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재된 창조성을 찾아서 - 발칙한 예술가들

그들이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
글 입력 2021.08.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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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 발칙한 예술가들.jpg

 

 

현대 사회 속, 상상력과 창의적 사고가 요구된다는 말을 접해본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해외의 문화예술교육 사례를 살펴보면, 예술교육을 통한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도록, 공교육 내 일반화된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가 전면  시행중이다. 입시 중심의 학교 교육에서 진로 탐색 활동 등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전환하기 위함이다. 중학교에서는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 중이나, 고등학교는 동아리, 특별활동으로 대체되어 운영되고 있다. 적은 시간으로 운영되어 창의력 사고를 위하기에는 부족하나, 입시를 위한 교육이 우선된다.


급변하는 현대 시대에 사는 우리. 디지털 시대에 사는 우리. 자신의 영역을 위협받는 불안감을 느낀다. 이를 대처하기 위하여 ‘발칙한 예술가들’에서는 “고도의 기술로도 구현할 수 없는 능력인 상상력으로 맞서는 것”으로 창조성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그리해야 결국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만족감을 느끼고,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위치에 당당히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창조성의 가치를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공교육에서는 ‘정보를 잘 암기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개인의 개성이 중요하다는, 창조성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은 수없이 듣는다. 이러한 말은 나에게 막막한 기분을 선사했으나, 책을 읽고 나서는 내 안에 숨어있는 창조성을 찾는 과정에 한발 다가가게 됐다. ‘윌 곰퍼츠’저자의 ‘발칙한 예술가들’이다.


책에서 크게 두 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PART1에서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통한 그들이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와 예술가의 자세에 대해 나오며, PART2에서는 우리가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본격적 책 리뷰에 앞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모두 창조성이 있고, 우리는 모두 예술가라는 것이다.

 

 


그들이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창조성


 

책에서 창조성을 가지기 위해 가져야 할 태도를 소개한다. ‘창조성’이라는 단어가 반복되지만, 본 책은 단지 창조성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삶의 어디에나 접목할 수 있는, 삶에서 갖춰야 할 태도이다.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예술가가 그걸 앞서서 생각했으며, 이를 이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므로 예술가의 삶을 토대로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 예술가의 작품을 알고 있다. 책에서도 반고흐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데이비드 호크니 등 예술과 친밀하지 않아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예술가를 소개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들의 작품과 금전적 문제, 명예와 삶의 단편적 부분에 대해서 들어본 경험이 있다.


책에서는 작품의 이면, 더욱 파고들어 예술가들의 내재한 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열정을 품고 용기를 가진 그들의 생명력에 대해서 말한다. 그들은 어느 대상에 집중하여 찾아내고, 자신의 창조성을 펼칠 수 있었는가에 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책의 일부를 소개했으며, ‘어떻게 창조성을 펼칠 수 있었는가’의 물음에 대한 더욱 다양한 내용이 책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도와 실패, 다시 실패 그리고 눈부신 성공



‘실패’라는 단어부터 좌절감이 쏟아진다. 나에게 실패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만 해당하는 허황한 이야기로 들린다. 현실 속 나는 기대가 높을수록 실패에 대한 좌절감이 더 깊고, 한동안 좌절된 감정에서 나오기 힘들다. 자칫 벗어나려는 시도는 근원을 해결해 주지 않고 짧은 시일 내에 더 깊은 좌절에 빠지게 한다.


실패는 괴로우나, 저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단지 이것이 포기해야 하는 신호가 아니며 다시 수정-보완-시도의 절차를 반복하며 근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으면 모든 일이 풀릴 가능성이 높으며, 그때까지 삶을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실험실처럼 여길 것을 강조한다.


가장 공감이 되었던, 실패를 겪어도 근성을 가지라는 것. 평소 나태를 반복하는 내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엉덩이가 제 자리를 유지하라는 말을 안 듣고, 누워서 유튜브를 보자고 나를 꾀는 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리는 듯하다.


근성을 가지는 방법에 대하여 은유 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자리에서 유지하기 위해 좋아하는 시집을 필사하는 방법. 궁둥이를 붙이는 근성을 기르기 위해 모방해본 방법이다. 마음에 드는 시를 고르며 작성한다.


