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20년의 나에게 인터뷰를 해보았다

나라는 사람에 관한 고찰
글 입력 2021.01.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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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터뷰 잠깐 가능하실까요? 아주 간단한 7가지 질문이에요.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끄덕)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계시나요?


 

극단적인 마이웨이? 정말 내 멋대로 산다. 좋아하는 것에는 온갖 열정을 쏟고, 싫어하는 것에는 손도 대지 않으려 한다. 다시 말해 호불호가 극명하다. 그 덕분에 결정 장애가 없는 편이다.

 

A와 B 중에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는 친구를 도와주는 데는 도가 텄다. 언제부터 마이웨이가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적부터 “인생을 즐기자.”를 좌우명으로 품고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음... 그러니까 누구보다 YOLO(You Only Live Once) LIFE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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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떤 활동을 좋아하세요?


 

다 늘어놓으면 너무 많아질 테니 가장 대표적인 3가지만 말해보려 한다. 바로 음악 듣기, 공연 관람, 노래 부르기다. 원체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이와 관련된 활동이 모두 흥미롭게 느껴진다. 음악을 들으면 마치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야 할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과 전율을 주는 음악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헤드셋이나 에어팟으로 듣는 것도 좋고, 공연장에서 가서 직접 듣는 것도 좋고, 노래를 들으며 따라부르는 것도 좋다.

 

생각해보니 노래방을 못 간지 수개월이 지났다. 집안에서는 노래를 부를 수 없으니 정말로 답답해 죽을 것 같다. 단지 흥얼흥얼거리는 정도로는 만족하기 힘들다. 혼자만의 방구석 콘서트라도 열어야 할까? 이건 TMI이긴 한데 요즘 윗집에서 몇 시간씩 노래를 불러댄다. 그분 때문에 노래 부르고 싶은 욕구가 극심해졌다. 고음 구간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부르는데, 솔직히 열 받아 죽겠다. 잘 불러도 소음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흠... 어쩌면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노래를 부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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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싫어하는 활동은요?


 

음... 싫어하는 활동은 도전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수학이나 과학과 같은 이과 계열의 활동이 그 예시이다. 태생이 문과 체질인 건지 복잡한 숫자나 그래프만 나오면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해버린다. 반드시 해야 할 과제나 공부를 제외하곤 건들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분야에서 학문적 진전을 가져오거나 경험을 쌓기는 어려운 편이다. 그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대신에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자고 생각한다.

 

 

 

4. 음악을 정말로 좋아하시나 봐요?


 

사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게 된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아버지는 유년 시절에 가수를 꿈꿨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셨다. 그래서 내게 올드팝, 가요, 클래식, 재즈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종종 들려주셨다. 또한 <엘리자벳>, <팬텀>, <지킬 앤 하이드> 등의 뮤지컬을 선물이라며 보여주시기도 했다.

 

평생을 음악과 밀접하게 닿아있었기 때문인지 나는 뮤지컬 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로는 전보다 더 많은 음악을 듣게 되었고, “Music is my life”를 실천 중이다.

 

이처럼 내 인생은 음악이라는 글자를 빼놓고 정의할 수 없다. 눈을 뜨고 감기 전까지는 항상 음악과 함께한다. 집안일을 할 때, 과제를 할 때, 길거리를 걸을 때는 물론 잠깐 휴식할 때마저 듣는다. 이로 인해 아는 노래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장르 역시 가리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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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무엇인가요?


 

가요, 팝, EDM, 클래식과 같은 장르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힙합뮤지컬이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도대체 뭐가 좋냐고 묻는 친구도 있다. 괜히 이해받지 못하는 기분이 들어 조금 외로울 때도 있다.

 

그래서 어쩌다가 힙합에 관심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설레고 벅찬다. 그렇게 만난 친구와 같이 힙합 콘서트에 갔고, 서로의 플레이스트를 공유했다. 특히 콘서트를 함께 즐기니 얼마나 재밌었는지 모르겠다. 노래를 함께 따라부르는 것만으로도 정말 신났다.

 

음악 취향이 맞는다는 건 마음이 통하는 데 있어 꽤 중요한 요소이다. 공통의 관심사는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나가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한 주제를 가지고 몇 시간 동안이나 떠들어도 지치지 않는다. 그 친구와 틈만 나면 힙합 이야기를 했던 게 기억이 난다. 앞으로도 여러 음악 메이트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6. 집순이 or 밖순이


 

나는 집순이지만 밖순이기도 하다. 따라서 or이 아니라 and라고 봐야 맞다.

 

집에서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좋고, 밖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일주일의 반은 나가고, 반은 집에 머무른다. 물론 이 모든 건 코로나 19가 심각해지기 전의 이야기다. 앞으로 온택트 생활이 일상화가 되면, 내 생활의 형태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 보았다.

 

어쨌든 집에서 무엇을 하냐 물으면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친구를 불러서 수다 떠는 시간을 즐긴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별거 안 해도 집에 있으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집을 휴식처로 생각하기 때문일까? 맘 놓고 푹 쉴 수 있는 이 공간에 있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가 있다. 유일하게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참으로 달콤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밖에서는 모든 에너지를 쏟으려고 한다. 주로 문화생활을 즐기러 혹은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편이다. 캘린더에 모든 약속을 적어놓고, 당일이 되면 준비에 열중한다. 옷을 갖추고 메이크업을 마치면 벌써 한두 시간이 지나있다. 친한 친구와 만나면 근황을 물어본 후,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뭐... 대학이나 일상, 연애,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전시회, 연극, 공연 같은 문화생활을 즐기는 게 아니면 밥을 먹거나 카페를 가거나 술을 마시는 패턴이 반복되지만,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다른 듯하다. 그날 만난 사람이 그날의 기억을 결정하니 말이다. 유난히도 특별하고 예뻤던 기억들은 오랫동안 남아 숨 쉬는 듯하다. 이를 위해 바깥으로 나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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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인간관계 스타일이 어떻게 되시나요?


  

호불호가 심한 나지만 인간관계에서만 다르다. 사람을 좋아해서 그러는 건지 유난히도 정에 약하다. 누군가를 밀어낼 수도 없고, 떠나가는 걸 볼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편이 되었다. 특히 친구를 만날 때 더욱 그렇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나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대한 성격을 죽이고 그 사람이 싫어할 만한 말투나 행동은 하지 않는다. 사소한 언쟁이나 다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말이다.

 

그러다 보니 착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사실은 내가 착해서가 아니라 관계를 위해 노력한 것인데 말이다. 나는 원체 직설적이고 거친 말투, 장난기 많은 성격, 심한 감정 기복으로 삐끗하면 오해를 받았었다.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게 싫어서 ‘상대방에게 맞추는’ 노력을 한 거였다.

 

예전에는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나만 노력하는 느낌이라 더는 유지하기 싫었다. 차라리 싸우고 나서 관계를 끝내버릴까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몇 번을 데이다 보니 깨달은 게 있다. 내가 힘든 걸 감수하면서까지 상대방에게 맞출 필요는 없다는 걸 말이다.

 

이제는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 사람과 아닌 사람을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더는 가망이 없는 사람은 놓아주었다. 진정한 친구들만이 남은 느낌이라 전보다 훨씬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같이 맞춰가는 관계가 올바른 관계임을 너무 늦게 깨달았나 보다. 친한 친구들과는 매일 만나도 싸울 일이 없다. 서로 너무 잘 알고 이해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로 고생많으셨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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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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