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항구 도시 목포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을 다녀오다 [공간]

글 입력 2021.01.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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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역사문화공간 전경

 

 

국가등록문화재 제718_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항구도시이자 필자의 고향이기도 한 목포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중 하나이다. 구도심을 거닐다 보면 근현대를 관통하는 시대의 건물과 거리를 마주할 수 있고, 마치 그때 그 시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지금은 목포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지만, 한때는 대한민국의 아픔과 찬란했던 우리 민족의 정신을 담고 있는 이 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찾아가 보았다.

 

등록문화재인 일본식 가옥과 근대상가주택부터 공간 내 주요 문화재인 구 목포 일본영사관, 구 목포부청 서고 및 방공호, 구동양척식주식회사목포지점, 그리고 목포진지까지. 거리 곳곳에 수 놓인 문화재와 그와 관련한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져 있는 역사적 장소, 우리는 그곳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해낼 수 있을까?

 

 

개항 당시 목포 각국 거류지의 총면적 중 핵심에 해당하는 지역을 등록문화재 718호, 즉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하였다. 이 공간은 과거 일본인들이 다니던 소학교 일대에서 목포역 방향으로 이어진 대표 도로를 중심에 놓고, 유달산과 목포진, 선창을 연결하는 구조이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1897년 목포가 국제 무역항으로 개항하면서 외국인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설치한 각국 거류지 지역이다. 조선 시대 군사 시설인 목포진이 있던 곳을 중심으로, 주변 해안가를 간척하여 근대 시가지를 형성하였다. 지금도 당시의 바둑판식 도로 구조와 근대 건축물이 원형대로 잘 남아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대한제국 개항기에 '목포 해관' 설치에 따른 근대기 통상 항만의 역사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까지의 생활사적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소로써 목포의 역사문화와 생활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보존과 활용의 가치가 우수한 지역이다.

 

_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 포털

 

 


구동양척식주식회사목포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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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74호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본이 한국 경제를 침탈하기 위해 1908년에 설립한 특수 회사이다. 일본인의 이주 지원, 식민지 지주 육성, 농장 관리, 금융 등이 주요 업무였으며 서울에 본점을 두고 전국 주요 도시 9곳에 지점을 세운 것이다.

 

구동양척식주식회사목포지점은 본래 나주에 있던 출장소를 1920년에 목포로 옮긴 것이며 건물은 1921년에 신축한 것이다. 해방 이후 이 건물은 대한민국의 해군 기지로 사용되었다. 1946년부터 1974년까지 '해군 목포 경비부'로, 1974년부터 1989년까지는 '해군 제3 해역 사령부 헌병대'로 사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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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헌병대가 영암군으로 이전함에 따라 1999년까지 약 10년간 빈 건물로 방치하여 철거 위기를 맞닥뜨리기도 했지만, 식민지 수탈의 역사를 증명하는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해 달라는 시민 사회와 학계의 요구에 따라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내부 보수를 거쳐 2006년도부터는 근대 역사관으로서의 공간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렇게, 근대역사관 2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본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관한 사진전을 개최하여 당대의 기록과 더불어 일제의 만행을 사실적으로 증언하는 여러 가지의 것들을 작품화함으로써 아카이빙 해두었다.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를 과거, 현재, 그리고 훗날에도 잊지 않기 위한 이 건물이 원래보다도 웅장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사슴수퍼마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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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양척식주식회사목포지점(현 근대역사관)에서 쭉 걸어 나오면 '사슴수퍼마켙'이라는 간판을 내건 또 다른 역사적 장소가 눈에 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가장 번화했던 중심 지역의 사거리 모퉁이에 있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상가와 주택이 결합한 일본식 점포 주택인 '마치야 형식'으로, 1층은 상업 공간이고 2층은 주택으로 사용이 가능한 구조이다. 교차로에 자리한 입지 조건에 맞추어 건물 모서리 벽면 부문이 사선으로 처리되어 있다. 최근까지 슈퍼마켓이었던 이곳은, 구전에 의하면 이 가게에서는 일본 나막신을 판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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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슴수퍼마켙은 역사를 지닌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서 재탄생했다. 즉, 아카이브룸의 역할을 수행하며 1897 개항문화거리 주민공모사업 프로젝트로 지역 주민과 청년, 예술가 등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와 교류 및 협업할 수 있는, 열린 전시공간이 된 것이다. 이로써 2019년 5월 17일, 사슴수퍼마켙은 제1호 빈집갤러리로 14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이로써 규모는 적을지라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도시재생프로젝트의 대표 전시장으로서 그 임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005년까지 운영되던 수퍼 주인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물부터 역사문화 공간의 거리를 추억하려는 듯한 옛 사진 아카이브 등 자그마한 곳에서 커다란 가치를 일깨우려는 작업이 행해지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구 목포 일본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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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곳

 

 

사적 제289호

 

앞서 소개한 두 공간을 품었던 골목골목을 지나 큰 길가로 나오면 근대역사관 1관인 '구 목포 일본영사관'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9년 방영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이곳은 본래 목포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일본이 지은 영사관 건물이다. 유달산 노적봉 아래 자락, 평지보다 조금 높아 목포항을 내려다보기 좋은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은 2층 구조로 높이가 13m이고 돌출한 출입구를 기준으로 좌우가 대칭인 장방형 형태이다. 외벽에 붉은 벽돌을 주로 사용하였고, 곳곳에 적절하게 흰색 벽돌을 첨가하여 건물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수직형 창틀 위에는 일본 국기를 연상케 하는 원형 장식 또한 새겨져 있다. 건물 2층 중앙 창틀에는 일본을 상징하는 국화 문양이 있었으나, 지금은 마모되어 없어졌다고 한다.

 

구 목포 일본영사관은 한일 관계의 변화에 따라 1905년 이후에는 이사청, 1910년부터는 목포 부청으로 사용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목포 시청, 1974년부터는 목포 사립 도서관으로, 1990년부터는 목포 문화원으로 사용하다가, 내부 보수를 거쳐 2014년부터 목포 근대역사관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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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목포 일본영사관 전경

 

 

또한 건립 당시의 외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함께 한 역사적 의미를 인정하여 1981년에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구 목포 일본영사관 건물은 목포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크다. 가장 오래된 목포의 근대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외, 내부의 손상이 거의 없어 보존의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한편, 근대역사관 1관은 목포의 시작부터 근대역사까지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역사전시관으로서 2층 규모에 총 7개의 상설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주제 1: 목포진으로 출발하다'에서 '주제 7: 근대 도시 특별전'으로 이어지기까지, 파노라마와 같이 구성된 본 전시를 통해 목포의 근대 역사를 한순간에 파악할 수 있다.

 

 *

 

이처럼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식민지 수탈의 아픔을 기억하는 공간이자 부두노동 운동 및 소작쟁의, 의병, 항일 운동 등 민족의 저항 역사가 함께 숨 쉬는 곳이다. 또한 해방 이후 항구 도시 목포에 거주하는 여러 사람들의 삶의 중심 터전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다채로운 의미뿐만 아니라 보존되어온 모습, 그리고 수많은 의미를 새로이 되살려줄 문화와 결부됨으로써 보다 큰 가치를 지닌 거리, 그 거리를 품은 공간이 쉴 새 없이 조성돼가고 있는, 전도유망한 곳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목포의 '이곳'을 거닐며 근대역사의 살아 숨 쉬는 숨결을 느끼고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와 감정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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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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