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착한 이야기 [영화]

글 입력 2021.01.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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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재밌게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일이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보게 되면 놓쳤던 부분을 발견해내기도 하지만 과거엔 그냥 지나쳤던 부분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한때 좋았던 무언가가 퇴색되는 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2018년에 재개봉한 <어거스트 러쉬>는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평론가와 관람객 평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10점도 아쉬운 영화”지만 박평식 평론가는 이를 두고 “짜릿짜릿한 연주와 느글느글한 신파”라 평했다.

 

인생 영화라는 타이틀과 음악 빼면 남는게 없는 졸작 사이, 2021년에 다시 본 <어거스트 러쉬>에는 완벽하진 않지만 분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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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배워 연주하면 부모님이 들을지도 몰라요. 그럼 나란 걸 알고 찾아올 거예요.”



<어거스트 러쉬>는 음악에 천재성을 가진 11살 소년 에반을 주인공으로 하는 모험 이야기다.

 

에반은 태어날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지만 언젠가 부모가 자길 찾아올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느끼는 에반은 마음속에 들리는 음악이 자신의 비밀, 즉 출생의 비밀을 풀 열쇠라고 짐작한다. 그렇게 음악을 따라 보육원을 탈출하게 된 에반은 뉴욕 도심 속을 헤매게 된다.


 

주인공은 행운을 찾아 떠난다. 모험의 과정은 행운이란 집 안에 있지 않고 무지개 너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모험의 목적은 여행에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변화는 중요하지 않다.

 

-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모험의 플롯에서 중요한 것은 관객이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반은 자신의 집이던 보육원을 ‘음악을 통해 부모님을 찾는다’는 간결한 이유로 벗어난다.

 

그렇게 뉴욕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홀로 남겨지게 된 에반은 굴하지 않고 제게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 모험을 계속한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아서를 만나게 되고 대극장으로 향하면서 모험 2막이 시작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탈출 플롯이 결합하게 된다.

 

이때부터 에반은 대극장에 사는 아이들이라는 흥미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동시에 위저드라는 인물에게 붙잡히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에반은 위저드에게 곡을 연주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지만 관객은 에반이 하루빨리 위저드의 손아귀에서 탈출하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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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가 신동이랬죠? 여기에도 있어요. 제 침대 밑에 살아요.”


 

에반은 우연한 계기로 위저드와 헤어지고 재능을 알아본 목사의 손에 의해 줄리어드 음대를 다니게 된다.

 

음악을 쫓아 낯선 뉴욕에 당도한 모험 1막에 이어 2막에서는 자신의 음악을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궁극적으로는 부모를 찾기 위한) 에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기서 에반은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아 연주회를 맡게 되는데 그 순간 다시 위저드에게 붙잡히고 만다.


 

모든 상황은 안타고니스트에 의해 잘 조정되어 왔다. 그러나 갑자기 상황이 유동적으로 변해간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가 벌어지거나 주인공의 영리함에 의해 상황이 바뀐다. 주인공은 지금까지 항상 불리한 지경에 처해 있었지만 도덕적 우월성 때문에 구원의 손길을 얻게 되고 당면한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그동안 모든 상황은 적대자인 위저드에 의해 잘 조정되어 왔다. 에반은 혹 다시 보육원에 돌아가게 될까봐 순순히 위저드를 따르지만 음악에 대한 갈망은 점차 커져간다. 결국 연주회 당일, 에반은 위저드에게 돌아갈 것을 선언하고 그렇게 에반은 세 번째 기회에 위저드의 손에서 스스로 탈출하게 된다.

 

영화는 에반이 연주회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그 자리에서 헤어졌던 연인이자 에반의 부모인 루이스와 라일라가 재회하며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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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같은 모험 속에서 에반은 특별한 변화를 겪지 않는다. 여전히 에반은 순수하고, 음악을 좋아하며, 부모를 찾고 싶은 어린아이다. 에반은 특유의 순수함과 음악을 통해 찾아오는 고난을 이겨낸다. 그렇기에 개연성의 많은 부분이 우연에 기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에반의 모험을 함께 하면서 그를 응원하게 된다.

 

<어거스트 러쉬>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플롯과 착한 이야기의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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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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