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코드] 책을 담은 다마스, 북다마스의 인터뷰

이동식 독립서점의 이야기
글 입력 2021.01.1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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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이었던 '[씨코드] 독립책방, '귤'로 연대하다'에 이은 북다마스(대표 김예진)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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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트인사이트입니다. 북다마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북다마스입니다. 북다마스는 다마스로 이동하면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책방입니다. 카페와 같은 기존 공간들과 출점을 진행하고 있고, 가장 최근에는 전국 출점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축제나 북페어 등의 행사를 다니려 계획했지만, 상황이 어려워 다양한 장소와의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다마스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동식 책방을 시작한 명확한 계기는 없지만 어릴 때 이동식 도서관을 멋있다고 생각한 기억이 있어요. 이동식 도서관을 보면서 여행에 대한 낭만이 생겼고, 동시에 여행과 캠핑카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처음에 생각한 건 이동식 서재에 가까웠는데요, 책을 모두 들고 다니는 일은 리스크가 크다 보니 먼 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 보니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회사를 뛰쳐나왔어요. 이전에도 퇴사한 경험은 있었지만 금방 자본금이 떨어졌기 때문에 돈을 벌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과정에서 북다마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동식 도서관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도서관과 서점의 가장 단순한 차이라면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아닐까요? 도서관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공을 위한 공간이에요. 각 지방의 도서관들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위해 부차적으로 운영하는 게 이동식 도서관이죠.

 

기본적인 기능의 차이로 본다면 도서관은 정기적이고 같은 곳을 방문해야 해요. 하지만 구상했던 이동식 책방은 머무는 장소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대여하기도 어렵고, 반납은 더더욱 어려워요. 사람들에게 책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데 대여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서점의 판매방식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이동식 서점의 법률적인 문제는 없었나요?

 

책방을 시작하기에 앞서 법률적인 문제가 없는지 변호사님과 검토했어요. 사업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따져봤는데, 현재 한국에는 이동식 서점에 대한 규제나 법이 없는 상태였어요.

 

 

행정적으로는 북다마스를 푸드트럭과 비슷하게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변호사님이 푸드트럭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푸드트럭은 트럭의 구조변경과 식품에 관한 법이 있고, 이동에 관한 법률에는 그때그때 허가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어요. 하지만 이동식 서점은 별다른 규제가 없기에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였어요.

 

물론, 이동식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여러 명이 되어 문제가 생기고 신고가 들어온다면 법과 규제가 생기겠지만, 아직은 저 혼자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해요. 유일한 규제가 있다면 상행이 금지된 곳에는 북다마스가 갈 수 없다는 점 정도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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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마스의 출점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북다마스를 처음 시작할 때엔 출점 장소를 찾기 정말 어려웠어요. 지금은 출점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 보여줄 수 있지만, 예전에는 아무 자료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출점제의를 거의 거절만 당했어요. 처음은 북다마스와 같은 이동식 서점을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는 사장님들만 수락을 해주셨어요. 그러다 북다마스를 운영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락률이 늘어났어요.

 

다마스의 주차 장소도 문제였어요. 카페 마당이나 사유지에서 출점할 때는 상관이 없었지만, 골목길이나 길가처럼 주차하기 애매한 공간도 있었어요. 하루는 카페에 출점하다 계도장을 받은 날도 있었어요. 벌금 직전에 경고장 비슷한 문서였는데, 카페 사장님도 주차 금지구역인 줄 모르고 있었어요. 저도 웬만하면 자유롭게 출점하고 싶지만, 출점하기 좋은 장소를 의외로 찾기 어려워요. 서울 외의 지방은 직접 답사를 다니기 어렵기도 하고요. 답사를 위해서는 주로 거리뷰를 많이 찾아보고, 출점 장소의 사장님께도 주변 환경을 많이 물어보기도 해요.

 

 

주로 카페로 출점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책 판매라는 업종이 겹치니 북다마스가 서점에 가는 건 실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서점보다 카페의 수가 훨씬 많으니 카페로 출점하기로 했어요. 카페의 사장님들은 카페에서 할 수 있는 컨텐츠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커피 판매 외에 카페 공간에서 전시나 공연을 하려 했고, 북다마스는 그런 니즈에 부합했던 것 같아요.

 

카페는 북다마스가 출점했을 때 책에 관심 없는 사람도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에요. 아직 독립출판물을 모르는 사람이 많고, 독립서점을 가고 싶어도 직접 찾아서 방문해야 해요. 북다마스는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독립출판물을 접할 수 있도록 책이 없는 카페에 갔어요.

 

반대로 서점에 출점한 건 책방무사가 처음이었어요. 감사하게도 스토리지북앤필름의 마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다 연락이 닿아 출점하게 되었어요. 막상 가보니 생각만큼 서점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어요. 판매하는 책의 종류가 겹치는 경우도 적었고, 오히려 서점 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어요.

 

 


 

 

독립출판물을 처음 접하는 손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독립출판물을 처음 보는 손님들의 반응은 다양했어요. 신기하다는 반응도 있었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럴 때는 뿌듯함을 느끼곤 해요. 반대로 책을 보고 욕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이것도 책이냐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죠. 독립출판물은 퀄리티와 상업성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이 제작하는 책인데, 대중들이 인정하는 기성출판의 퀄리티를 바라는 사람들은 ‘너도 이런 책 만들어봐’라고 비꼬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도 독립출판을 좋아하고 존중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에요.

