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지컬 '창업' - 나라를 처음으로 엶.

글 입력 2021.05.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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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메인 포스터.jpg

 

 

때는 고려 말 정치가 썩고 썩어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고려왕조에 대한 불만이 세상을 뒤덮는다. 이때 정몽주는 고려에 대한 충성심으로 고려를 개혁해서 정치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정도전은 이성계를 옹립해 새로운 왕조를 수립하여 나라를 바꾸려 한다.
 
정도전과 정몽주는 서로의 가치관이 달라 대립하고 이성계는 이 둘과 같이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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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창업'이 사람의 내면을 동물로 담은 메인 포스터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4월 개막하는 뮤지컬 '창업'은 고려의 멸망과 조선 건국에 이르는 역동적인 시대를 뮤지컬화하였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정몽주의 반격과 피살, 조선 건국에 이르는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장군으로써의 위엄 있는 말투와 행동보다는 농담투의 가벼운 느낌으로 말하지만 나라에 대한 충정과 가족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사랑을 묵직하게 그려내는 역은 서범석, 최수형, 강민석이 맡는다. 광나는 사람들의 프로듀서인 서범석은 이번 공연의 출연뿐만 아니라 연출을 맡았다. 고려 말 조선 건국에 이르는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를 선보인다. 대극장과 소극장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여 선 굵은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는 믿고 볼 수 있는 최수형이 또 다른 이성계를 표현한다.
 
망해가는 고려 왕조를 붙잡으며, 단심가를 읊은 고려를 대표하는 충신 정몽주 역은 박상돈, 강동우, 한상훈이 맡는다. 박상돈은 팬텀싱어에서 준우승한 '인기현상' 팀의 멤버로 '최강 바리톤'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그의 두 번째 뮤지컬 출연은 진정성 있는 연기와 노래 실력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성계가 뜻을 펼치는데 적극 내조를 할 뿐만 아니라 남자를 능가하는 카리스마를 겸비한 강씨부인 역은 '프랑켄슈타인', '사의 찬미' 등에서 뛰어난 캐릭터 해석과 안정된 연기로 매 공연마다 찬사를 받는 배우 안유진이 캐스팅됐다.
 
"하늘이 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왕을 만든다"라고 말할 정도로 권위적이며, 과감하고 냉혹한 인물인 태조 이성계의 아들이자, 훗날 태종이 되는 이방원은 박종찬, 윤현찬, 김동형이 맡았다. 그룹 스펙트럼 출신 배우 화랑(본명 박종찬)은 기존 아이돌 모습을 탈피하여 뮤지컬 배우로 본격 활동에 나선다. 뮤지컬 데뷔에 맞춰 활동명을 박종찬으로 바꾸며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웹드라마로 연기 실력을 다진 박종찬의 이방원이 기대된다.
 
뮤지컬 '창업'은 광나는 사람들이 주최, 타임컴퍼니, 예그린씨어터 주관으로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30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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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뮤지컬. 혜화도 반가웠다. 나는 역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차라리 미래를 보고 파악하고 예견하고 예상하고 상상하고 즐기는 편이다. 현재를 베이스로. 전반적인 과거 흐름까지는 파악을 해도, 자세한 사건들은 별로 기억하지않는 편이다.


뮤지컬 <창업>은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을 건국할 때의 시기이다. 이성계와 이방원의 갈등, 정몽주와 정도전 이야기 등으로 되어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난 원본 역사의 자세한 사건들은 잘 모르지만, 큰 틀을 기반으로, 가물가물한 역사 지식을 토대로 이해했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제외한 공연만을 보고 느낀점을 적어보겠다.


신덕왕후를 맡은 안유진 배우님이 제일 멋있었다. 연기도 정말 잘하시고, 메인 주연은 아닌 부주연 정도 조연의 역할이었지만, 나올 때마다 무대를 휘어잡았다. 존재감이 강한 건 이 분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 이성계 케릭터를 맡은 강민석 배우도 좋았다. 개그맨 정준하가 생각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둘 다 이방원, 아들에 대해 모순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그게자연스러웠다. 이상한 애증.


이방원역 박종찬 배우는 (표현은 죄송하지만) 예뻤다. 그리고 아무래도 주인공이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는데, 힘이 대단했다. 소년미도 나고. 안타깝기도 하고. 불안정한 정신을 잘 표현했다. 신덕왕후와 이성계의 힘이 너무 셌지만 그에 어울렸다.


정몽주는 조용하면서도 뒤에서 칼 꽂는 게 너무나 잘 어울렸고, 정도전은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진 않았다. 충성스런 신하였다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돌변했다가. 개연성이 잘 안보였고 공감이 어려웠다. 차라리 정몽주나 정도전의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해서 조미료 역햘을 제대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는 하다. 아무래도 실제 사실을 기반하다보니 각색이나 재해석, 재구성의 한계는 있겠지만, 완전히 노선을 틀던지 완전히 정석으로 가던지 정하는게 나았을 수도 있다. 이몸이 죽고죽어.. 만수상 드렁칡이.. 아는 시조가 나왔다. 이걸 노래로 잘 살렸구나.


너무나 멋있다. 목소리도 좋고 연기도 좋고 노래 등 실력을 말해서 무엇하리. 눈호강과 귀호강을 했다. 한복도 화려해서멋있었고, 무대도 영상을 쏘아서 분위기를 내는 것도. 재해석이 재밌었다. 어 이거 아는 부분인데! 이랬던거 같은데, 이런식으로 풀어나갔구나! 이해가 되었다.


다만 인터미션이 없어서 보는데 조금 힘들었다. 캐릭터를 완전히 극단적으로 해도 좋았을텐데, 완전한 중도가 아니라면. 그리고 이방원이 주인공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방원을 중심으로 집중되게 하면 좋았을텐데. 역사 흐름의 고려 멸망>조선 창업 을 표현하면서 이방원을 보여주려고 하니 초점이 조금 흐린 느낌이 들었다. ‘역사에 남을’ 표현을 많이 써서 후대에서 다시 해석해서 사용했다는걸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창업이라는 단어가 나라를 세운다는 의미로 쓰는 게 아직 어색하긴 하다. 나라를 다시 세움. 정치하는 사람은 얼마나 머리가 똑똑할까. 결단력이 있고, 행동력이 있고, 카리스마가 있고. 역사를 바탕으로 한 사극 공연을 보니까 새롭게 와닿았다. 역사가 그당시에는 현실이었구나. 지금의 현실도 역사가 되겠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자리가, 치열하나 과정을 겪으며 찾아온 곳이구나 생각도 들고. 생생하게 잘 봤다.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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