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 알고 싶으신가요? - 방구석 미술관 2

글 입력 2020.12.2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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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미술은 어떤 것인가? 나에게 미술은 그저 나와 동떨어진 것, 상관없는 것, 내가 알 수 없는 것에 불과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그저 미술 성적 때문이다. 남들 좋은 점수 받는 쉬운 미술 이론 시험도 나는 그저 그랬고, 실기 점수는 말할 것도 없었다. 점수가 잘 안 나오자 미술은 내게 너무 어려운 것으로 생각되었고 나는 그렇게 미술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성인이 돼서 처음으로 콘서트를 가게 되고, 연극을 보고, 여러 공연장을 경험하게 되며 공연에 관한 관심이 생기고, 그러면서 전시에 관한 관심이 생겼고 그 관심이 나를 미술에까지 이끌었다.


학창 시절 전공 수업에서 과제 때문에 백남준의 생애와 작품을 살펴본 적이 있다. 미술을 멀리하던 나는 백남준에 관한 정보가 1부터 10까지 모두 다 어렵기만 했고,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과제 할 수밖에 없어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9번째 이야기에 해당하는 백남준 부분부터 읽었다. 과연 나에게 어려웠던 그 내용이 쉽게 받아들여질지, 표지에 적힌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이 문구가 진짜일지 궁금했다.


책 속에 내용은 내가 조사하며 보았던 내용과 비슷했다. 하지만 올 초의 내가 느꼈던 어려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예술가의 삶 안에서 작품을 이야기하는 이 책이 마치 나에게 ‘미술 별거 아니야, 그냥 예술가의 인생이야.’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그 당시 나에게 이 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으로 백남준 부분이 쉽게 받아들인 나는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가 읽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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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는 아는데 김환기는 모를까요?”

 

이렇게 시작하는 책은 단숨에 한국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러게, 왜 서양미술이 더 익숙하지?’ ‘한국미술에는 어떤 게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화가 김환기, 인복 대장 백남준, 시대가 낳은 사업 천재 유영국 같은 우리의 관심을 이끄는 친근한 표현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백남준이 최초의 TV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주식 투자 덕분이다. 1961년 5·16군사정변이 발생한 후, 부정 축재자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백남준 가족의 전 재산이 몰수된다. 이 때문에 생활비를 받아 쓰던 백남준은 TV를 살 돈이 없었다.

 

백남준은 마지막으로 송금받은 돈을 주식에 투자하였고, 운 좋게도 그 주식이 수익을 안겨주며 최초의 TV 작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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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이들의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시대적 배경을 떼려야 뗄 수 없다. 백남준이 주식 투자를 하게 된 이유에만 하더라도 5·16군사정변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있다. 시대적 배경이 보여주는 한국의 미는 그 어떤 미보다도 우리에게 잘 전해질 것이다.


이중섭 하면 소라고 무의미하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의 소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억세게 그렸는지, 왜 무참히 짓밟히는 소를 그렸는지는 우리의 과거이기에 말이다.


같은 시대, 같은 문화 속에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현재 다른 문화도 쉽게 알 수 있지만, 그것을 진정으로 아는 것, 깊이를 알고 공감할 수도 있다는 것은 그 안에서만 가능하다.


방구석에서 즐기는 미술, 책으로 접하는 미술은 직접 찾아가 보며 즐기는 것보다 한계가 있을 것이다. 팟캐스트의 QR 코트를 통해 더 생동감 있고 세세하게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 알 수 있도록 그러한 한계까지 신경 썼다.

 

미술에 관한 별다른 지식이 없어도 괜찮다. 이 책은 오히려 그런 이들에게 더 흥미로운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방구석 미술관 2
- 한국미술 입덕 교양서 -


지은이 : 조원재

출판사 : 블랙피쉬

분야
미술일반/교양

규격
152*210

쪽 수 : 424쪽

발행일
2020년 11월 18일

정가 : 18,500원

ISBN
978-89-6833-284-5 (03600)
 
 
[최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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