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서로에게 전하는 위로와 치유 - 이소라 온라인 콘서트

이소라 온라인 콘서트를 보며
글 입력 2021.03.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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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감성 싱어송라이터 이소라가 3월 14일(일) 오후 7시 스트로(STRAW)에서 첫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 공연 일정을 번복한 후 어렵게 만난 콘서트로 당초 계획되었던 오프라인 콘서트는 아니었지만 가수 이소라를 온라인 콘서트로 색다르게 만나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달랬던 시간이었다.


콘서트가 시작된 후 부르는 가수의 첫 곡에 대한 궁금증은 한 번쯤 가져보았을 것이다. 필자 또한 콘서트를 볼 때면 매번 어떠한 곡으로 콘서트의 첫 단추를 채울 지가 궁금했다.


이소라 온라인 콘서트를 알리는 시작 전 화면에서 공연장으로 화면이 전환되고 나지막이 기타 선율이 울려 퍼졌다. 이어지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소라는 ‘신청곡’을 첫 곡으로 불렀다.

 

 

”So I turn on my radio

낯선 목소리가 들려오고

And on the radio

슬픈 그 사연이 너무 내 얘기 같아서


Hey DJ play me a song to make me smile

마음이 울적한 밤에 나 대신 웃어줄

그를 잊게 해줄 노래“

 

- ‘신청곡' 가사 

 

 

노래를 가만히 듣다 보니, 어릴 적 라디오를 틀며 사연을 들었을 때가 떠올랐다. 라디오를 들을 때면 사연을 들려주는 시간이 있다. 라디오 DJ가 들려주는 사연은 저마다 다르기도 하고 어떠할 때는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혼자만 느끼는 상황이나 문제라 생각했는데 사연을 듣다 보면 그렇지 않았구나 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의 사연을 통해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나만이 겪는 문제가 아님을 안심하고 공감하는 과정은 때론 위로가 되기도 한다. ‘신청곡’ 노래 가사 속, 라디오 DJ를 부르며 슬픈 사연이 꼭 내 얘기 같다고 말하는 부분과 같이. 그리고, 이번 콘서트의 부제인 ‘위로와 치유’에 맞게.


우리는 저마다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 살고 있지만 코로나 19를 겪고 있는 점 그리고 온라인 콘서트가 열렸던 순간에는 함께였지 않았나 싶다. 서로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실시간 채팅에는 같은 노래를 채팅으로 따라 부르며 서로의 감정을 공유했다.


첫 곡을 시작으로 다소 차분한 노래가 이어졌다.(최근 발매 되었던 곡이자 드라마 OST로 인기를 끌었던 ‘바람이 부네요’와 ‘그대가 어떻게 내 맘에’ 이다.) 이어지는 곡들의 가사를 되새기며 듣다보면 모두 노래로 위로와 치유를 사랑으로 건네는 마음이 있었다.

 

 

“산다는 건 신비한 축복. 분명한 이유가 있어. 세상엔 필요 없는 사람은 없어 모두. 마음을 열어요. 그리고 마주봐요. 처음 태어난 이 별에서 사는 우리 손잡아요.” -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Part9, '바람이 부네요' 中

 

“나 그댈 좋아할수록 나 그댈 의지할수록 커져가는 나의 맘 멈춰지지 않는 나의 맘. 어떤 일이 있어도 그댈 향한 내 맘은 절대로 음 절대로.” - 남자친구 OST Part2, '그대가 이렇게 내 맘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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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가 매력적인 것은 단순히 가수의 노래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가수의 근황이나 가치관 등 다소 tmi같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직접 마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쉬운 대로 팬들은 화면상으로 가수는 실시간 댓글창을 확인하며 짧게나마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다.


