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악동뮤지션, AKMU와 나아가는 세대가. [음악]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바라보고, 세상을 향하기까지.
글 입력 2021.08.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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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나라, 어린 나이, 작곡하는 오빠와 아름다운 목소리의 동생.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고 그 관심에 부응하듯 몽골에서 온 남매는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 두 문장만 읽어도 누굴 이야기하는지 짐작했을 것이다. 바로 AKMU (악동뮤지션, 이하 ‘악뮤’)이다.

 

나는 악뮤가 정식 데뷔한 2014년 이후로 오늘까지, 여전히 그들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악뮤의 새 앨범 소식을 들으면 기대되고 자연스럽게 전곡을 재생한다. 그 외 이찬혁, 이수현의 개인 스케줄이나 방송을 챙겨보지는 않고 그들의 노래만 너무 사랑하는 사람인지라 악뮤의 ‘팬’이라고 선뜻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마 나와 같은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션임은 분명하니.

 

7월 26일 악뮤의 새 앨범이 발매됐다. 공개 전부터 화려한 피처링진으로 큰 화제를 불러왔고 나 또한 많은 기대를 했다. 이번 앨범을 들어보니 악뮤의 음악색, 곡의 내용 모두 새삼 예전과는 크게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돌이켜보니 이찬혁, 이수현과 비슷한 또래인 내가 악뮤의 지난 7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듯 그들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지금보다 어렸던 그 시절을 함께 해준 악뮤의 노래들을 추억하고 앞으로 악뮤의 행보를 응원하며, 오늘은 뮤지션 AKMU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첫 정규앨범 PLAY부터 지난 달 26일 발매된 까지, 개인적으로 와 닿았던 곡들을 다룬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는 과거를 추억하는, 누군가는 새롭게 AKMU를 알게 되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시작한다.

 

 

 

1. 시작, [PLAY]

AKMU의 플레이 버튼이 눌린 시작점.


 

개개인이 일상에서 겪는 많은 일들, 그리고 그런 일들에 대한 악뮤만의 생각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악뮤의 정규앨범 중 그 소재가 가장 일상적인 앨범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인지 유독 [PLAY]앨범은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나도 저런 생각 들 때가 있는데”, “이 상황을 저렇게도 볼 수 있구나”하며 공감하고 감탄하던 날들이 떠오른다. [PLAY] 앨범이 발매되던 2014년,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던 나는 1번트랙 부터 마지막 11번트랙 까지 항상 전곡재생으로 틀어 두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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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별> : “저게 인공위성일까 별이었으면 좋겠다”

 

8번 트랙 <작은별>은 [PLAY] 앨범의 내 ‘최애’ 곡이다. 밤에는 휴대폰을 보지 말라던 엄마 몰래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이 노래를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별 이야기라서 일까, 밤에 이어폰으로 눈을 감고 들으면 정말 하늘에 별이 무수히 박힌 어느 초원 밑에 있는 기분이 든다.

 

“인공위성일까 별이었으면 좋겠다”는 가사에는 공감이, 별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나이를 먹은 하늘 눈이 침침할 뿐”이라는 동화 같은 표현에는 “헉” 소리가 절로 났다. 이렇게 솔직하면서도 결국 별은 눈에 안 보일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큰 위로가 되어주던 그런 곡.

 

 

 

2. 머릿속에 봄이 깃드는, [사춘기]

[사춘기] 앨범은 앨범 소개 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몇 자 옮긴다.


 

 
“보통은 사춘기를 10대 한때 지나가는 시기 혹은 예민하고 복잡한 시기로 떠올리지만, 악동뮤지션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사춘기를 ‘생각(思)에 봄(春)이 오는 시기’라는 그들만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중략)… 이번 앨범은 노래를 듣는 당신의 머릿속에 언제나 봄을 깃들게 하는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上 - <사소한 것에서> : “쉴 틈 없는 달리기에 못 보고 간 꽃들”

 

악뮤의 첫 앨범 [PLAY]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면 [사춘기]는 주변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 특히 <사소한 것에서>가 내게 그랬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멜로디 위에 올려진 가사말들. 자신이 선 곳에 있는 사소한 것들이 결국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 변화시킨다는 메시지. 노래를 들으며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내 인생은 제법 행복하고 주변에 감사할 일들이 떠오른다. 이 글을 쓰며 오랜만에 듣고 있는데 한동안 내 플레이리스트에 올라와 있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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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 <그때 그 아이들은> : “지금쯤 턱 막힌 장벽에 날개를 숨긴 그때 그 아이들과 우리의 꿈이”

 

나는 고등학교를 다른 지역에서 다녔고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고등학교 3년 동안 같은 중학교를 다닌 동네 친구들은 전혀 만나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청소년기 3년이라는 시간은 친했던 친구와 어색해지기 충분한 시간인 듯 하다. 노래를 듣고 떠오르는 친구들에게 지금 쉽사리 연락하지 못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때 그 아이들’을 추억하는 이 노래가 특히 마음에 다가온다.

