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팬텀싱어', 그 신선한 섞임에 나는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음악]

글 입력 2021.01.2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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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는 언제나 음악이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신나는 음악을 틀고 하루를 경쾌하게 시작한다. 밴드 음악을 들으며 운동을 하고, 뮤지컬 넘버를 들으며 샤워를 하고, 잔잔한 재즈를 들으며 과제를 한다.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내 방은 언제나 음악소리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매일 음악과 함께하며, ‘Music is my life’를 외치고 다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팬텀싱어>다.

 

<팬텀싱어>를 짧게 소개하자면,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 그룹을 만들기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인데, 내로라하는 성악가들과 뮤지컬 배우들, 그리고 아마추어의 실력이 아닌 일반인들이 대거 참가했다.

 

처음엔, 뮤지컬을 좋아하는 나에게 친근한 뮤지컬 배우들이 나와서 응원차 보기 시작했는데, 보면 볼수록 어떤 신선한 전율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헤어 나올 수 없이 깊게 빠져버렸다. 서로 다른 장르의 요소들이 만나 만들어내는 새롭고도 묘한 느낌이 나를 또 다른 음악 세상으로 인도하는 듯했다. 그렇게 나는 평소에는 자주 듣지 않던 가곡이나 오페라 아리아, 칸초네까지 섭렵하며 팬텀싱어의 전 시즌을 챙겨보았고, 모든 참가자와 모든 결승 팀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2021년 1월, 내가 사랑한 팬텀싱어들이 모두 모이는 <팬텀싱어 올스타전>이 방송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지난 26일 밤 10시 30분, 드디어 기다리던 팬텀싱어 올스타전 첫 방송을 봤다. 시즌 1부터 3까지 모든 결승팀이 모인 모습을 보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싱어들의 실력과 팀의 조화는 경연 때보다 훨씬 좋아졌고, 그들의 무대 역시 대단했다. 물론 싱어들의 캐릭터와 팀의 케미 등을 보여주는 연출이 부족하고, 무대 비하인드나 연습 과정 등을 보여주지 않는 등 팬으로서 아쉽게 느껴지는 점이 많았지만, 36명의 싱어들을 보고 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아무튼 <팬텀싱어 올스타전> 첫 방송을 시청하며, 지난 모든 시즌들의 무대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각 시즌의 Top3를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감정과 느낌을 기준으로 뽑아보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시즌 1


 

 

내 마음속 Top3

 

현 '인기현상' 백인태, 유슬기의 '소월에게 묻기를'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시구 일부를 인용한 가사에 서정적인 멜로디, 그리고 두 테너의 깊은 울림이 있는 목소리까지, 나의 심금을 울리기에 더없이 완벽한 무대였다.

 

 

내 마음속 Top2

 

현 '흉스프레소' 권서경, 고은성의 'Musica'

 

'둘 사이에서 지독하게 얽힌 여주인공 되고 싶어지는 노래'라는 유튜브 댓글이 완벽하게 이 무대를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힘 있고 섹시한 두 보컬의 합이 정말 좋았다.

 

 

내 마음속 Top1

 

현 '포르테 디 콰트로' 이벼리와 아쉽게 결승엔 가지 못한 이준환의 '어느 봄 날'

 

동요를 들으면서 이렇게까지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게 될 줄 몰랐다.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에 따뜻한 두 싱어의 음색이 합쳐진 이 무대를 보고 들으며,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고, 왜인지 모를 위로를 받기도 했다.

 

 


시즌 2


 

 

내 마음속 Top3

 

현 '포레스텔라' 조민규, 고우림, 배두훈과

결승엔 가지 못한 시메 코스터의 'Radioactive'

 

'Radioactive'는 밴드 동아리를 하면서 커버와 공연도 수차례 했을 정도로 좋아하던 노래다. 그런데 이 노래가 이런 4중창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크로스오버의 진수를 보여준 락페라 무대였던 것 같다.

 

 

내 마음속 Top2

 

현 '에델 라인클랑'의 '여기는 어디인가'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넘버인데, 이 무대를 보면서 헤아리기 어려운 깊은 감정이 느껴졌다. 특히 뮤지컬 배우 조형균의 감정 표현이 압권이었다.

 

 

내 마음속 Top1

 

현 '포레스텔라'의 'In un'altra vita'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무대다. 희망찬 가사와 부드러운 멜로디가 만난 노래 자체도 아름답지만, 네 싱어의 완벽한 조화와 눈빛, 그리고 무대의 분위기까지 정말 완벽하게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비록 무교이지만, '천국에 가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시즌 3


 

 

내 마음속 Top3

 

현 '라비던스' 존노와 현 '라포엠' 최성훈의 'Addixted to you'

 

성악과 EDM, 정말이지 상상도 잘 안 가는 조합이었다. 이 무대를 보기 전까지는. 너무 신나면서도 웅장했고, 이질적인 두 장르가 만나서 생긴 신선함이 큰 감흥을 줬다.

 

 

내 마음속 Top2

 

현 '라비던스'의 '흥타령'

 

이 무대를 처음 봤을 때, 마치 내 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본 듯했고, 그만큼 감정적으로 깊게 몰입해서 보고 듣게 되는 무대였다. 국악과 성악을 조합해서 이렇게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것이 감탄스러울 뿐이다.

 

 

내 마음속 Top1

 

아쉽게도 결승까지는 가지 못한 정승준과 장주훈의 '연'

 

비록 두 참가자 모두 결승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시즌 3 최고의 무대였다. 성악적 요소와 국악적 요소를 각기 살려서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데다가, '시리게 푸르른' 가사와 멜로디가 내 감정을 들끓게 했다. 아직도 이 무대를 볼 때면, 항상 눈물이 고인다.

 

*

 

이렇게 나름대로 각 시즌의 Top3 무대를 뽑아보았는데, 좋은 무대가 너무 많아서 9개의 무대만 고르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Top3 무대를 뽑으면서 전 시즌의 모든 무대를 다시 보며 그때의 기억과 느낌을 되살리는 시간이라 참 좋았다. 이제 끝으로 전 시즌을 통틀어서 가장 사랑하는 무대를 하나 소개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모든 시즌 통틀어서 내 마음속 0순위 무대

 

현 '포레스텔라' 고우림, '에델 라인클랑' 이충주, 조형균, '미라클라스' 정필립의 'La Vita'

 

슬픈 노래가 아님에도, 이 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알 수 없는 위로를 받고, 행복감은 만끽하다 보니 눈물도 나왔던 것 같다. 인생을 노래하는 가사와 가슴이 벅차오르는 멜로디, 그리고 환상적인 네 목소리와 화음이 만나 최고의 전율을 선사했다.

 

비록 이 무대의 네 사람은 각 세 팀으로 찢어졌지만, 이들 목소리의 합은 그 어느 팀보다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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