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역사 속 인물들의 아이러니한 죽음을 담은 '죽음의 춤'

죽음에 대하여
글 입력 2021.05.04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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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하여



‘죽음의 춤’에서는 예측할 수 없이 엉뚱하고 공교롭게 죽음을 맞이한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픈 죽음에 대한 28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부드럽고 둥근 스타일의 일러스트와 함께 글을 배치해 죽음에 대한 슬픔을 전달한다기보다는 언제 코앞에 죽음이 다가올지 누구도 알 수 없으며 인간의 생이란 이토록 가볍게 사라질 수 있다는 허무함과 인생의 아이러니함을 전달해 준다.

 

책의 글쓴이이자 그림작가인 세실리아 루이스는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 이베로아메리카나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고,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츠SVA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석사 학위를 받아 현재 퀸스 대학과 로드아일랜드 디자인대학RISD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을 가르치며 〈뉴욕타임스〉 등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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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책>을 읽기 전, 책 표지에 그려진 일러스트에서부터 황목 종이에 파스텔 혹은 과슈를 얇게 얹어 낸듯한 오묘한 색감과 눈길을 사로잡는 형태 덕분에 그림 작가에 대해서 호기심이 컸는데, 이러한 개성 있고 독자적인 화풍을 만들기 위해 그가 거쳐온 무수한 시간들이 그림에도 녹아들어 있는 것만 같았다.

 

작가 설명에 따르면 그의 일러스트는 에드워드 고리와 로베르 브레송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어둡고 음울한 에드워드 고리의 작품을 생각해 보면 다소 차이가 있으나 에칭 기법으로 긁어내 질감을 표현하는 삽화 스타일로 미루어 보아 위 책의 지은이인 세실리아 루이스 또한 이에 영향을 받아 종이나 천 등의 재질을 살려 작업을 하는 방식이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을 출간했다는 사실 또한 두 작가의 공통점이다.

 

 

나는 탄생도 보았고 죽음도 보았는데 그 둘이 다른 줄만 알았다.

 

-T.S. 엘리엇

 

 

삶과 죽음의 아이러니를 담은 ‘죽음의 춤’의 한 페이지에는 죽음을 맞이한 인물의 이야기를 1~5줄로 짧게 압축한 글과 이와 관련된 심플한 아이콘이 그려져 있으며, 다른 한쪽의 페이지에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가로로 길쭉한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28개의 핵심 이야기를 한 장씩 담아 구성했기에 책 한권을 다 읽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짤막한 글로 구성된 페이지들의 연속이기에 모든 글에는 군더더기가 없이 묵직한 사실과 본질만이 남아있다. 가장 인상깊은 구절은 책을 가장 먼저 펼쳐 보았을때 나오는 T.S. 엣리엇의 글귀였다. ‘나는 탄생도 보았고 죽음도 보았는데 그 둘이 다른 줄만 알았다.’

 

한 줄의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글이었기에 오래 여운이 남은 글이었다.

 

 

 

다양한 죽음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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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죽음의 춤>에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의 다양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담긴 이야기 중 하나인 1998년 콩고에서 일어난 축구 경기 중 벼락이 쳐서 원정팀 전원이 벼락에 맞아 사망한 이야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는데, 종종 사람들이 말하는 ‘복권에 당첨되는 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벼락을 맞는 것보다 힘들다, 살면서 벼락 맞을 확률이다.’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벼락에 맞을 확률은 0.001%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산 속도 아닌 축구 경기장에서 낙뢰 사고가 일어나다니… 확률을 생각해 보면 너무도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죽음에 이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인 것인지, 아니면 신화나 전설, 혹은 전래동화처럼 들려오는 이야기까지 포함한 것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특히 892년에 있었던 이야기까지 담겨져 있기에 더욱 궁금증을 더했다. 모든 이야기에 년도가 쓰여진 것으로 보아 실제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라 생각된다.

 

책을 읽다 보면 중간 중간에 인물과 관련된 삽화가 아닌 2페이지의 풀 배경으로 숲과 사슴, 그리고 사슴을 쫒는 궁사의 그림이 담겨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야기 사이사이에 들어간 이 일러스트의 시작과 끝이 이어져 하나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시작에서 사슴은 불안한 듯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날아오는 화살을 가까스로 피해 도망친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도망치는 사슴을 궁수가 바짝 뒤쫓아 가고,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서는 화살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 사슴과 활을 내려뜨린 궁수의 뒷모습으로 끝이 난다. ‘죽음의 춤’이라는 제목에 맞게 삽화 또한 죽음의 결말을 맞는다. <죽음의 춤>은 짧지만 강렬한 글귀를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 준 도서였다.

 

 

*

 

죽음의 춤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
 
 
원제 : The Book of Extraordinary Deaths
 
지은이 : 세실리아 루이스
 
옮긴이 : 권예리
 
출판사 : 바다는기다란섬
 
분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역사
 
규격
216*140 / 양장본
 
쪽 수 : 80쪽
 
발행일
2021년 04월 16일
 
정가 : 16,000원
 
ISBN
979-11-961389-4-3 (07900)
 
 
[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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