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으로 이끄는 시집 한 편 -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 [도서]

희망하라, 사랑하라,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글 입력 2021.02.2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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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요즘이다. 기온이 올라감과 내려감의 폭이 큰 탓에 날씨예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밖을 나가면 쉽사리 감기에 들 것만 같은 그런 날씨다.

 

이런 날씨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자연스러운 감정일 뿐일까. 원인을 잘 모르겠지만 요즘 같은 날씨는 꼭 나의 감정과 같은 기분이 든다. 최근 들어 감정의 요동이 잦은 탓이다. 이런 감정은 여러 번 경험해보았던 터라 나름의 방도는 갖고 있다. 즉, 시집을 꺼내드는 것이다.


꺼내든 시집은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나태주 시인이 엮은 시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에 이어 이번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라는 책을 읽는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요즘,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반영하듯 나태주 시인의 엮은 시집 두 권은 모두 ‘위로’와 ‘희망’을 테마로 한다.

 

그리고 이번 시집은 더 나아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말한다. 먼저,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는 나태주 시인에게 시는 힘겨웠고 춥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시인을 위로하는 안식처이자 시를 통해 나약해진 신체를 일으키고 메마른 마음을 달래주는 버팀목이었다.


나태주 시인은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의 자신을 살아가게 한 시들을 소개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 울고 있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감정들로 자신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사람들 등에게 이 시를 건넨다.

 

시를 통해 잠시 잃어버렸거나 놓쳐버렸을지도 모를 사랑이라는 감정이 다시금 피어날 수 있도록 시라는 약을 처방한다.

 

"울고 싶은 당신에게 이 시들을 드리고 싶습니다. 목마른 당신, 외로운 당신에게 이 시들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도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시들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시들이 당신에게 잃어버린 사랑을 데려다줄 것입니다. 당신 마음의 평안과 기쁨을 더불어 약속해줄 것입니다. 당신을 대신하여 기도가 되어줄 것입니다. 시가 사람을 살리는 좋은 약이라는 믿음을 나는 한순간도 놓아본 적이 없답니다." (5-6p)

 

 

행복


행복을 찾아 헤매는 동안

그대는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그대 것일지라도

 

이미 잃어버린 것을 안타까워하는 동안 

그대는 목표를 가지고 쉼 없이 달리지만

무엇이 평안인지 알지 못한다.


모든 소망을 단념하고

목표와 욕망도 잊어버린 채

행복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을 때


행위의 물결이 그대 마음에 닿지 않고

그대 영혼은 비로소 쉬게 될 것이다. 


헤르만 헤세

 

 

행복을 말하지 않을 때 행복이 다가온다. 참으로 모순되게도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오히려 행복과 멀어지게 된다. 행복하고 싶다는 말은 즉,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의도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본질이 흐려져버리는 셈이다.

 

행복을 갈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바를 하나씩 이뤄나가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때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게 아닌가 싶다.

 

 

청춘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한다.

장밋빛의 용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굳센 의지, 풍부한 상상력, 타오르는 열정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에서 깊은 샘의 청량함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따르고 싶은 마음을 물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70세 노인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꿈을 잃어버릴 때 마음은 늙는다.

세월은 주름살을 늘려주지만

열정을 잃으면 곧 마음이 시든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에 떨어지고

정신은 가벼운 먼지가 된다.


70세든 20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이에 끌리는 마음, 어린애 같은 미지에 대한 호기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그대에게도 나에게도 마음의 눈에 보이지 않는 편지함이 있다.

인간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과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충분히 젊다.


영감이 사라지고, 정신이 미궁의 눈에 덮이고,

비통함의 얼음에 갇혀 있을 때

20세라도 인간은 늙는다.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그 사람은 청춘으로 살 수 있다. 


사무엘 울만

 

 

나 또한 나태주 시인처럼 자기 안에서 가능성을 찾으면서 인생의 이정표로 삼고 지레 겁먹기보다는 과감하게 자신의 인생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청춘은 나이가 적고 많음으로 기준을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나이가 젊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삶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마음의 나이는 이미 청춘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채워나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청춘이 아닐까. 이따금씩 마음의 나이가 청춘이지 못할 때마다 두고두고 읽어볼 시다.

 

 

그런 길은 없다


아무리 어두운 길이라도

내 앞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내 앞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이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길을 가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메기 베드로시안

 

 

내가 현재 겪고 있는 감정이 나 혼자만 겪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 어떤 누군가도 겪었을 감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읽는 내내 누군가가 옆에서 함께 있어주는 듯한 기분이 드는 시다.


시집을 모두 읽은 지금, 어떤 시는 과거를 회상하게 했고, 또 어떤 시는 현재 나의 감정을 위로해주었고, 또 다른 시는 미래를 나아갈 힘을 주었다. 희망하고 사랑하고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나태주 시인의 따뜻한 말처럼 이 시집을 읽는 당신에게도 그 메세지가 전해지기를, 잠시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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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

- 바람이 계절을 바꾸듯 곧 좋은 날이 온다 -

 


엮은이

나태주


출판사 : &(앤드)


분야

외국시

명시모음집


규격

117*198㎜


쪽 수 : 264쪽


발행일

2021년 01월 29일


정가 : 14,500원


ISBN

979-11-91209-80-8 (03810)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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