 

독립출판물을 처음 접하는 손님들의 반응을 영상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관찰카메라로 손님들의 반응을 기록했는데 지금은 하지 못해 아쉬워요. 독립출판이 등장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신기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신기해요. 제가 보는 세상이 아직 좁다는 것도 느껴요.

 

 

북다마스가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북다마스를 구상하면서 중고 책 서점을 할까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중고 책 판매가 의외로 까다롭고 중고 책 수급도 만만치 않아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독립출판물은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집 근처 걸어서 십 분 정도 거리에 스토리지북앤필름이 있었는데, 독립출판물을 보면서 ‘사람들이 이런 책을 계속 내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재밌게 생각했어요. 스토리지북앤필름의 워크숍을 계기로 독립출판물에 더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북다마스가 다루는 책의 종류는 바뀔수도 있겠죠. 그래도 저는 이동식 서점에서 베스트셀러가 나오면 이상할 것 같아요. 기성출판과 독립출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지만, 지금은 독립출판물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개인적인 이야기가 좀 더 좋아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북다마스에서는 독립출판물을 계속할 것 같아요.

 

 

북다마스를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나요?

 

초반에는 북다마스를 우연히 방문한 분들이 전부였어요. 출점 공간을 들렸다 북다마스를 보고 신기해하시는 분들이었죠. 요즘에는 북다마스 때문에 방문했다고 하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출점 공간의 방문 목적으로 오신 분들이 30퍼센트, 우연히 마주치신 분들이 10퍼센트, 그 외의 방문객들이 북다마스를 찾아오시는 분들이더라고요. 출점 공간을 팔로우하고 있던 분들이 북다마스의 출점 소식을 듣고 찾아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북다마스를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정해진 장소에 정기적으로 출점해야 자주 방문해주시는 것 같아요. 북다마스를 처음 시작할 때는 코로나 때문에 출점도 어렵고, 장소 섭외도 어렵고 민망해 숙대의 골목길을 자주 방문했어요. 수요일마다 골목길에서 오픈하니 매주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전국 출점 이후로는 숙대 골목길을 자주 가진 않지만, 정기적으로 출점해야 팔로워가 늘어나는 것 같았어요.

 


 


북다마스는 인스타그램 외에도 브런치나 유튜브로 소통하고 있어요. SNS채널은 어떻게 운영하시나요?

 

북다마스의 SNS채널 운영은 기록의 목적이 있었어요. 이동식 서점이라는 새로운 시도에는 그 과정을 기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출점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북다마스를 소개하기 위한 홍보 자료들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북다마스를 기록할 콘텐츠의 목적과 홍보 목적이 동시에 있었죠.

 

유튜브 채널은 혼자 영상을 찍고 편집하려니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취준생이었던 친구들에게 부탁해 3개월 동안만 영상 제작에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북다마스의 유튜브 팀은 총 네 명이 모여 친구들끼리 재미있으니 시작해보자고 했죠. 영상은 브이로그 형식이었는데, 당시는 나름 정리된 콘티로 열심히 만들었어요.

 

책이나 출판계에서는 밈 문화를 많이 쓰지 않다 보니 예능 포맷의 영상이 신선하게 느껴질 것 같았어요. 유튜브로 책을 소개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재미있게 소개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책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예능 쪽으로 편집하기로 정했어요. 촬영본만 보면 재미 없을 수도 있었지만, 편집과 구성으로 예능 포맷을 연출했어요.

 

 

북다마스의 전국출점은 어떠셨나요?

 

북다마스의 정체성은 전국을 돌아다니는 서점이에요. 북다마스를 시작하면서 전국 출점을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의 상황 때문에 쉽지 않았어요. 전국 출점 장소를 구하기 힘들었던 이유 중에는 홍보하기 까다로운 것도 있었어요. 출점 장소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쭤봤을 때, 카페의 사정은 괜찮지만 사람들에게 코로나 시국에 ‘많이 오세요’라고 홍보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어요.

 

코로나가 진정되길 기다리며 여러 북페어들에 맞춰 전국 출점을 가려 했어요. 여름이 되어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전국출점을 준비하고 공지까지 했지만, 9월쯤에 코로나가 한 번 더 터지고 말았어요. 그래도 그동안 준비한 게 있어 전국출점을 다녀왔어요. 저는 전국 출점 초반부터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고 싶었어요. 하지만 기름값, 숙박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하진 못했어요.

 


북다마스가 기획했던 프로젝트, 향후에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북다마스는 출점 공간과의 콜라보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은평구의 ‘다-용도실’은 음료를 판매하기 때문에 샹그리아 바틀과 책을 구성해 판매했어요. 서촌의 베어카페에서는 낭독회 겸 작은 팝업쇼도 진행했어요. 작가 세 분과 디자인 이음 대표님이 함께한 프로젝트였어요.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미술관인 ‘생각하는 박물관’과도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했어요. 박물관은 미술과 전시를 해설하고 가르치는 미술학원과 같은 느낌의 장소였어요. 생각하는 박물관에 출점했을 당시 마그리트를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 중이었어요. 북다마스는 마그리트 작품의 주제와 맞는 책을 큐레이션 해 전시 겸 판매를 기획했어요. 하지만 그때 코로나가 터져 행사가 취소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했어요.

 

매번 무언가 해보려 하면 취소되니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상황이 좀 더 나아진다면, 버스킹과 같은 새로운 일들을 진행하고 싶어요.

 

 

사진제공 - 북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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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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