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시 보는 섹스앤더시티 그리고 그 한계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1.05.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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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의 뉴욕 발음을 너무 따라 하고 싶어 보게 된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드라마의 제목이 그러하듯 성문화에 관한 내용들을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캐리와 그녀의 친구들 사만다, 미란다, 그리고 샤롯을 중심으로 그들에게 일어나는 연애 생활과 더불어 가장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성생활에 대해 보여준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단순히 성인들의 성생활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이 드라마는 당시 미국 사회 속 성별에 대한 많은 고정관념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미혼의 엘리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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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이 드라마는 결혼 안 한 30대들을 매우 매력적인 유능한 존재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겪는 여러 갈등과 사건들을 통해 당시 미국 사회에서도 미혼의 엘리트 여성들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특히 결혼한 친구들이 솔로인 친구들을 멀리하게 된다는 설정이 그 보수성을 보여주는 여러가지 장면 중 하나이다. 미혼 여성들을 마치 남자만을 꼬시고 다니는 비도덕적인 삶을 사는 존재로 보는 드라마 속 기혼 친구들의 시각이 그러하다. 또한 기혼 친구들은 미혼 여성들이 성적, 감정적으로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거나 심지어는 게이 또는 레즈비언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지위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30대가 넘은 미혼의 여성들은 정착하지 못한 불안정하고 비정상적인 존재라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시 미국에서도 여자는 일보다는 결혼을 하고 가정에 정착을 해야만이 궁극적이고도 정상적인 목표를 달성한 존재라는 인식이 팽배했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지위와 능력이 인정되는 단계까지는 되었지만 실제적으로 사회적인 인식은 이를 아직 따라잡지 못한 모습이 느껴졌다.




여자는 감성, 남자는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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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극명하게 대비가 되는 것은 성별에 따른 사랑과 연애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 드라마에서는 첫 회부터 주인공 캐리를 통해 여자가 남자처럼 성적인 관계만을 맺을 수 있는지에 논한다. 이 사고에 깔려 있는 전제는 남자는 사랑 없이도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주인공 캐리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기위해 오직 쾌락만을 위한 관계를 맺는 것을 실천으로 옮긴다. 그러나 결국 이유 모를 씁쓸함과 후회를 하는 그녀의 모습으로 마무리하며 이 드라마는 결국 여성은 감정 없이 육체적 관계를 추구하기 힘든 감수성이 풍부한 존재라는 결론을 내린다.


첫 회 뿐 아니라 이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성별에 대한 차이를 깨보려는 시도들과 그리고 결국에는 깨지지 않는 성별에 따른 성향적 차이를 드러내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드라마 초반부에는 주인공들을 통해 여성도 남성처럼 독립적이고 삶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다. 하지만 드라마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엘리트 여성들도 결국에는 배우자에게 의존하며 결혼과 정착을 할 수 밖에 없는 결론으로 가는 것 같았다.


특히 주인공 캐리와 미스터 빅의 연애가 그러했다. 미스터 빅과 캐리가 결별을 하면 빅보다는 캐리가 더 아파하고 힘들어한다. 캐리는 결별에 대해 매우 가슴 아파하고 후회하는데 비해 빅은 공과 사, 일과 연애를 구분하는 이성적인 모습이 강조된다. 이러한 것을 보면 이 드라마 또한 수동적이고 감정적인 여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느껴진다.

 

엘리트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위치에서의 주체적인 연애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결국 여성은 감성과, 남성은 이성에 연결시키는 사고에 갇혀있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별에 따른 여러 범주의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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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에서는 미란다를 제외한 나머지 세 친구들이 남성이 여성보다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이 옳은 것이며 그렇기에 자신보다 돈도 많고 지위도 높은 남성을 만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있다. 미란다처럼 여성이 훨씬 돈을 잘 벌게 되면 남녀 관계의 균형에 균열이 간다고 보며, 돈을 잘 버는 미란다의 잘못으로 연애가 잘 되지 않는 것이라며 그녀를 몰아갔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사만다를 통해 미혼의 커리어 우먼이 일과 연애 모두 주체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를 보여주는 이미지를 보면 30대 미혼 커리어 우먼에 대한 성적인 고정 관념으로 얼룩져 있었다.


사만다를 남성을 꼬시는 돈많은 여우 같은 여자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만든 것이 그 예이다. 미스터 빅이 여러 여성과 만남을 가지는 경우에는 그냥 남자는 다 그렇다는 내용이 뒤 따르지만 사만다가 그러했을 경우에는 사회적 지위에 위기가 오는 내용이 뒤따른다.

 

아무리 여성의 지위가 높아져도 성적인 면에서 여성을 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남아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


섹스 앤 더 시티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의 삶의 스타일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그래서 더욱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왜냐하면 그녀들의 주체적인 당당한 모습은 많은 여성들이 꿈꿔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이 인기를 얻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이 드라마는 아직도 넘쳐나는 성별에 대한 모순과 한계를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직업을 가지고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주체적인 모습이 여성들에게는 굉장히 특별한 모습이기에 인기를 얻은 점이 그러하다.


또한 끝으로 갈수록 여성들은 낭만적 사랑과 정착을 원할 수 밖에 없으며, 감정적이어서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쉽게 망가진다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여성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되면 그 상대가 아무리 믿음을 주지 못해도 헌신하며 결국 결혼에 이른다는 결론으로 간다는 점에서 씁쓸한 끝맛을 던지는 드라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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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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