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정인아, 정말 미안해

아이들을 지키고 싶다.
글 입력 2021.01.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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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는 울면서 일어났다.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데 또 정인이 이야기의 기사를 보았다.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맞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도 가정 안에서 학대 당하고 있을 수많은 아이들도 떠올렸다. 나는 여러 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옆집에서 맞는 소리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부모는 소리를 꽥꽥 지른다. 그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남의 가정사에 참견하지마세요."라는 방어적 답변에 "가족이면 때려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몇번이고 돌고 돌았다. 또다시 눈물이 났다.

 

나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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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은 3만 명 이상(보건복지부, 2019 기준)(수치로는 그러하나 더 많을 것이다)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발이 묶인 어른이 된다. 그들은 스스로가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이 아니더라도 이런 학대 사건의 소식을 접하거나, 누군가 일방적으로 맞는 모습을 본다면 기억은 다시 되살아난다. 처음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하긴, 폭력 없는 사회를 내가 어떻게 만들겠어, 하면서 체념도 했다.

 

그러나 핸드폰 사진 속 정인이는 활짝 웃고 있었다. 너무나도 예쁜 아이였다.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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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된 입양아가 아동학대로 사망했다. 충격적이었다. 자세한 사건 내용을 알게 된 후 더 마음이 아팠다. 죽은 아이가 입양된 아이라는 것, 그리고 여러번의 학대신고에도 불구하고 그 신고들이 무산되었다는 것. 두 사실이 마음에 계속 걸렸다.

 

"우리가 입양가족이어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할 거라는 편견 때문에 사람들이 오해한 것이다."

 

딸의 죽음에 대해 정인이의 양부가 한 말이다. 과연 정말로 편견일까. 정인이의 양모 또한 입양아였으며, 그 부모는 목사에 어린이집 선생님이다. 부모가 가진 직업, 그들이 보여왔던 입양에 대한 생각, 태도들. 그것이 학대의심을 무마할 증거가 되는가.

 

학대 가해자는 정해져있는 게 아니다. 사회적인 지위,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그랬다. 잘못은 양부모만의 일이 아니다. 어쩌면 아이를 보호해야 할 곳에서 별 의심 없이 아이를 돌려보냈다는 건 직무유기이다. 처벌을 받아야 하고 개선돼야할 부분이다. 그들은 양부와 같은 방관자나 다름 없다.

 

과거 입양 관련 다큐에 얼굴을 드러내고 순진한 척 웃어대는 모습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역시 범죄자 얼굴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구나. 입양 이후에도 아이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입양 기관의 문제도 있었다. 나름대로 한국의 입양의 절차는 신중하고 까다롭다고 생각해왔는데 부족한 부분이 꽤 많았다.

 

정인이는 16개월을 살았다. 그중 8개월을 고통의 시간 속에서 살다 갔다. 사망원인은 복부 안의 장기 파열이었다. 엄청난 고통인 것을 말도 못하는 아이는 그것을 어떻게 버텼을까. 복부에 피가 차오르고 온몸에 멍이 들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인생의 절반을 버려짐과 폭력의 대상이 돼야만 했던 그 고통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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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정인이 같은 아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장담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은 가정 내에서 일어난다. 가정폭력이라는 게 그리 희귀한 일이 아니다.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 많은 아이들이 위험에 휩싸여있다. 폭력은 그 어떤 의미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많은 것들이 변해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 법도 그렇고, 사람들의 인식, 입양 절차나 관리 등 변해야 할 것들이 많다. 나 같은 시민이 뭘 할 수 있겠느냐마는 할 일은 충분히 있다. 이번 13일에 있을 재판이 그 시작이다. 정인이 사건 재판의 피고인들의 엄벌을 요구하는 엄벌 진정서라는 것도 있다. 써서 보내면 된다. 중요한 것은 관심이다. 관심을 가지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일 것이다.

 

부디 이 변화의 시작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그리고 더이상 고통 받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기를.

 

정인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우리가 꼭 바꿀게.

     




[김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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