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온라인으로 하는 비대면 데이트는 어떠세요? - 피식대학 'B대면 데이트' [드라마/예능]

이상한 중독성을 가진 5명의 남자들
글 입력 2021.02.20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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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인재 육성 및 연구의 메카 '피식대학'


 

먼저 ‘피식대학’이란 개그 유튜브 채널을 간단하게 소개해보려 한다. 2019년 3월에 개설된 ‘피식대학’은 KBS와 SBS 출신 개그맨 3명(김민수, 정재형, 이용주)이 결성한 채널이다. 주로 몰카나 콩트를 선보이는 그들은 샌드박스 소속으로 현 구독자 수는 60.5만 명 (2021년 2월 19일 기준)이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다룬 피식대학 오리지널 콘텐츠가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오늘 다룰 ‘B대면 데이트’ 역시 그중 하나이다. 완전히 다른 컨셉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서로 연결되어 피식대학 유니버스를 창조하기도 한다.

 

기존의 ‘05학번 이즈 백’, ‘한사랑 산악회’도 각 시대만의 감성과 향수를 잘 표현했지만, 그들의 폭발적인 역량을 보여준 건 코로나 19에 발맞춘 온라인 소개팅 콘텐츠인 ‘B대면 데이트’이다.

 

 

 

B급 남자들의 감성 비대면 데이트


 

소개팅 남성들은 다단계 직원, 카페 사장, 중고차 딜러, 언더그라운드 래퍼, 재벌 3세로 총 5명이다.

 

그들은 가상의 여성과 영상통화로 소개팅을 진행한다. 콘텐츠는 출연자 인터뷰, 1:1 데이트, 2:1 데이트, 퇴근길 데이트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2:1 데이트에서는 알지 못했던 캐릭터의 성격이나 태도를 새롭게 알 수 있다. 어떤 캐릭터들이 조합되냐에 따라 영상의 분위기가 판이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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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현실에서 만나기 싫은 최악의 남자’ 유형에 속해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개팅에서 상대가 질색할 만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이퍼 리얼리즘이라 부를 만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설정, 디테일한 연기, 개성 있는 헤어 스타일링 등이 합쳐져 채널명에 걸맞은 웃음거리를 선사한다. 원테이크로 촬영되는 영상임에도 10분 이상 막힘없이 이어나가는 대사는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콘텐츠에 진심인 그들은 부캐 전용 인스타그램까지 개설했다. 피드에는 각 캐릭터의 특성과 감성이 잘 담겨있다. 또한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보인다.

 

간혹 현실을 자각할 때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 킬링 포인트로 꼽힌다. 인스타그램의 장점을 잘 이용했기에 캐릭터의 정체성이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존재할 법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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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소개팅 남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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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재호/33/다단계 (정재형)

 

‘NU LIFE’라는 다단계 회사 직원이다. 전 직급은 디스트리뷰터, 현재는 시니어 파트너를 맡고 있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2:8 가르마를 고수한다. 또랑또랑한 목소리, 정확한 발음, 전형적인 사기꾼 말투, 에너지 넘치는 성량을 가지고 있다. 자기 어필보다는 회사 제품을 파는 데 더욱 힘쓴다. 심지어 다른 남성에게도 다단계를 권유한다. 함께 미래를 설계하자는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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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준/34/카페사장 (김해준)

 

커피를 좋아해서 에티오피아에 유학을 갔고, 그 덕분에 카페 사장이 되었다. 이 때문에 “철이 없었죠. 커피가 좋아서 에티오피아로 유학을 했다는 게”라는 유행어가 탄생했다. 한쪽 눈을 가리는 쉼표 머리, 초롱초롱한 눈망울, 꿀 떨어지는 눈빛, 북두칠성 모양의 얼굴 점이 매력 포인트이다. 또한 버터 바른 듯한 느끼한 말투와 피글렛 같은 웃음소리를 가지고 있다. 동성과의 대화에서 사람 좋은 척하며 은근슬쩍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모습에 ‘Fox’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정상적인 편에 속하기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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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차진석/35/중고차 딜러 (이용주)

 

수원 명석 중고차 이사직을 맡고 있다. 키가 크고 덩치도 건장하다. 의외로 피부가 굉장히 좋은 편이다. 매번 정장을 빼입으며 소개팅 와중에도 일하는 모습을 보인다. 허세 가득한 말투로 끊임없이 자기 자랑을 펼친다. 비염이 있어서 그런지 쉴새 없이 코를 만진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자부심이 강한 반면, 학력 부족으로 인한 열등감도 심하다. 결혼에 관한 언급을 자주 하며 가부장적인 면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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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임플란티드 키드/23/래퍼 (김민수)

 

본명 김수민. ‘영 칠린 더 호미’라는 힙합 레이블 수장을 맡고 있다. 유일한 연하남이자 미필이다. 항상 어두운 조명 속 모자를 쓰고 후드티를 입은 채 소개팅에 임한다. 손에는 컴퓨터 사인펜으로 그린듯한 의미 없는 문신이 있다. 예술 병에 취해 있어 보일 법한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변곡점, 교집합 등 또한 ‘스컬’, ‘썩션’, ‘아이’ 같은 알 수 없는 추임새를 말끝마다 붙인다. 종종 자작 랩을 들려주기도 한다. 물론 랩 실력은 상상 이하지만, 이상한 중독성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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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호창/34/재벌 3세(이창호)

 

김갑생 할머니김 미래전략실 전략본부장이다. 깔끔하고 단정한 외모의 소유자이다. 테 없는 안경과 메탈 시계를 착용한다. 자신이 우위에 선 듯한 거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 분식이나 소주도 즐길 줄 아는 매너 있는 남자임을 어필한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인물이라 밝혀지지 않은 정보가 많다.

 

 

 

소개팅 남에게 스며들다


 

소개팅 남들 중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인 최준은 그만의 유행어와 밈을 생성하고 있다.

  

 

준며들다(최준에게 스며들다), 꼬마 아가씨, 커피 한잔 할래요,

철이 없었죠. 00가 좋아서 유학을 했다는 게 등

 


심지어는 최준 밸런타인데이 기념 공식 굿즈까지 출시되었다. 최준의 뜨거운 인기에 더불어 유튜브 채널 역시 급부상했기에 소개팅남들은 <두시탈출 컬투쇼>, <유 퀴즈 온 더 블록>, <놀면 뭐하니?>, <딩고 프리스타일> 등의 미디어 출연은 물론, ‘에스콰이어 코리아’의 화보를 찍기도 했다.

 

처음에는 한 영상을 10초 이상 보지 못했다. 도저히 댓글 없이는 시청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자꾸만 그들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관심을 주고 싶어졌다. 정말로 그들에게 스며들었나 보다. ‘부캐 전성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성 넘치는 여러 캐릭터를 창조하고, 이를 자신의 인격으로 흡수시켜버린 그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누군가 “피식”할 콘텐츠가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최근 유튜브에 보고 싶은 게 다 떨어져서 방황하던 찰나에 ‘B대면 데이트’를 발견하고, 며칠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현실이라면 너무나도 만나기 싫겠지만, 온라인이라면 왠지 용서할 수 있을 듯한 그들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귀여운 연하남, 임플란티드 키드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독특한 추임새로 승부하여 훗날 오버그라운드 래퍼로 자리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기존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하고 독창적인 컨셉의 콘텐츠가 등장해서 기쁘다. 진작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그들의 재능이 이제라도 빛을 발해서 다행이다. 유튜브의 순기능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피식대학 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더 큰 웃음을 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하는 ‘피식대학’이 더욱 승승장구하길 바라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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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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