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은 예술하기 위해 태어난 '새'람 [동물]

다큐멘터리 '새들과 춤을', '우리의 지구'를 감상하면서
글 입력 2021.01.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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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일까? 이에 관하여서는 사람마다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창작 행위’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는 듯하다.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 '경이로움'은 그중 아주 중추적인 요소일 것이다.


그러한 ‘경이로움’을 안겨주는 것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면, ‘예술’을 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싶다. 지구 상에 또 다른 예술가가 존재한다. 바로 ‘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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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레 ‘새’와 ‘예술’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새들과 춤을’과 ‘우리의 지구(1화)’를 감상하게 된다면, 독자 역시 필자의 이러한 주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놀랍도록 섬세한 과정을 거쳐 예술 작품을 창작한다.


두 다큐멘터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새가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바우어 새와 마나킨 새를 위주로 살펴보자.

 

 

 

종합예술가 바우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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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의 숲 속에는 종합예술가가 살고 있다. 그의 이름은 ‘맥그레거바우어새’이다. 그는 자연 속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가이고, 모창에 능통한 가수이며, 춤을 추는 무용가이기도 하다. 우선 그의 건축가적 면모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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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6cm의 몸길이에, 키는 그보다도 작은 이 맥그레거바우어새는, 자신의 몸길이의 네 배에 달하는 약 1m의 건축물을 나뭇가지, 이끼, 죽은 꽃과 같은 재료로 쌓아올린다. 그의 섬세한 설계는 하나하나 뜯어볼수록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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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뭇가지로 골격을 쌓아올린다. 건축물의 하단은 푹신한 소재의 이끼나 풀잎 같은 것들로 견고히 해주고, 나뭇가지가 튀어나온 부분에는 마른 꽃잎 같은 것들을 매달아 장식까지 마친다. 완성품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과하다 싶은 부분의 장식은 제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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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러한 작품을 창작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성을 유혹하기 위함에 있다. 새들의 경우 보통 수컷만이 이러한 창작 활동을 하는데, 평론가인 암컷은 수컷의 작품을 평가하고 그의 작품이 자신의 마음에 들 경우 그와 짝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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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 보이는 큰 기둥이 바로

이 맥그레거바우어새의 작품이다.


 

바우어 새는 평가 시간이 되면 자신의 건축물을 보여주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어필을 하는데, 이 역시도 심히 예술적이다. 예를 들어 그는 다양한 울음소리를 내는데, 그 울음소리의 종류는 ‘숲 속 새들의 노래 따라 부르기’, ‘강아지 울음소리 내기’, ‘돼지 울음소리 내기’ 심지어 ‘인간 어린이들이 노는 소리 따라하기’ 등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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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음악과 함께 그는 춤을 추고, 계속해서 암컷 바우어새를 유혹한다.

 

 


섬세한 무용가 마나킨 새



물론 바우어 새의 종류 역시 다양하지만, 마나킨 새는 약 50종에 이를 정도로 아주 다양하다. 각각의 마나킨 새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술 활동을 수행한다. 하지만 모든 마나킨 새에게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그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무용가라는 것이다. 세 마나킨 새들을 조금씩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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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목마나킨새(golden-collared manakin)는 자신만의 무대가 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무대를 깔끔히 정리한다. 나뭇잎 하나의 오차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암컷 마나킨새가 공연장에 방문하면, 수많은 리허설을 거쳤던 자신만의 무용 루틴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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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머리마나킨새(red-capped manakin)는, 놀랍게도, 날갯짓과 함께 ‘문워크’를 한다. 마이클 잭슨의 그 ‘문워크’ 말이다. 이것을 필자가 텍스트로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을 느낀다. 하지만 누구나 그의 춤사위를 보게 된다면, 이것은 정말로 ‘문워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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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마나킨새(blue manakin)는 단체 공연을 한다. 2~3마리의 푸른마나킨새는 하나의 그룹을 이루어, 암컷 앞에서 군무를 선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이 그룹에는 리더가 있다는 것이다. 리더가 아닌 푸른마나킨새는 리더를 위해 공연을 할 뿐이다. 아직은 조연이지만, 수많은 연습을 거친다면 그 역시도 언젠가 주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예술하기 위해 태어난 ‘새’람



물론 이러한 ‘예술새’들이 인간 ‘예술가’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인간은, 예술을 하는 인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인간도 있다. 즉, 모든 인간이 유전적으로 예술을 하게끔 설계된 것은 아니다. 모든 인간의 공통적인 특징 ‘예술 활동’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인간은 예술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바우어 새나 마나킨 새와 같은 경우는 다르다. 그들은 유전적으로 예술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모든 (수컷)바우어 새는 바우어를 만들고 모든 (수컷)마나킨 새는 현란한 춤사위를 설계한다. 그들에게 '예술 활동 거부'의 선택지는 없다.

 

그들에게 예술 활동은, 직접적인 생존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번식에 관련된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유전자를 계속해서 세상에 남겨두기 위하여 예술을 한다. 더욱 뛰어난 작품과 퍼포먼스를 선보일수록, 암컷이 그들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암컷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더욱 뛰어난 예술가를 선택해야만,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안목을 넓혀야만, 그 자신의 유전자를 더욱 강력하게 보존할 수 있다. 예술을 해야만 그들은 기억될 수 있다.


조금은 시적이지 아니한가?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관찰하면서, ‘유전의 서사시’와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시적으로 살아가도록, 예술을 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되었다.


지금까지 ‘새들과 춤을’, ‘우리의 지구(1화)’ 두 다큐멘터리를 위주로 자연 속의 예술가인 ‘새’들을 살펴보았다.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경험이 되었길 바라며 오피니언을 마치도록 한다.

 

 



[최호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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