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솔직해질 용기 - '원더'와 '플립' [영화]

글 입력 2021.02.2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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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존재는 그 자체로 기적(wonder)이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제 막 10살이 된 ‘어기’는 선천적인 안면 기형을 가지고 태어났다.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홈스쿨링을 받아오던 어기는 엄마의 권유로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어기의 외출 필수품은 우주비행사 헬멧이다. 어기의 꿈이 우주비행사이기도 하지만, 헬멧은 어기의 얼굴을 가려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해 주었다. 영화 ‘원더’는 헬멧 속에 숨어 살던 어기가 용기를 가지고 세상과 마주하게 되면서, 불완전한 사람들도 이미 존재 자체로 기적임을 증명해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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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어기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기의 친구인 잭, 어기의 누나인 비아, 비아의 친구 미란다의 시점을 통해서도 그들의 사연이 전개된다. 이들 역시 어기처럼 헬멧을 쓰고 있다. 단,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잭은 가난한 형편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고 있고, 비아는 부모님의 관심이 온통 어기에게 쏠린 탓에 외로움을 느끼며, 미란다는 화목하지 않은 가정을 숨기려다 거짓말을 해버린다. 이들 역시 남들에게 보이기 싫은, 자신의 흠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보이지 않는 헬멧 속에 꼭꼭 감춰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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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로, 영화 ‘플립’이 떠올랐다. ‘플립’ 역시 내가 여러 번 반복해서 봤을 정도로 좋아했던 영화이다. 둘 다 아이들의 눈으로 이야기를 풀어 내서 그런지, 비슷한 감정선에 비슷한 결을 가진 영화처럼 느껴졌다.
 
두 영화로부터 공통적으로 와닿았던 건 ‘솔직함’의 힘이었다. 솔직해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혹은 무언가를 감추고 싶거나, 오히려 인정받고 싶어서, 자존심을 세우고 가시 돋친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의도치 않게 본심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플립’의 ‘줄리’는 솔직하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사람들로부터 별나다는 평가를 받을지 언정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소신 있게 지킨다. 감정에 솔직했기 때문에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고, 그의 생각에도 꼬임이 없이 명확하고 담백하다.
 
‘원더’의 아이들 역시 각자가 받았던 상처들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관계에서도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스스로의 불완전한 모습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관계에서 저지른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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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두 영화 속 아이들이 솔직할 수 있었던 것에는 부모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플립’에서 줄리의 가족이 ‘브라이스’의 가족보다 화목했던 이유엔 어른들의 솔직함도 한몫했을 거라 본다. 브라이스의 아빠는 내면의 열등감과 곪아있는 상처에 솔직하지 못해 매사에 남을 업신여기며 비관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줄리의 부모님은 줄리의 앞에서 다툰 날 밤, 줄리의 방에 찾아가서 솔직한 심정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더’에서 어기의 부모님 역시 아이들을 다그치기보단 그들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를 거듭 일깨워준다.
 
이처럼 영화는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솔직함이 필요하며,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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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와 ‘플립’은 누군가에겐 뻔한 영화일지 몰라도, 나에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솔직함’ 외에도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영화다. 불완전한 우리는 이미 그 자체로 기적인 사람들이기에, 관계에서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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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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