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타인의 친절 - 우리는 모두 누군가가 필요해요

글 입력 2021.04.1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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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누군가가 필요해요"


영화 <타인의 친절>은 두 아들과 뉴욕의 뒷골목, 공립도서관을 전전하는 클라라, 출소 후 러시아 식당에서 일하게 된 마크와 식당 주인 티모피, 식당의 단골이자 간호사, 그리고 타인에게 많은 온정의 손길을 베풀었던 앨리스 등 서로 다른 개인이 어떻게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며 이어지는 관계를 담고 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타인의 친절이 간절하며,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전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두 아들을 데리고 맨해튼으로 온 클라라, 재판과 형의 죽음으로 웃음을 잃은 마크, 모든 일을 잘할 수 있다며 열심이지만 정작 모든 일에 재능이 없는 제프 등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서로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며 삶을 이어나가는 데 꼭 필요한 친절을 베풀어 나간다.


아무래도 영화이기에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기적 같은 일들이 계속하여 이어지긴 하지만, 그 끝엔 타인이 베푸는, 혹은 내가 베푸는 친절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음을 담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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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반부 한 노숙자가 클라라 모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손길을 내미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샤워실에서 울고 있는 클라라의 아들을 그녀에게 데려다주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본다. 하지만 이미 몸도 마음도 지친 클라라는 경계심이 올라가 있었고, 노숙자가 내민 도움의 손길에 방어막을 칠 뿐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녀의 모습에 노숙자는 마음 깊숙이 심어진 울분이 터졌는지 울음 섞인 목소리로 화를 낸다. 과거엔 자신도 가족과 직장, 보험이 있었다며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본 것인데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왜 그러냐며 울분을 토해낸다.

 

그 모습을 보며 타인의 친절이 필요한 사람은 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에게는 타인에게 나눠줄 따스함이 남아있는 동시에 노숙자 또한 타인의 친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가 끝나고 함께 관람한 친구와 왜 하필 뉴욕을 배경을 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공감이 간 친구의 의견은 화려하지만 차가우면서도 날선 이미지의 뉴욕에서 영화처럼 따스한 친절이 이어졌을 때, 그들의 손길이 보다 더 와닿는 효과와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더욱 극적으로 잘 나타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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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타인이었던 사람들이 깊은 관계를 맺으며 마무리된다. 차가운 세상 속에서도 아직은 따스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으나, 그 끝이 친절로 이어진 인간관계로 맺어져 아쉬움이 들었다.

 

특히나 그 인간관계가 연인으로 이어진 점이 그렇다. 클라라와 마크, 그리고 앨리스와 피터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서로 어려운 상황일 때 도움을 주고,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더욱 마음이 갔을 수는 있지만 영화의 마지막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아닌 여자와 남자의 관계로 끝맺음 된 게 아쉬웠다.

 

왜 서로에게 고마운 사람, 든든한 사람 등의 감정을 넘어 연인 사이로 발전하여 로맨스로 끝나야 하는 것일까. 다시금 아쉬움이 든다.


영화는 전혀 연관 없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도움의 손길과 친절을 배푸며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영화인만큼 영화라 가능했던 기적적인 순간들이 그려져 현실성있는 따스함은 온전히 느껴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타인에게 베푸는 손길이 그들의 삶에 어떻게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과 점점 더 차가워져 가는 사회에서 타인, 친절, 따스함이 가지는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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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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