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가의 브랜드화 [미술]

브랜드로서의 예술가와 퍼스널 마케팅
글 입력 2021.06.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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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브랜드화
 - 브랜드로서의 예술가와 퍼스널 마케팅' 이 뜻하는 바는 예술가가 본인과 본인의 작품의 고유한 정체성과 이미지를 확립해 직접 브랜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 전에, 먼저 '브랜드'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란, 기업과 제품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만든 이미지와 텍스트로 된 상표·로고·색상·슬로건 등이자, 경제적 생산자를 식별하기 위해 지각된 표상의 체계이다. 과거의 브랜드는 기업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한 상표에 불과했지만, 요즘에는 브랜드는 소비자와 시장의 상호작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내기 때문에, 광고와 홍보 및 마케팅과 같은 무형의 서비스는 브랜드화에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의 범위 또한 유형의 상품에서 무형의 서비스(도시, 유명인사, 예술가, 공연, 영화)로 브랜드화의 대상이 확장되어 가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브랜드화가 나타난 배경은 무엇일까?

 

우리는 현재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에는 '자본의 과잉'상태에 이르렀고, 이러한 상태가 더욱 심해지며 우리 사회에서 자본주의로 인한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 이는 미술계에서도 유명 작가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와 자본 축적의 수단으로서 미술 작품을 수집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작가에 대한 맹신과 예술과 비즈니스 관계가 보편화됨에 따라, 예술가는 더 이상 거대한 규모의 미술시장에 기대어 자신의 작품을 마케팅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따라서 예술가가 직접 자기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브랜드화 시키는 것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술가가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브랜드화 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왜' 예술가가 되려고 하는지 깊이 있게 생각하여 '어떠한' 예술가로 포지셔닝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그 후에는 고유한 정체성과 이미지를 확립하고, 독특한 내러티브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술가들이 자기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돋보이게 하려면, '아티스트 자체'에 매력이 있어야 한다.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예술가의 자질에는, 6가지 덕목이 있다. 1)물리성-신체적 매력, 2)사회성-다양하고 활발한 소통, 3)도덕성-인류애와 성실성, 그리고 사회적 가치 추구, 4)인격성-자신감, 적극적, 책임감, 5)감성-감정적, 6)지성-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능력, 창의적인 혁신이 갖춰야할 6가지 덕목이다. 또한 예술가들은, 스스로의 작품을 홍보하고, 작품을 기획하고, 브랜딩하고, 거래하고, 마지막으로 상품화해야 한다. 이는 예술가가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유지하는 '퍼스널 마케팅'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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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예술가는 자기 자신을 브랜딩할 줄 알아야 하는데, 데미안 허스트는 이러한 예술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티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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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허스트는 예술가이자 사업가이고, 전시기획자이자 판매자이고, 브랜드 매니저이자 컬렉터이다. 그는 예술가는 작품 활동만 한다는 예술계의 불문율을 부수며, 많은 이슈를 생산해내고, 자신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구축하고자 하는 예술가이다.

 

그가 구축한 자신만의 고유한 브랜드화 전략을 성공시킨 데에는 크게 3가지 이유로 분석이 가능하다. 먼저, 그가 작품제작 초기부터 계속해서 일관되게 '죽음의 미학'이라는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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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작품 <살아 있는 누군가의 마음에 존재하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은 '죽음의 미학'이라는 주제를 잘 나타내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상어를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넣어 전시한 작품이다. 방부제 속에 넣은 동물의 사체는 '삶과 죽음', 그 경계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나타낸다.

 

데미안 허스트의 브랜드화 전략 성공 요인 두번째는, 탁월한 비즈니스와 홍보 전략이다.  위의 작품과 같이, 그의 작품에는 논란이 제기될만한 부분이 많고, 대중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며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다. 데미안 허스트는 자신의 작품의 고유한 충격성과 파격성이라는 상품성을 보여주고, 광고 가치를 높이며 브랜딩했다.

 

마지막 성공 요인은, 그가 장르를 통합해 미술의 한계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그는 '약'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약품을 맹신적으로 신뢰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죽음을 물리칠 수 있는 현대의 의약품에 대한 존재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작품의 개념을 확장하여 실제로 런던에 레스토랑 <약국>을 개점하며 전시공간에서만 작품을 전시하지 않고, 공간을 확장해서 미술의 한계에 도전했다는 의의가 있다.

 


[김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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