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서로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이소라 온라인 콘서트

글 입력 2021.03.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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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보컬리스트 이소라가 3월 14일(일) 오후 7시 스트로(STRAW)에서 첫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코로나 19로 대면하여 한 공간에서 함께 하진 못했지만, 실시간 댓글 창의 관객들의 열렬한 응원과 댓글로 ‘함께’일 수 있었다. 직장에서 보고 있는 사람, 해외에서 보고 있는 사람, 집 등 장소를 불문하고, 자유롭게, 같은 시간 속에서 감성을 공유할 수 있게 된 건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새로운 바람이다.


방구석에서 편안하게, 그만의 온전한 음색과 숨을 느낄 수 있었고, 온라인이라는 벽을 마다하지 않고 흘러내려 오는 이소라 특유의 감성을 전달받을 수 있어 신기하고, 기분이 몽글몽글해지곤 했다. 시작부터 실시간 댓글 창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신청 곡’으로 막을 올렸다.


‘위로와 치유’라는 공연의 부제를 읊조리던 그는, 위로와 치유를 본인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부른 ‘바람이 부네요.’ 이 곡에서 절절하게 내 마음을 위로받았다. 세상엔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필요하고, 원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함을 생생히 느끼고 싶다.

 

나 또한,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느낀다.


 

산다는 건 신비한 축복

분명한 이유가 있어

세상엔 필요 없는

사람은 없어 모두

마음을 열어요

 

_바람이 부네요, 이소라

 


생일이라는 누군가의 댓글에 그는 생일 노래를 불러주었고, (‘그냥 오늘이 내 생일이다.’ 생각했다) ‘그대가 이렇게 내 맘에’ 와 ‘봄’이 이어졌다. 그는 요즘 쭉 침대에서만 생활한다며, 자신을 몸을 쓰지 않고 뇌만 쓰는 미래형 인간이라고 칭해 관객에게 한 아름 웃음을 선물해 주었다.

 

작은 스튜디오 공간에 첼로, 피아노, 기타 그리고 이소라. 오밀조밀한 무대는 조곤조곤, 따뜻하고 느린 그녀의 말투와 잘 어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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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게 힘들어 노래로 말한다는 그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는 줄기차게 이어졌다. 예쁘다. 아름답다. 충분히 괜찮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예쁜가. 그에 답하듯 이어진 노래 ‘청혼’은 내 방을 한순간에 꽃밭으로 만들었다. 버킷리스트가 생겼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결혼식 축가 곡은 ‘청혼’으로 할 것이다.


졸린 듯 나른한 목소리로 화이트데이를 언급하는 그는 참 묘하게 재밌는 사람이었다. 조곤조곤, 조용히 웃음 선사. 동시에 코로나로 공연이 미뤄지는 그가 오랜만에 노래한다며,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걸 잊고 살았다고 한다.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를 부르는 그의 눈이 조금 슬퍼 보였던 건, 최근에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래하고 싶지 않은 나날들이 계속되고, 기운을 잃고 있지만 자신 스스로 좋아지길 바란다는 그는 노래뿐 아니라 말로 사람을 위로했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게 요즘엔 부족한 것 같아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럴 때면 모든 게 다 잘돼요. 기운이 좋고.” 맞다. 긍정적인 여유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이어 ‘Track 3’을 부를 땐, 채팅창에서 떼창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하나가 되었고, 함께였다.


그의 노래인 줄 오늘에서야 안 ‘데이트.’ 에버랜드 풍경을 가사로 썼다는 말처럼 참으로 상큼하고, 봄바람 내음 나는 놀이공원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 것 같았다. 누군가의 노래를 듣고, 기분 좋은 상상을 단번에 떠올린 건 실로 오랜만이다. 과장 없이, 그는 정말 아티스트였고, 천국을 상상하게 하는 음색을 가졌다 생각했다.


 

휴일 아침에 놀이 공원 푸른 동산 해는 쨍쨍

구불구불 미로를 돌아 신나는 여행을 떠나요

(랄라라 라라리 나나 랄라라리 라나나)


풍차가 도는 조각 공원 곱게 수 놓인 튤립 꽃

모로코풍의 궁전 지나 뱅글뱅글 회전목마들

하늘엔 싱싱 애드벌룬 붕붕 나르는 커피잔

분수대 시원한 오후 지나 까만 밤하늘 불꽃 퓽퓽

 

_데이트, 이소라


 

눈 깜짝 할 새 지나간 시간은 마지막 곡으로 관객들을 인도했고 ‘아멘’으로 막을 내렸다. 끝이 없는 미련들, 소리 없는 바람들. 나의 어둠 속에 빛 되도록 별에 기도해, 다 잊도록 해. (‘아멘’ 中) 우울할 땐 별을 찾아가야겠다. 별에 말하고 별에 기도해 다 털어내야겠다. 감성을 흠뻑 적신 에코의 잔상을 끝으로, ‘신청 곡’ MV와 '아멘'이 흘러나온다.

 

관객들은 못내 아쉬워 채팅창에서 가사를 따라 불렀고, ‘좋은 밤 되세요.’라는 서로의 안부들로 끝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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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이었다면 가능했을까. ‘좋은 밤 보내라’는 말을 익명의,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전할 수나 있었을까. 코로나가 쏘아 올린 공이 서로를 그립게, 보고 싶어 응원하게 만들었다.

 

공연장이라면 ‘고화질’로 담기지 않을 아티스트의 세심한 표정과 감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아주 조금의 음향 문제는 있었지만, 방구석에서 라이브로, 그것도 고화질로 누릴 수 있는 단계에 천천히 들어서고 있다는, 공연계의 새로운 시도이기에 응원하고 싶었다.


중간에 라디오처럼 읽어 내려간 사연이 일요일 밤을 물들였다. “이소라 씨의 노래를 듣던 여고생은 이제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됐습니다. 그때, 힘들었던 저에게 반짝거리는 삶을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이소라, 그에게 걸 맞는, 하나도 아깝지 않은 칭찬이었다. 따뜻하고 때론 상큼한 음색 안에 담긴 용기와 치유는, 그 날의 관객들 모두가 전달받았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듯 그도 관객으로 인해 치유되길 바란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면서 만나는 귀한 인연들이다. 아프지 않게, 상처 주지 않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한동안 그의 음악과 온라인 콘서트의 감성과 분위기를 되뇔 것 같다. 기분 좋은 일요일 저녁이었다.

 

 

[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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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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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기사 중간에 노래 제목이 틀려있어서 수정 부탁드립니다.
      그대가 어떻게 내 맘에 -> 그대가 이렇게 내 맘에

      생일이라는 누군가의 댓글에 그는 생일 노래를 불러주었고, (‘그냥 오늘이 내 생일이다.’ 생각했다) ‘그대가 어떻게 내 맘에’ 와 ‘봄’이 이어졌다. 그는 요즘 쭉 침대에서만 생활한다며, 자신을 몸을 쓰지 않고 뇌만 쓰는 미래형 인간이라고 칭해 관객에게 한 아름 웃음을 선물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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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인사이트
    • 기사수정세심한 확인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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