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노력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 노력의 기쁨과 슬픔

노력하지 말라고 하는 유별난 자기계발서
글 입력 2021.05.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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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인생에서 각자의 목표가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끝내야 할 과제부터 인생의 목표까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우리의 통념들을 모두 뒤바꿔버린다. 이 책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느긋함을 가지라고 말한다. 오래간만에 유별난 자기계발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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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노력을 얼마나 들였는가와 상관이 없다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가 가장 어렵다.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기고할 때도 마찬가지다. 텅 비어있는 하얀 공간을 나의 문장으로 가득 채워 넣으려고 생각하면 막막하다. 좋은 첫 문장을 찾기 위해서 고민을 하고 영감이 오길 기다린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할 수는 없으며, 그러려면 평생을 준비해도 모자란다는 것을. 시작하려면 내면에 지니고 있는 자신의 능력을 이끌어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한 글자도 쓸 수 없는 자신에게 절망할 필요가 전혀 없다. 원래 그런 것이니까.

 

우리의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계속하기만 하면 된다. 다음 행보가 어떻든 지금 자신의 위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미래를 위한 결단들은 전부 가상의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되 조금씩 나아지기만 하면 된다."

 

살아있음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고 세상과 연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러니 시작할 필요도 없이 그냥 계속하면 된다는 것아다. 큰 결심을 할 필요도 없다. 글쓰기를 예로 들자면 "잘 쓰는 기술의 비법은 고쳐 쓰지 않고 계속 써 내려가는 것이다. 문장이 조악하고 고르지 못하더라도 거기서 무언가 배울 것이다." 이미 썼던 글을 고치기보단 계속 써 내려가는 것이 낫다고 한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나의 글쓰기는 항상 썼던 내용을 바로 전 문장이라도 계속해서 읽고 고치고 읽고 고치는 퇴고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문장이 느리게 채워지고 표현하고픈 더 많은 문장을 써볼 수 없었던 것이다. 필자도 현재 위의 방법처럼 뒤돌아보지 않고 아래로만 써 내려가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분 좋은 새로운 감정이 든다. 모든 구조를 생각하고 앞뒤 문맥을 파악하고 골치가 아픈 글쓰기를 했었는데, 지금의 글쓰기는 막힘없이 써 내려가는 정말 자유로운 글쓰기를 하고 있다. 글쓰기의 부담이 없었을 적 느꼈던 즐거움이 글 쓰는 내내 느껴졌다.

 

우리는 실수할 자격이 있다.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쓰지 못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걱정을 하곤 한다. 우리가 완벽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일이 쉬워진다. 불완전한 문장을 다음에 오는 문장으로 다듬어가고, 불완전하다는 것에 기대어야 다음 문장을 탄생시킬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자유를 준다.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하기만 하면 된다. 과거의 일들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일이고 미래에 대한 생각이 나 결심은 모두 허상이다. 자신의 위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들을 계속하되 조금씩 나아지기만 하라. 행동에 온전히 몰두하는 것이 행복의 비법이다.

 

 

 

우리는 망설이기 때문에 길을 잃는다


 

두 번째 챕터의 소제목이다. 아니 길을 잃었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 아닌가? 이 책에서는 "희망이나 자신 없이 실패할 게 뻔한 자세로 걸음을 딛는 건 큰 실수다"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 사이에 위태롭게 줄이 걸쳐져있다. 그리고 곡예사는 그 줄을 건너가야 한다. 그에게는 그 줄을 성공적으로 또 편안하게 건너기 위해서 건널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확신 없이 내디딘 한 걸음이 추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나의 두 번째 격률은 일단 하기로 결정한 이상, 설령 그 행동이 의심스럽다 하더라도 마치 평생의 신념이라도 되는 양 엄청난 열의를 가지고 최대한 확고하고 굳건히 따르라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말했다. 일단 결정했으면 그 내용은 중요치 않고 내가 확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점과 단점, 모든 각도에서 살핀 후 선언해야 올바른 결정을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우리에게 시간은 늘 부족하다. 지금 당장도 해는 지고 있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만약 모든 결정들을 살펴보는데 시간을 쓴다면,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질 시간이 없어진다. 데카르트가 말했듯,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기보다는 무엇이라도 선택한 편이 낫다. 행동으로 옮겨진 순간, 그것은 항상 최선의 선택이다. 선택해왔던 당신의 길을 생각해 보라.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선택을 하진 않았을 텐데'하며 후회하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행동과 그 선택이 그 당시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렇게 믿어야 한다. 그러니 우리는 의심을 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선택한 것에 집중하여 그 일을 계속 해나가면 된다.

 

 

 

신은 노력하지 않는다


 

성공은 그것을 격렬하게 갈구하는 사람에게서는 멀어진다. 필자가 볼링을 칠 때 8핀을 쓰러트렸을 때였다. 남은 두 핀까지 모두 넘어트리기 위해서 약간의 떨림과 함께 볼링공을 던졌다. 그러나 볼링공은 핀을 맞추지 못했다. 욕심을 내다보면 손이나 팔에 어느새 힘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이런 주장을 제시한다. '몸이 알고 있다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어도 된다.'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는 피아노를 연주할 때 아름다운 모습으로 유명하다. 피아노 앞에 선 그는 '영접'의 상태에 빠진다. "갑자기 불을 켠 듯 머릿속이 환해지며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상태"다. 이 영접의 상태는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고 있던 힘을 빼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몰입해야 한다.

 

축구선수 지네딘 지단은 프랑스 팀 복귀전에서 마법을 부린 듯 놀라운 경기를 해낸다. 막상 그는 덤덤했다. 경기에 진심으로 몰입했고 재밌게 뛰고 신나게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한다. 성공을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닌 태연하게 몰입했을 때야말로 비로소 영접이라는 기적의 상황이 나에게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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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시중의 자기계발서들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다. 채워 넣는 것이 아닌 비움으로 행복에 더 가까워지는 것을, 힘을 주기보다는 힘을 빼면서 성공에 더 가까워지는 것을 설명한다. 너무 열심히 보려 하지 말고, 무언갈 이루려고 목표를 설정하지 말고, 과도히 생각하지 말고, 의무감에 버티지 말고, 격렬하게 갈구하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노력하지 말고, 그저 편하게 하라고 한다.

 

그렇다고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목표로 삼지 않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간접적 목표들이 있다. 잘못 쓰고 있는 삶의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이다.

 

노력하기에 지쳤다면, 목표를 이루는 법으로 버티기와 애쓰기만 알고 있다면, 조급함보단 느긋함을 요하는 <노력의 기쁨과 슬픔>으로 나의 노력을 다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특별한 노력 없이 목표를 이루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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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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