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클래식은 처음이라

글 입력 2021.07.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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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곡의 정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클래식을 들을 때의 기분, 신비로운 곡의 구성이 좋다. 물론 그 역사를 알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 곡의 작곡가는 누구인지, 제목은 뭔지, 어떤 시대의 클래식인지. 좋아한다는 말로도 충분하지만 좋아하는 걸 자세히 알고 있다면 더 애정이 갈 것 같다.

 

클래식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클래식은 처음이라 입체.jpg


 

'클래식은 처음이라'는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슈만, 리스트, 차이콥스키, 말러, 드뷔시, 피아졸라까지. 시대의 대표 작곡가라도고 할 만큼 대표적인 10명의 음악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본격적으로 음악가의 세계에 빠져들기 전, 책의 서문에 이런 말이 있다.


 

저는 필요한 음들만 사용해서 명징한 음악의 흐름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그러면서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바흐의 음악이 좋습니다. 이처럼 좋아하는 음악가를 알면, 그 사람이 어떤 취향과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음악으로써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근사하지 않은가요? 그 첫 시작은 바로 자기 자신일 테고요.

 

p.17

 


좋아하는 것을 알면 내 자신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할 수 있다는 이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공통 분모가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대화할 때는 분명히 다르다. 예를 들어 나는 영화를 좋아하기에, 상대방도 그렇다면 무척 반갑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이 가진 느낌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취향을 안다는 것은 이토록 즐거운 일이다. 그것이 예술로 비유 된다면 대화가 얼마나 더 즐거울까.

 

 

 

쇼팽을 좋아한다


  

나는 쇼팽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에도 쇼팽을 가장 먼저 펼쳤다.

 

피아노를 연습할 때도 쇼팽의 음악을 찾게 되었고, 쇼팽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의 음악은 피아노로 낼 수 있는 가장 멋진 소리라고 생각하며, 깊은 곳을 찌르는 듯한 감정이 든다.


 

누군가 사무치게 그립다면 쇼팽의 음악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p.138

 

 

쇼팽은 피아노 연주곡만 200여곡을 작곡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두곡의 피아노 협주곡조차 오케스트라를 부수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마치 쇼팽은 피아노만을 위해 살다간 사람처럼 느껴진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 모국에 대한 애절함,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병으로 떠난 짧은 생애로 어쩐지 슬픔이 많을 것 같은 그의 모습이 음악에서도 느껴진다.

 

 

 

클래식은 처음이라


 

'클래식은 처음이라'를 통해서 열명의 작곡가와 만날 수 있었다.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보따리처럼, 이름 그대로 처음 만나는 클래식의 주제에 적합했다. QR코드를 따라 음악가들의 음악을 들으며 더 풍부한 내용으로 전달 될 수 있었다.

 

짧지만 강력하게,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클래식이 낯선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스며들 수 있는 이야기라 좋았다.

 

 

131.jpg

 

 

++

 

클래식의 역사를 수놓은 음악가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클래식은 처음이라>에서는 서양음악사에서 꼭 알아야 하는 열 명의 음악가들을 두 가지 기준에 근거해서 선별했다. 첫 번째 기준은 음악가이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시대를 뛰어넘는 자기만의 비밀병기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사람만의 고유한 가치가 있었는지 여부다. 두 번째 기준은 클래식의 역사적 맥락을 짚고 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가인지 여부다.
 
이 두 가지 기준으로 책에서는 바로크 시대부터 낭만주의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마다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10명의 음악가―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슈만, 리스트, 차이콥스키, 말러, 드뷔시, 피아졸라―들을 엄선하여 그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생과 대표작들을 소개한다.
 
특히 열 명의 음악가들의 삶을 저자가 자신만의 관점에서 정의하는 대목들은 이 책이 다른 클래식 교양서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를테면 저자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바흐는 자기 삶에 닥친 거대한 상실(부모의 이른 죽음과 일찍부터 생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 처지)을 '성실함'이라는 덕목으로 채워나가며 음악가이자 생활인으로서 어떤 흔들림도 없이 우직하게 살았던 인물로 재해석된다.
 
독자들은 저자의 이와 같은 해석을 바탕으로 왜 그가 '서양음악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는지, 생전에 1,000여 곡이 넘는 곡을 작곡해낼 수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음악 이론과 지식'이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로 서양음악사의 큰 맥락을 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또한 본문에서 언급된 클래식 곡들을 독자들이 지체 없이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음악가들의 대표곡이 비중 있게 언급되는 지점마다 해당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 링크 주소를 QR코드로 만들어 삽입하여 책의 실용성을 더하였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연주자(피아니스트)의 관점에서 엄선한 150여 곡의 클래식 명곡 추천 플레이리스트는 어떤 곡부터 들으면 좋을지 고민스러운 초심자들에게 소중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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