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왜 도시를 그리워하는가 [미술/전시]

글 입력 2021.02.20 21:5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본 적 없는 시간의 의미 오렌지빛 압구정을 걸어

간 적 없는 공간의 의미 서로의 존재를 느껴 90’s love

 

- NCT U <90's love>

 

 

우리는 점차 촌락보다는 도시를 더 그리워한다. 젊은 세대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를 막연히 그리워하고, 아련해한다. 도시는 갈 수록 휘황찬란해지고, 우리는 그런 도시에 흡수되어, 빌딩 숲을 '예쁜 야경'이라고 칭하고 있다.


[크기변환]217e4a3d4304577ee794ea392700dfd3.jpg

점차 도시의 일부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런 도시에서 느껴지는 도시 감수성을 다룬 전시회가 있다. 전시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한다.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대도시와 정신적 삶'에서 '외롭고 고립된 개인, 강한 사회적 유대를 상실한 장소'로 거대 도시의 문화를 이야기했다. 짐멜은 도시의 탄생으로 인해, 인류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문화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도시 감수성이란, 거대 도시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 문화 현상 중 하나이다. 태어날 때부터 도시와 함께 성장해온 새로운 세대들은 더 이상 자연과 촌락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히려, 화려한 네온사인, 빌딩 숲, 대중교통 수단 등에서 향수를 느낀다.

 


[크기변환]KakaoTalk_20210219_153042795_02.jpg

 

 

이 전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감수성에 주목한다. 시티팝, 레트로, 뉴트로 같은 문화가 현 세대의 트렌드가 된 이유 역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막연한 그리움에 기인한다.

 

 

 

시각적으로 도시를 표현하다


 

[크기변환]KakaoTalk_20210219_153042795_13.jpg

 

 

도시를 연상하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인 '빌딩'을 묘사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빌딩에 비친 빛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다. 빌딩의 표면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노동의 현장을 떠올리게 되어 어딘가 씁쓸한 작품이다.

 

지하철역 앞이라면 꼭 밀집해 있는 빌딩들은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특별한 대상이 아니다. 그저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꼭 지나다니는 공간정도가 되겠다. 그런 일상적인 대상을 화려하게 표현했고 그로 인해 새로운 시야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작품이다.

 

 

 

핑크빛의 역설



[크기변환]KakaoTalk_20210219_153042795_09.jpg

 

 

청춘의 삶을 표현하는 핑크빛은, 나수민 작가의 작품에서는 역설적으로 사용된다.

 

나수민 작가의 작품에서의 핑크는 청춘들의 노동 현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도구로 사용된다. 청년들은 학자금을 갚기 위해,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편의점, 노래방, 카페 등 수많은 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순간마저도, 누군가는 젊은 시절의 노력이라며 미화시키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보다 현실적으로 청년들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미디어 아트로 다채로움을 더하다


 

[크기변환]KakaoTalk_20210219_153042795_06.jpg

 

 

이 전시회에서는 특히 아날로그TV들을 이용하여, 도시 감수성을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크기변환]KakaoTalk_20210220_221051564.jpg

 

 

위 작품은 아이폰의 화면녹화 방식을 활용하여, 녹화된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현대인의 핸드폰을 표현한다. 이는 실제로 현대인의 핸드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크기변환]1600953670812.jpg

 

[크기변환]1600953707030.jpg

 

 

도시의 발달 이후 sns 서비스 또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sns세계에 갇혀 진정한 소통과 단절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영상은 자신의 sns에 표시되는 좋아요 개수, 댓글 개수에 혈안이 되어, 타인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강박을 느끼는 사람을 보여준다. TV를 통해 상영된 다른 영상에서는, 자신의 일상의 하이라이트, 긍정적인 부분만을 공유하려다 이중적인 삶을 살게 되는 사람을 표현하기도 했다.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면대면 소통은 약간의 부가적인 것이 되어버렸고, 간접적인 소통에만 의존하는 현대인들은 고립된다. 이들은 굳이 외출을 하지 않아도,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로 인해 진정한 소통을 상실한다.

 

 

 

과거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크기변환]KakaoTalk_20210219_153042795_03.jpg

 

 

도시의 획일화, 여유가 사라진 일상, 소통의 단절은 현 세대를 과거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으로 이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젊은 세대들은 자신이 겪어보지도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고 그 시대에 대한 일종의 향수를 느낀다. 단순히 이들의 취향이 복고풍에 가깝다기에는, 레트로 열풍이 세계를 강타했기에 더욱 주목할 만 하다.

 

점차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 나 하나 챙기기도 버거운 현실, 거기에 COVID-19까지, 보다 더 타인을 의식해야 하고 여유로운 일상은 사치라고 여기게 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사람들은 비교적 풍족했고 평탄했던 과거를 그리워하게 된다. 취업 걱정도, 대학 진학 걱정도 현재보다 덜했던 80-90년대는 젊은 층의 여유로운 삶이 가능했다. 그 마저도 IMF로 인해 사라졌지만.

 

만족스러웠던 시대에 청년이었던 이들은 2000년대, 2010년대에 중년층에 접어들어, 순탄했던 과거를 그리워한다. 이들의 영향을 받은 젊은 세대들은, 자연히 어른들의 과거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 심지어 아련함까지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하지만, 청년들은 비교적 '좋았던 때'에 존재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현 세대들은 도시 감수성과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게 된다.

 

 

[크기변환]KakaoTalk_20210219_153042795.jpg

 

 

현대인들은 쉬는 방법을 잊을 정도로, 앞만 보고 달리는 상황에 처해있다. '번아웃'을 달고 사는 그들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걸까.

 

하늘을 꽉 채운 별들 대신 도로를 꽉 채운 차들의 헤드라이트들에 만족하는 청춘, 일과를 마치고 나와 네온사인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것이 익숙해진 현대인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 사람들.. 이 중에 당신이 해당된다면, 이 전시회를 추천한다.

 

 

[강유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48575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1.12.08
Copyright ⓒ 2013-2021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