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To. 3월을 앞둔 나에게 [사람]

야망이 없으면 뭐 어때
글 입력 2021.03.0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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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상처가 되는 말을 들었다.

 

여기에 구체적인 내용을 적을 수는 없지만 누군가 내 삶을 임의로 판단하고 있었다. 내 현재 모습이 그런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초라한가 싶어 속상했다.

 

여태까지 적어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조금 부족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아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나 역시 남의 인생에 내 주관을 개입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관계에 임해왔다. 그래서인지 상대 역시 당연히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 짐작하고는 했다. 하지만 우연히 알게 된 누군가의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아 상당히 슬펐다.


나는 올해로 26살이 되었다. 내가 나이를 언급하는 이유는 진로 문제가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타인의 크고 작은 성취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는 때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고 나서의 5-6년을 치열하게 보낸 친구들의 경우 대개 나름의 무언가를 이루었다. 대단한 일이다. 나 역시 주변인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으면 그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에 진심으로 축하해주고는 한다.


그러나 그러한 달성을 해냈다 해서 남들보다 두드러지게 괜찮은 인생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삶은 애초에 비교대상이 아니지 않은가. 그 누구에게도 타인의 삶의 형태를 깎아 내리며 자신의 것이 그보다 나은 인생이라 이야기할 권리는 없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워낙 제각각이며 다양할수록 아름다운 법이기 때문에.


나는 적어도 직업에 있어서는 야망이 없는 사람이다.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겨 얼떨결에 대학원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 분야에서 대단한 무언가를 기필코 이루고 싶다는 욕망은 부재한다. 그냥 잘하지 않으면 잘하지 않는대로 내 위치를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래서 석사를 졸업하고 난 뒤 나의 목표는 굳이 이름난 일터가 아니더라도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잃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는 내가 하게 될 일을 하찮다 이야기 할지라도 당사자인 내가 그렇게 바라보지 않으면 된다.


실은 이 문제로 한동안 계속 고민했다. 학부때는 배우는 내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기분이었다. 성적에 맞춰 큰 고민 없이 과를 고른 탓이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타과의 수업들을 청강하고 전혀 다른 분야의 복수전공을 시도하며 적성을 찾으려 애썼다. 그리고 결국 마음이 동하는 필드를 찾아 지금은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돈과 직결되는 실용적인 학문은 결코 아니기에 다들 기존의 전공보다 배고픈 길이 될 게 뻔하다며 말렸지만 나는 내가 내린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그 숫자만으로 살아있다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마음이 즐거운 인생을 사는 게 소원이다. 그러려면 더욱이 매일 내가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일종의 충족감 없이는 태생적으로 심적 평온을 누릴 수가 없다.

 

다행히도 부모님 역시 나의 이러한 성향을 존중해주셔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적어도 문화예술 업계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싫어지지 않는 이상 단순히 경제적 이유만으로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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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월의 마지막 날이다. 개강을 정말 코앞에 두고 있다. 지금 시기를 지혜롭게 넘기며 조금씩 성장하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을 다치는 횟수가 적도록 심적으로 더 단단하고 싶다.

 

Dreams come true라는 무지개 장미의 꽃말처럼, 내면에 품은 소망들에 보다 가까워지길 바라며 우리 모두 3월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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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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