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엄마와 나의 사이

글 입력 2021.07.0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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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JTBC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다.

 

아동심리 전문가인 오은영 박사와 신애라, 정형돈, 장영란, 홍현희 등 4명의 MC가 함께 진행하는 방송이다. 매주 육아에 대해 고민을 안고 있는 부모가 출연해, 그들 가족의 평소 모습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고 직접 부모와 아이의 속마음을 듣는다. 그 후에는 오은영 박사가 원인을 분석한 후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리고 해결책을 이행하려는 부부의 노력에 부응하듯이 점점 가까워지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방송은 끝난다.

 

이 방송을 볼 때마다 항상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람의 성격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당연한 사실인데도 매번 놀라게 된다. 아무리 피가 통한 가족이라도 개개인이 항상 비슷하지는 않다. 비슷하기는커녕 너무나 다른 성격에 힘겨워하는 부모와 아이가 많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방송에 출연한 부모들은 모두 자식을 사랑한다. 그러니 방송 출연도 불사할 만큼 자식과의 관계 회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거다. 하지만 그들이 시도한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해 부모와 자식 관계를 소원하게 하기도 한다. 너무나 다른 기질과 성격 탓에 그들의 사랑과 관심이 오히려 아이에게 억압과 부담으로 다가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엄마를 떠올렸다. 방송에 출연한 아이가 느꼈을 서운한 감정이 과거의 내가 엄마에게 느꼈던 서운한 감정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난 엄마를 사랑한다. 엄마 역시 나를 사랑한다. 열 달 동안 배로 품고, 세상에 나를 내보낸 뒤에는 직접 당신의 손으로 나를 키워주셨다. 피가 섞여서 그런지, 나를 그만큼 오래 봐서 그런지, 아니면 성격 형성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유아기에 나를 키운 사람이 엄마여서 그런지 나는 엄마와 많이 닮았다. 특히 성격이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엄마와 함께 있을 때 가장 본연의 내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이보다 편안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완벽히 똑같은 사람은 없는 것처럼 우리 역시 다르다. 현실적인 면이 강한 엄마에 비해 나는 감정적인 면이 강하다. 그래서 나는 엄마의 태도에 서운함을 느낀 적이 종종 있었다. 내가 원했던 것에 비해 엄마의 반응과 감정적 교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엄마 눈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 것에 너무 깊이 골몰하고, 깊은 감정적 호소를 보내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면 쉽게 넘길 수 있었던 ‘다름’이 유독 엄마와의 관계에서는 나에게 상처로 다가왔다. 이제 갓 세상에 나와 인간관계와 사회를 배워가는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상처를 받았던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끝에 나는 한 가지 다짐을 했다. 바로 엄마의 태도를 닮지 않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양육자로서 엄마가 보였던 특정 자세와 행동을 하지 않기’였다. 내가 엄마에게 느꼈던 서운함을 다른 사람이 (훗날 자식이 생긴다면 그 아이도) 느끼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어느덧 몇 년이 지났다. 다짐을 마음속에 새기고 또 새기며 나름대로 부단히 노력했는데, 며칠 전에 엄마의 태도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내가 보이지 않기 위해 그렇게 노력해왔던 부분이 나에게서도 보인다니.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엄마도 어쩌면 나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엄마도 그 모습을 버리기 위해 노력했을 수도 있다고. 엄마가 나에게 보인 그 태도는 분명 나에게 상처를 입혔지만, 그게 엄마의 의지였을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서운한 감정에 매몰된 탓에 어쩌면 엄마의 노력을 애써 보려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성격과 태도를 바꾸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그래,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 쉬웠으면 애초에 저런 프로그램이 생기지도 않았을 거고, 온 세상에는 평화가 가득했을 것이다. 이렇게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앞으로 이어질 엄마와의 관계 속에서 어쩌면 또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내가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 그랬던 것만큼 상처가 마냥 두렵지는 않다. 엄마가 나에게 상처를 주려고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서운함이 생기면 솔직히 이야기하고, 토닥이면서 다시 우리만의 끈끈한 관계를 이어나가면 되지 않을까. 서로의 노력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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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서 아프지만 멀어지고 싶지 않은 엄마,

사랑해!

 

 

[최예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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