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북공정과 '벨' [문화 전반]

동북공정의 뿌리는 '불안감'
글 입력 2021.06.0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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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벨>. 흑인이지만 운 좋게 백인 귀족 집안의 상속녀가 되어 스스로를 백인 취급했던 한 여성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그녀는 점점 자신은 흑인도, 백인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해나가며 영국의 흑인 노예무역을 근절하는 결정적인 판례가 되었던 재판에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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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동북공정


 

최근 문화계에서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뜨거운 감자다.

 

동북공정이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고유 문화를 중국 문화로 주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드라마는 우리나라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통 음식을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음식인 것처럼 사용하는 등 여러 논란을 빚어 이로 인해 방영이 폐지되기도 하였다. 중국의 동북공정에는 어떠한 심리가 깔려있을까?

 

중국이 중국 외의 동아시아 문화권 국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중화사상, 즉 중국 이외의 국가들을 '오랑캐'로 인식하였던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왜 중국은 동아시아 문화권의 다른 국가들의 문화를 자신의 문화로 포섭하고 싶은 것일까?

 

중국의 역사는 항상 주변의 이른바 '오랑캐국'들로부터 우월함을 증명하는 치열한 과정이었다. 우월함을 증명해야한다는 것은 불안감의 반증이다.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으나 오히려 그렇기에 주변의 이민족들로부터 항상 위협을 받았던 중국은 항상 치열한 분열을 거듭했다

 

 

 

불안감이 낳은 동북공정


 

'동아시아'라는 세계 속에 편입되지 못하고, 동아시아 문화권의 타 국가들과의 진정한 유대관계가 결여되어 있었기에 그 뿌리깊은 불안감은 현대에서도 이어지게 되었다.

 

중국은 중국이라는 국가 혼자서 동아시아 국가들을 모두 포섭하여 자기 자신이 동아시아 그 자체가 되고자 함으로써 그 뿌리 깊은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즉, 무리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끼던 아이 한 명이 자신을 제외한 무리의 모든 아이들을 없애버리자고 결심한 것과 같다.

 

이러한 중국의 불안감은 결국 문화의 '동북공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영화 <벨>의 주인공은 자신이 흑인에게도, 백인에게도 속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해나가고자 하였다. 그를 위해 그녀는 흑인 집단과도, 백인 집단과도 유대관계를 재정립해야만 했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는 중국을 동아시아 문화권의 담론을 통해 다층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바라볼 때, 비로소 주변 국가들과의 유대관계 결여로 그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불안감에 떠는 한 국가의 면모가 조명되며 문화계의 동북공정의 원인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소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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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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