필사는 한 자리를 유지하는 노력으로 멈추지 않는다. 시의 적확하며 아름다운 표현은 다시 글을 쓰게 할 감동을 선사하며, 다음에는 이 시를 인용하겠다는 자양분으로 선택하면 힘이 난다. 지금도 ‘글쓰기의 최전선’의 문장을 인용했으니 앞으로도 자양분을 찾는 책 탐방이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패라고 불리는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분명한 시야를 찾게 될 것이다. … 예술가가 실패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들이 결국 이겨낸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82p)

 

우리가 알고 있는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실패에서 배움을 배우려고 애쓰지 말 것. 과거가 축적되어 모든 일에 자양분이 되고,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도 결국은 미래를 위한 재료라는 것. 그러니 실패는 중간의 과정이며, 예술가들은 ‘실패’과정을 겪어내어 결국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좋은 예술가와 위대한 예술가



 

There is no new thing under the sun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 Ecclesiastes 1:9 (전도서 1:9)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할 때, 내 것을 만들기 위해 머릿속으로만 떠올린 적이 있다. 생각보다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내 머릿속은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상해낼 것이다. 즉.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는 내가 알고 있던 정보이며, 나는 알던 바를 모방하며 나의 아이디어를 생산한다.


피카소는 큐비즘. 사물의 여러 측면을 제시하는 다시점의 작품을 창조했다. 이전의 폴 세잔의 업적을 더욱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이번에는 그가 폴 세잔의 업적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었는가에 창조성 발달의 해답이 있다.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가 되기 위하여 출발점의 첫걸음은 모방이라고 한다. 모방에서 훔치는 것으로 넘어가면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훔친 것으로 융합하고, 파괴한다. 서로 관계없는 서너 가지의 요소의 조합으로 창조성이 시작되며 그다음은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고 말한다.


창조성은 이미 존재한 것에 내 생각을 거쳐 완성되는 것. 글을 작성하기 전, 나는 같은 주제에 대해 인터넷에 검색해보며 내 시각을 만든다. 이 방법은 강원국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에 나온다. 같은 주제로 작성한 글을 살펴보면, 타인의 참신한 시각이나 해석을 본다. 여러 관점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조합하고 파괴한, 내 관점이 생김을 느낀다. 간단하게라도 글쓰기의 방향이 잡힌다. 멋진 문장을 만날 경우 스크랩하기도 한다.


그러니 모방은 중요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확실히 말해주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기 마련이다. 열심히 모방한 것을 결합하고 조합하는 시도를 해본다. 그다음 우리도 피카소처럼 열심히 노력해보는 것이다.



 

끝없는 고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를 감상한 적이 있다. 호크니의 전시를 감상하고 나서 가장 놀랬던 점은 엄청난 수의 작품과 여러 사람이 그린 듯한 화풍의 변화이다. 화가의 작품도 기억에 남으나, 그보다 더 기억에 남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느낌은 그의 끝없는 고찰과 시도이다.


실패의 과정을 계속 겪더라도 계속 실행한다. 시도나 실패, 가능성에 대해 끝없이 고찰한다. 만들어낸 결과물을 비평한다. 문제점을 찾아 계속 수정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이러한 과정을 계속 거친다. 이리저리 살피다가 문제점을 탐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수정 작업을 거친다. 별다른 곳이 보이지 않을 때는 담배를 피운 후 (말하자면, 잠깐 작업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다시 작업에 돌아와 수정을 반복하며 작품을 완성한다. 저자는 이러한 작업 과정이 미미한 변화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짐작했으나, 이는 틀렸다고 한다. 작품의 균형과 읽히는 방식까지 변화했다는 것이다.


글쓰기에서도 퇴고는 필수다. 내 글을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 글 쓴 직후에 읽으면 수정할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책상 위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오가며 읽고, 시간이 여유로우면 하루가 지난 후 다시 읽어본다. 처음에 수정하는 것은 보통 오타이다. 문장이 싱겁다면 대신할 멋진 표현을 떠올린다. 과하게 멋이 들어가 깃을 새운 듯 뽐내는 문장들은 살짝 털어낸다. 퇴고의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 한층 정갈해진다. 분명한 것은 유의미한 발전이 있다.


글쓰기로부터 생각했으나, 창조성은 어디에나 삶의 어디에나 접목할 수 있다. 예술가의 전유물로 느껴졌으나 그들만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는, 창조와 함께 살아온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우리는 모두 예술가라는 것이다.


‘발칙한 예술가들’은 내재한 창조성을 찾을 수 있음을 증명한다. “가만히 멈추어 삶과 창조성, 무수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 나도 지금 그렇게 하려고 한다.” (268p) 나도 지금 화가를 따라, 저자를 따라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나도 가만히 멈추어 내재한 창조성을 찾는 과정에 들어왔다. 나도, 여러분도 예술가다.

 

 

[임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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