가지고 마치 안줏거리처럼 이야기가 돌고 이에 분노하는 장면은 새롭지 않았다. 이미 수면 위로 떠오른 여성의 부당한 이야기였고 다시는 일어나선 안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지금도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현실 반응이 잘 되었다고 생각한 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화영의 선배로 등장하는 배우가 "나 페미니스트야."라고 말하면서 "왜 이렇게 예민해. 생리해?" 와 같이 언어적인 성희롱을 일삼는 부분이었다. 모순적인 상황을 넘어서 성을 너무도 당연하게 권력으로 일삼는 행위와 지배 구조가 훤히 보였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무대 위 이야기로 꺼내어 눈앞에 펼쳐 보이니 불편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나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극이 끝나도 괜히 더 씁쓸하고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

 

분명한 것은 이번 뮤지컬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모두 뮤지컬을 보고 나서 떠오른 복합적인 생각의 단상들을 깊게 파고들어 솔직하게 써 낸 것이다.

 

 

 

나는 왜 눈물을 흘렸는가



극을 보는 내내 불편한 기색, 찡그려지는 미간, 갑작스럽게 차오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해야 할지, 애써 보이지 않으려 했던 눈물은 끝내 볼을 타고 마스크 아래 감추고 있던 턱까지 흘러내렸다. 극을 보고 나서도 어떠한 말로도 정의 내릴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한동안 불편한 느낌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며칠간 감정을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해 보니, 백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막아서는 사회의 편견과 불합리한 상황에 대응하고 삶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다시 여성 자기 자신이었으며, 이는 변함이 없다. 모든 갈등의 상황 앞에서 비참함과 무력감을 겪어내고 버티고 또 버텨 어떻게든 주체적인 삶을 끌고 나가려는 경희와 화영의 처절함이 눈에 선하게 보여서 목이 막혔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은 뮤지컬 말고도 일상 속에서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여자가 문제야'라는 근거 없는 날선 목소리를 들을 때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여자들만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억업받으며 살아야 하는 걸까. 왜 여자들만 불편해야 하고 숨어야 하고 눈물을 흘려야 하는 걸까. 왜 남성의 잘못은 개인의 잘못이고, 여성의 잘못은 ‘여성’이기 때문에 잘못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일까 그런 복잡한 생각이 잇달았다. 그때마다 목소리를 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자가 문제야'라고 말하는 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 이러한 당연한 이야기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가끔 지치기도 했다.

 

때로는 애잔했다가 울컥했다가 당연한 권리인 것들을 투쟁을 거쳐야만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면 단전에서 분노가 차올랐다. 그리고 이내 눈물을 흘렸다. 아직도 이 눈물의 감정에 대해 정의 내릴 수 없다. 그저 많은 복합적인 감정이 모여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동요가 일어났다는 점은 분명하다.

 

 

 

100년이 지난 지금 바뀐 것과 바뀌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1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두드러지게 바뀐 점은 사회적 분위기다. 2017년 미투 운동을 계기로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불합리함’에 맞서 각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표출하고 있다. 특히 많은 여성들이 '연대합니다'와 같은 지지의 목소리로 누군가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다. 덧붙여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미디어계에서도 눈에 띄게 여성 서사 콘텐츠가 늘고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하는 등 조금씩 긍정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은 점도 존재한다. 최근 안산 선수의 숏컷(쇼트컷) 머리로 인한 일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그렇다. “숏컷하면 다 페미(페미니스트) 아니야?” “페미는 거른다”와 같이 여성의 외모를 두고 사상 검증을 하는 것은 물론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도 여전하다. 일부 남성들은 여성의 외모에 통제를 가하고 있으며, 숏컷을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고 페미니스트를 혐오하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비난과 인신공격이 이어지고 여성 혐오적인 발언을 일삼는 것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책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에서 저자 메리 비어드는 애초에 여성이 권력 자체에서 배제되었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진다.

 

 

청자들은 여성의 목소리에 함축된 권위를 듣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 (e-book) 본문 p.44 中-

 

 

해당 문장을 통해 남성의 권력 지배 구조 아래 여성들이 왜 권력으로부터 배제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말해준다. 오랜 기간 동안 여성들의 목소리는 묵인되어 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귀 기울여야 할 여성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무수하다.

