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NBA 버블, 추억일까 다시 돌아올 악몽일까 [운동]

코로나에 떨고 있는 NBA
글 입력 2021.01.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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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하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역사가 있다. 생물인지 무생물인지, 상황인지 존재인지에 상관없이 대상을 기억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에게 역사가 되어 돌아오곤 한다.

 

나에게도 수많은 것들과의 역사가 있다. 성인이 되는 스무 살, 그 한 해의 순간까지 나를 품어주었던 고향, 단양. 그리고 내게 시선의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일깨워준 대학생활이 담겨있는 용인시 죽전동. 내가 간직하고 있는 붉은색 머플러엔 머나먼 이국땅에서의 여행의 감정이 담겨있고, 며칠 전 주문제작한 텀블러엔 지금까지의 삶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들이 되어준 이들과의 추억이 기록되어있다.

 

나에겐 스포츠가 내 지난 시절을 상징하는 의미가 되곤 한다. 운동을 좋아하기 시작한 10대엔 해외 축구를 좋아했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이였다는 점도 있지만, 팀마다 느껴지는 분위기가 나에게기분 좋은 소속감으로 다가왔다. 스페인어로 '은하수'를 뜻하는 갈락티코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호화로운 스타 선수들로 팀을 꾸렸던 갈락티코 2기의 '레알 마드리드'는 어릴 적 판타지 중 하나였다.


입시생활을 끝내고 대학에 들어오면서 나는 농구에 빠졌다. 물론 잘 하지는 못한다. 키도 큰 편이 아니고 농구에 재능이 있는 편은 아니었다.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입니다.'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나는 그 말을 한 앨런 아이버슨이 아니지 않겠는가, 바라만 봐도 좋은 존재나 상황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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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아이버슨: 前NBA 선수. NBA명예의 전당 소속, 1996년 드래프트 1순위(드래프트 동료: 코비 브라이언트, 스티브 내쉬, 래이 앨런 등)

 

 

NBA 특유의 리듬감, 박진감,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이 깃들어 있는 마음가짐은 정말 매력적이다. 2015년 정도부터 시작된 나와 NBA의 역사는 말도 안되는 스플래쉬 듀오가 황금 전사들을 이끌었을 때부터 시작했다. 3점 슛이 농구의 트렌드가 되고, 혁신의 아이콘이 된 '스테판 커리'가 있었지만, 나는 원래 NBA선수들이 그렇게 쉽게 농구를 하는 것인지 알았다. 손끝을 떠난 둥근 공은 너무나 매끄러운 곡선을 그리며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그물을 스쳤으니깐.

 

지난 몇 년 동안 NBA는 내게 안식처와 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청소를 하거나 운동을 할 때도 언제나 항상 가까운 존재였다. 고든 헤이워드 유타에서 보스턴으로 이적한 후 첫 경기에서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할 땐 눈물을 흘렸고, 얼마전 마이애미와 LA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선 버틀러의 허슬 플레이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스포츠를 단순히 보는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도 삶에 활력과 목표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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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버블?


 

하지만 NBA도 코로나를 피하지 못했다. 하루에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미국은, 아직도 마스크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화적인 차이인지, 개인의 가치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와만 비교해도 개개인이 갖고 있는 예방수칙에 대한 의지에서 차이를 보이곤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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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에서 무관중 경기는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다. 특히나 NBA는 2020년 3월 11일 시즌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19년 10월22일 부터 2020년 4월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3월에 중단되면서 같은 해, 7월 30일에 시즌이 재개되었다. 시즌 후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할 8팀을 뺀, 22팀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모여 남은 경기일정을 마무리했고, 이윽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16팀이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을 진행했다.

 

NBA사무국은 시즌이 중단되는 동안 올랜도에 새로운 구장과 시설을 준비했다. 이른바 '버블 코트(bubble court)'라고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올랜도 디즈니 월드안에서 농구 경기가 열리고, 선수들과 그의 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버블 이라는 이름 답게 뚜껑이 존재하는 돔 형태인 것은 아니다. 외부와 단절된 일정 구역과 건물을 가상의 경계선으로 가둔 것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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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코트로 NBA 시즌은 무사히 마무리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휴식기를 거친 후 새로운 시즌이 시작 된지 몇 달이 되지 않아. 리그의 재중단 가능성이 재기되고 있다. 경기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코로나 확진으로 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고, 5명의 스타팅 멤버를 포함, 7명의 멤버로만 48분 정도에 달하는 경기를 해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도, 코로나 19로 재확산의 경우도 우려되는 상황이라 버블 코트의 필요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NBA 선수들은 잊은 것일까


 

NBA에 종사하고 있는 선수들과 관계자들 모두 버블의 필요성을 실감했을 것이다. 미국이라는 코로나 무법지대에서도 버블 안에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사를 확인해보면 선수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일탈을 볼 수 있다.

 

며칠 전엔 '브루클린 넷츠' 소속 가드인 '카이리 어빙'은 돌연 잠적을 한 후 파티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모습이 발견되었다. '휴스턴 로켓츠' 소속 가드인 '제임스 하든'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팬들과 팀 동료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멀지도 않은 과거를 잊은 채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세계 곳곳에 있는 팬들의 마음에 실망을 안기기 충분했다.

 

사실 팬들의 입장에서 버블 코트를 하든, 구단의 홈구장에서 게임을 진행하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오랜 현지 팬이 아니라면 말이다. 전지적 한국 팬 시점에서 이야기한다면, 선수들이 건강하게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코로나로 인해 자가격리 2주를 하게 된다면, 그 사이에 결장하게 될 몇몇 경기들이 차곡차곡 모여 해당 선수의 팀 내 입지나,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선수에게도, 팬의 입장에서도 치명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수 개월 동안 버블 코트 안에서 지내야 하는 선수들의 고통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농구가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인 만큼 개인의 스탯보다 팀의 건강과 행복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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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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