 

나는 오랜만에 만나는 소중한 친구들의 추억에 내가 없다는 사실이 야속할 때도 있고, 몸이 멀어지며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긴 친구들의 SNS를 보며 허탈할 때도 있다. 기숙사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낸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야 만날 수 있는 현실이 때론 밉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잘되길 바라듯 친구들도 잘되기를, 친구들의 하루하루가 평안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때 그 아이들은>은 이런 나의 바람과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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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홀로서기, [항해]


 

[항해]는 악뮤가 20대가 된 후 처음 발매한 앨범이다.

 

실제 이 앨범에서 프로듀서 이찬혁의 의도가 가장 잘 담긴 키워드가 ‘떠나다’라는 것을 보면, [항해]가 악뮤에게 있어 청소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도약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앨범 [항해]는 AKMU 특유의 어리고 순수한 감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느낌을 전한다는 점에서 가장 애정이 간다.

 

사실 [항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1번 트랙 <뱃노래>이지만 보다 악뮤의 성숙함, 그리고 시선의 변화가 느껴지는 건 타이틀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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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별까지 살아가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 “일부러 몇 발자국 물러나 내가 없이 혼자 걷는 널 바라본다.”

   

AKMU의 사랑노래 중 가장 담담하면서도 슬픈 곡이 아닐까. 노래를 들으며 한 소절 한 소절 따라가다 보면 질문을 하게 된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냐고 말이다. 솔직히 내가 과연 ‘사랑’을 해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사를 곱씹으며 듣다 보면 “이런 게 사랑이겠지”싶다.

 

 

 

4.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해, [NEW EPISODE]


 

이번 앨범 [NEW EPISODE]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해 보인다. 내가 글로 적는 것보다는 직접 앨범 소개 글을 옮긴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나, 남들의 기준과 시선, 개인의 아픔 등으로부터 굴복하지 않고 내면의 단단함을 잃지 않고자 하는 의지의 이야기이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함께 희망을 찾고 결국 우리가 꿈꾸는 목적지로 도달할 수 있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이다. AKMU의 첫 번째 컬래버레이션 앨범 [NEXT EPISODE]를 통해 현재 불편함의 시간을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어떠한 시련이 다가와도 함께하겠다는 AKMU의 메시지가 믿음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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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 : “여기 전쟁터에선 이명이 끝나면 비명이 들릴 테니까”

 

<전쟁터>는 가수 이선희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이선희와 이수현의 목소리 합, 몽환적인 느낌의 곡 분위기도 너무 좋지만 가장 좋았던 건 가사였다.

 

 

“몇십 년 후쯤이 되어야 우리는 전설이 될까”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이들이 폭죽이 될까”

“여기 전쟁터에선 이명이 끝나면 비명이 들릴 테니까”

 

 

노랫말처럼 그땐 모두 당연한 일이, 지금은 당연하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일상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조금 더 멀리 생각하면 항상 그래왔다. 우리가 모를 뿐 어딘가는 여전히 전쟁터이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공간이 좁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 사회문제에 대한 나름의 의견이 있었는데 언제부터 인지 관심이 없어졌다. 미디어 매체를 매일 마주하지만 매체에서 전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 친구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웃긴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들을 뿐이다.

 

누군가는 ‘평범’하다고 하겠지만 나 스스로도 내가 변한 게 느껴져서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그러던 중 <전쟁터>를 들었다. 당장 나 하나 문제 없이 지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닌지,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겪고 있는 이 상황이 국제적 재난이라고 하니 내가 있는 곳만 전쟁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잊힌 전쟁터를 우리는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정말 오랜만에 다시 세상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하다.

 

*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바라보고, 세상을 향하기까지.

 

[PLAY] 앨범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이어 [사춘기]와 [항해]로는 친구, 연인… 나의 주변을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 [NEXT EPISODE]는 그런 나의 시선을 이제 더 멀리 세상으로 향하게 한다. 몇십 년쯤 후에는 ‘악뮤세대’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게 내 세대가 아닐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 다양한 시각을 전하는 AKMU의 행보를, 그들이 계속해 만들어 나갈 에피소드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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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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