 

 

 

모던걸 백년사가 전하는 메시지


 

포스터가 참 인상적이다. 짙은 푸른색 배경에 구불거리는 하얀 선 위에는 군데군데 흰색 점이 찍혀 있다. 각 점 옆에는 흐릿하고 짙은 회색빛으로 글자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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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time

 

대한민국 여성 선거권 부여(1948)

가정법 개정운동 시작(1956)

태영 변호사 여성법률사무소 개업(1956)

호주제 폐지 운동(1957)

동일방직 최초 여성 노조 지부장 당선(1972)

동일방직 여공노조 사건(1976)

H무역 여공 노조 신민당 당사 농성 시위(1979)

5.18 광주 민주화 운동(1980)

한국여성의전화 설립(1983)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1986)

여성민우회 설립(1987)

남녀고용평등법개정 운동(1988)

일본군 정신대 문제대책위 구성, 수요 시위 시작(1990)

한국성폭력상담소 개설(1991)

일본군 ‘위안부’ 문제 최초 증언 – 김학순 여성운동가(1991)

성폭력 특별법 게정(1994)

형법 제 32조 ‘정조에 관한 죄’를 ‘강간과 추행의 죄’로 개정(1995)

제 1회 월경페스티벌 ‘유혈낭자’ 개최 - 불턱(1995)

안티미스코리아운동 제 1회 페스티벌 개최(1999)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 발족(2000)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 위원회(2000-2003)

여성부 신설(2001)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공중파 퇴출(2002)

호주제 폐지(2005)

낙태죄 헌법재판소 헌법 소원 합헌 결정(2012)

#나는페미니스트다 선언운동(2015)

메갈리아(2015)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 시작(2015)

강남역 살인사건(2016)

#OO계 성폭력 고발 운동 시작(2016)

소라넷 폐지(2016)

이화여자대학교 시위(2016)

낙태죄 헌법소원 재접수(2017)

불용시위(2018)

낙태죄 헌법 불일치 결정(2019)

 

To be continued

 

-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 포스터 -

 

 

각 점 옆에는 1948년부터 2019년까지의 역사 중 수많은 여성들이 겪은 부당한 일, 투쟁의 목소리, 끝없는 연대의 움직임이 새겨져 있다.

 

이중 눈에 띄는 사건이 있다. 바로 '호주제 폐지 사건'이다. 분명 1957년부터 호주제 폐지 운동을 벌였지만 그로부터 정확히 48년이 지난 2005년에 폐지되었다. 무려 48년이라니. 법안을 개정한다는 것이 아무리 쉽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여자가 '권력'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기 위한 투쟁의 길은 여전히 힘이 들고 느리고 더디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지펴온 투쟁의 불꽃 끝에 일궈낸 변화라고 생각하니 48년이라는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이들의 고단함과 처절함에 괜히 또 울컥한다.

 

어쩌면 포스터에 찍어낸 여성들의 투쟁의 점들은 또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는 용기를 건네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1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양한 이들의 용기가 담긴 목소리의 점들이 계속해서 모인 덕분에 하나의 선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포스터에서 보이는 그림처럼 말이다.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에서 과거의 페미니스트 경희와 현재의 페미니스트 화영이 건네는 말도 이러한 의미일 것이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투쟁의 점을 찍어내고 이어져야 한다는 것.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가려지는 목소리들은 많고, 편파적인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여성은 외롭지만 연대하여 투쟁하는 존재로서 처절하기까지 하다. 이제 많은 이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삶과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더욱더 치열하고 끈질기게 부당함을 외치고 있다. 성별의 차이로 벌어지는 세상의 편견의 앞에서 기꺼이 불편해하고 분노한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세상은 아주 더디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처절하게도 목소리를 높여 여성의 이야기를 전하고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여성 우월과 남성 혐오도 아닌 성과 젠더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한 시선으로부터 서로의 입장을 존중할 수 있을 때까지 페미니스트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To be continued...

 

끝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를 봐주었으면 한다. 해당 극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다가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


모던걸 백년사
- 당신이 듣지 않던 우리의 이야기 -


일자 : 2021.07.24 ~ 2021.08.15

시간
화, 수, 목, 금 20시
토 16시, 19시
일 15시, 18시
07.24 공연 19시
07.25 공연 18시

장소 :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60,000원

  

제작

하이카라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85분

 

 

 

아트인사이트 신송희 컬쳐리스트.jpg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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