데뷔한 이래로 처음 맞는 온라인 콘서트라고 말했던 가수 이소라는 온라인 콘서트라는 색다른 공연에 대한 떨림과 더불어 관객이 있어야 더욱 편하게 노래할 수 있는데 상황상 그렇지 못한다며 아쉬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요즘 자신의 느끼는 어두운 감정을 진솔하게 말하기도 했다. 최근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의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었다. 애착을 가졌던 대상이 사라진다면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콘서트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왠지 모를 쓸쓸한 표정의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또한, 과거 라디오 DJ를 맡으면서 사연자들이 써준 편지와 엽서가 집에 여전히 가득하다는 이야기, 늦은 밤에 시작했지만 라디오를 하면서 즐거웠다는 이야기 등을 언급하며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동안, 가수 이소라가 지내온 상황을 다 헤아릴 순 없겠지만 짧은 몇 마디를 통해 그의 감정을 조금은 짐작할 순 있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에 대해 이해해주고 사랑을 주는 것이 부족한 것 같아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좋은 마음이 생겨요.”라고 말하는 그를 보며, 참 사랑 많고 따뜻한 사람임을 느꼈다.


그리고, 응당 코로나 19 상황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과거와 달리 사람들 사이에 따뜻함이 사라진 요즘을 아쉬워하는 마음에 공감했다. 이야기가 끝나고 이어지는 노래 ‘봄’에서는 감정선이 연결되어 왠지 모를 아련한 마음도 들었다.


 

“요즘의 사람들은 기다림을 모르는지 미련도 없이 너무 쉽게 쉽게 헤어집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원망도 깊어져가요.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또 기다릴 수 있겠죠.”

 

- 6집 눈썹달, '봄' 

 

 

앞서 라디오 DJ를 얘기했는데 잠시 라디오DJ 때 모습처럼 짧은 사연 하나가 소개됐다. 15살 여중생 시절 삶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이소라의 노래를 통해 삶을 다시 잡게 되어 어른이 되었고 현재는 한 아이가 엄마가 되었다는, 자신에게 반짝거리는 삶을 주어 고맙다는 사연이었다.


언젠가 이소라는 한 프로그램에서 ‘노래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 말한 적이 있다. 과거에 언급한 말처럼 자신의 노래를 통해 삶의 끝자락을 생각했던 누군가에게 전환점을 만들어주고 다시 삶을 살게 한 가수. 가수와 팬 모두 서로에게 위로를 받고 주는 모습이 참으로 따뜻했다.


한편으로는, 그의 노래로 많은 사람들이 위로와 치유를 얻는 것과 같이 앞으로도 많은 팬들과 콘서트로 또 다른 방송으로 함께 위로와 치유를 전하고 전달받기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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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맞추어 마음에 봄바람을 불어넣어주는 노래도 선보였다. 보사노바 풍의 ‘청혼’과 재즈 감성을 느낄 수 있는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진실된 사랑을 말하는 ‘Track 3’ 그리고 놀이 공원에서 하는 데이트를 그리게 되는 ‘데이트’를 들으며 마음 또한 분홍빛 가득한 봄을 맞은 것만 같았다.


평소보다 소규모로 이루어진 공연장에서 피아노, 기타, 첼로와 이소라의 보컬이 만나 조화를 이루며 1시간 넘게 진행된 콘서트는 마지막 곡 ‘아멘(Amen)’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종교는 없지만 무엇인가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면 기도한다는 가수 이소라. 그는 아멘 속 가사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래로 전하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첫 별이 뜨면 난 어느새 새로운 시작을 기도해. 나의 평안을 나의 사랑을 별에 기도해. 날 믿기로 해 아멘.”

 

- 4집 정규 앨범 수록곡, '아멘(Amen)' 中

 

 

1시간이라는 시간에 맞추어 노래와 사연을 꾹꾹 담아 콘서트를 구성했을 테지만 아쉬움과 여운이 많이 남았던 콘서트이기도 했다. 특히, 콘서트 중간마다 음향이 자주 끊기는 문제가 있었는데 실시간 댓글 창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함께 경험한 사실임을 알고 나니 많이 아쉬웠다.


온라인상이라 어쩔 수 없는 점은 감안해야 하겠지만 앞으로 온라인 콘서트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도 실시간 댓글 창에 노래 구절을 남기는 등 여운이 가시지 않는 반응이었다.(필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체감상 1시간이라는 시간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짧았지만 몇 곡을 들은 후 다음을 기약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때는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져서 직접 노래를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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