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들음'을 경유해 '읽는' 당신의 예술 -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고백과 자각

글 입력 2021.07.0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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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하(何)오?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늘상 제법 무겁게 다가온다. 예술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 있는 문학, 미술, 음악 등의 하위 분야가 그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 동시에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예술 역시 존재론적인 질문을 받는데, 그 답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예술은 자기파괴의 소산일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 예술은 인간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그 무수한 종류의 예술을 바라보는 감상자 역시 예술적이라고 상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명인의 배설물에 보내는 박수 정도로 보는 사람도 있다. 예술이란 삶의 면면만큼이나 다양한 것, 그게 예술에 대한 유일한 정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때때로 배부른 소리 취급을 받기도 한다. 2020년 초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사태 속에서 생존이라는 이름 아래,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철없는 일 취급을 받기도 했더랬다.

 

예술을 당장 먹고 사는 것과 관계없는 것, 배부를 때에야 의미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이 있어야 밥을 벌어 먹고사는 생존의 수단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직 팬데믹이 채 끝나지 않은, 전 세계의 문화 예술 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지 한참 남은 이때 여전한 그 간극을 생각한다.

 

 

 

예술을 ‘들음’을 경유해 ‘읽기’


 

박희아 기자의 인터뷰집인 <직업으로서의 예술가>가 놓여 있는 지점도 바로 이 맥락 위다.

 

인터뷰집은 생존과 삶의 유지를 예술로써 하는 제목 그대로의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26인을 예술 산업 안에서 조명한다. 펜데믹 사태와 수많은 환경 변화 속에서 예술의 위치를 가늠하고, 직업인으로서의 예술가들이 지금 어떤 고민과 뜻을 가지고 있는지를 통해 2021년 현재의 예술을 아카이빙하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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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물성으로 구현해내는 방식이 인터뷰라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직업으로서의 예술가들과 저자의 사이의 인터뷰라는 일차적인 대화에서 저자의 ‘들음’을 경유하고, 그것을 텍스트로 '읽음'으로써 독자는 예술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예술가와는 가볍게 농담을 하듯 핑퐁이 오가는 대화를 해 볼 수 있고, 또 어떤 예술가와는 뭉클함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인터뷰이들의 말을 사려 깊게 들을 줄 아는 저자의 청취 자세가 없었다면, 또 이를 활자로 옮겨 놓은 것을 한 자 한 자 따라가는 독자의 세심한 읽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대화다.

 

 

 

예술의 단면을 엿보는 작업


 

가수, 배우, 음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인터뷰이로 모은 만큼 인터뷰집은 예술에 대한, 그리고 예술가란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다채롭게 펼쳐 보인다.

 

“한 가지 요소가 제 안을 몽땅 채우고 있는 게 아니라 제 안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스펙트럼의 부분 부분이 서로 모여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본문 131p)”라는 음악가 이이언의 대답처럼, 이 인터뷰집은 한 인간의 예술가로서의 면모에 주목하고 그 각자의 요소들로 지금의 예술이라는 스펙트럼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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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술이란 무엇일까. 직업으로서의 예술가에게는 어떤 목표가 있을까.

 

26인의 답은 같기도 또 다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예술은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귀감이 되고 영감을 주는 것”(본문 188p)인 반면, 다른 누군가에겐 “알 것 같으면서도 계속 놓치는 것”(본문 203p)이기도 하다.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누군가가 있는가 하면, 겸손하게 자신을 연구해 온 누군가가 있다.

 

그러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곳에도 정답은 없을 것이다. 이 직업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예술이 있고, 그들의 과거와 현재가 만드는 자세, 그리고 꿈꾸는 미래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답 없음의 미로 속에서 다양한 답들이 주는 좌표는 분명 읽고 들어 볼 만하다. 이들의 진지하고도 다채로운 답들을 만나다 보면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어느 때이건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 것이란 깨달음이 찾아온다.

 

각자가 일궈 온 삶만큼이나 각양각색인 예술의 단면을 만나면서 든 생각이다.

 

 

*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 고백과 자각 -
 
 
지은이 : 박희아
 
출판사 : 카시오페아
 
분야
예술 에세이
 
규격
148×200×20mm
 
쪽 수 : 352쪽
 
발행일
2021년 05월 31일
 
정가 : 18,000원
 
ISBN
979-11-90776-67-7 (03810)



[윤지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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