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에디터로서의 나의 다짐 [사람]

글 입력 2021.02.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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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기 에디터 유지호의 오피니언

 

 

아트인사이트에서 21기 에디터로서 글을 쓴 지 벌써 4달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매주 차곡차곡 올렸던 글이 20개가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평소에도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여 일기장이나 개인 블로그에 이런저런 글을 종종 올리곤 하였는데, 이렇게 정기적으로 공식적인 곳에 글을 기고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일기장이나 개인 블로그와 달리 공식 사이트에 올리는 글은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 수많은 사람이 아트인사이트라는 사이트를 클릭하여 공식 에디터인 나의 글을 읽게 되기 때문에, 일기장이나 개인 블로그처럼 떠오르는 대로 마구 글을 적어 내려갈 수는 없었다.

 

문법이나 글의 형식, 출처표기 등의 기본적인 것은 물론이고, 특히 글의 내용이 너무 뻔하지는 않은지, 정말 내 생각으로 쓴 글이 맞는지, 어떤 주제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관해 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보냈다.


오늘은 약 4개월 동안 에디터 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토대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에디터는 무엇이며, 좋은 에디터가 되기 위해 나는 어떤 다짐과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글을 써 보려 한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는 에디터



내가 에디터 활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자’였다.

 

글을 쓰다 보면 하기 쉬운 실수 중 가장 흔한 것이 내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마치 내 생각인 양 글을 쓰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는데, 가끔 그렇게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지 않은 글을 보며 나는 절대 저런 실수는 하지 않겠다 마음을 다잡았다.


물론, 나는 나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대단한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내가 아직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 글은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안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이야기를 담아 글을 쓸 것이다.


이런 부족한 나의 이야기라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나 자신에게도 나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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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자.


 

21기 에디터 활동의 거의 막바지에 들어선 지금, 문득 지금까지 내가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한 20개의 글을 되돌아보았다. 한 가지 잘했다 생각한 점은, 초기부터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자’는 다짐을 잘 지킨 것 같다는 점이다.


매주 새로운 주제를 골라 그에 관한 자료를 찾아 검색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보기도 하며 주제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접하였다. 그리곤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서 파생된 내 생각을 정리하며 주제에 대한 나의 의견을 더욱 발전시켰다.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내 글에는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혹은 ‘나의 경우에는 이러하였다’와 같이 ‘나’라는 글자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게 되었다. 너무 자기중심적인 글이 나오지 않았나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만큼 나 자신에게 솔직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글에 최선을 다하는 에디터



에디터 활동을 하며 한 가지 아쉽게 생각했던 점은, 글을 쓰는 것이 어느 순간 즐거운 일이 아닌,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일이 되어버려 어느 순간 가볍고 지루한 글만 쓰게 되었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다양한 전시도 다니고, 오피니언을 기고하기 위해 책도 찾아 읽으며 흥미로운 주제와 흥미로운 내용을 쓰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매주 글을 기고한다는 것이 부담되었던 건지, 어느 순간부터 흥미로움보다는 빨리 글쓰기를 끝낼 수 있는 주제를 찾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주제를 그런 식으로 설정하니, 글의 내용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 써낸 가벼운 내용이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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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쓰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지루한 일거리가 되어 버렸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나니, 글에 대한 열정이 식은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문화예술에 대한 글을 쓰고 사람들과 내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시작한 에디터 활동이 그저 꾸역꾸역 일정에 맞춰서 쥐어짜는 글을 쓰는 지루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에디터 활동의 중기부터는 ‘매주 기고하는 글이라도 매주 최선을 다하자’라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시작하였다. 바쁜 일상생활 속, 매주 한 편의 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소중한 에디터 활동 기간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


이제 다음 주면 에디터 활동이 끝나는 마지막 주이다.

 

4개월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에디터 활동을 하며 글을 쓰는 에디터로서의 나 자신도, 문화예술을 즐기는 문화인으로서의 나 자신도 함께 성장하였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글을 기고하는 날까지 앞서 밝힌 나의 다짐을 지키며, 더 좋은 에디터로서 더 좋은 글을 쓰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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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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