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디 음악의 성지를 넘어 한국 음악의 아카이브로 - 네이버 온스테이지 [음악]

온스테이지가 쌓아온 10년 그 이상의 가치
글 입력 2020.12.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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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

(출처: 온스테이지 새소년 - 긴 꿈 오프닝 캡쳐)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 한창 인디 음악에 빠져있을 때 발견했던 플랫폼이 있었다. 네이버 문화재단에서 서비스하는 온스테이지였다.


음원 차트보다 남들이 모르는 뮤지션들을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있던 내게 온스테이지는 보물 같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을뿐더러, 뮤지션의 라이브 영상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은 당시 전무했기 때문이다.

 

당시 접할 수 있었던 건 유튜브에서 팬들이 찍은 라이브 직캠 정도가 전부였다. 그렇게 애정하는 팀의 영상을 보러, 또 내가 모르는 새로운 팀을 만나려 온스테이지에 자주 들어가곤 했다.


첫 번째 온스테이지였던 라 벤타나를 시작으로 캐스커, 잠비나이, 바버렛츠, 살롱 드 오수경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뮤지션들을 이곳을 통해서 접했다. 내 음악 세계의 지평을 넓혀준 곳 중 하나였다.

 

 

내가 보았던 온스테이지 영상 중 가장 좋아하는 영상

이채언루트 - Uneasy Romance

 

 

 

온스테이지 1.0, 그리고 2.0


 

온스테이지의 시작, 라 벤타나(La Ventana) - Yo Soy Maria

 

 

온스테이지는 ‘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라는 모토 하에서 시작되었다. 주로는 인디 뮤지션의 음악이 소개됐지만 힙합, 블루스, 국악, 재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뮤지션들의 영상이 매주 목요일마다 꾸준히 업데이트됐다.

 

매주 목요일 올라오는 영상과 더불어 2012년부터는 온스테이지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기획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특집을 기획하며 숨은 뮤지션 발굴을 넘어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뮤지션들 간의 콜라보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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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STAGE 2.0 (출처: 네이버 온스테이지 2.0 홈페이지 캡쳐)

 

 

음악을 소비하는 패턴이 다양화되고 영상 제작도 이전보다 쉬워진 2018년엔 차별화를 위해 온스테이지2.0으로 개편을 시도했다.

 

숨은 음악을 소개한다는 모토는 그대로 두고 라이브에 집중하는 원테이크 영상, 뮤지션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촬영 포맷을 단순화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뮤지션과 아티스트의 콜라보를 담은 ‘ONSTAGE X’, 숨은 뮤지션이 아닌 숨은 음악을 소개하는 ‘디깅클럽서울’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상자루 경북 스윙(feat. 구미 농악단)

 

 

사각형의 구조물은 동일했지만 뮤지션마다 조명 색을 달리하거나 댄스팀과 콜라보를 하거나 카메라 앵글을 다양하게 변주하며 뮤지션마다의 색을 분명히 드러냈다.

 

음향 역시 개선되어 세련되고 깔끔하게 변했다. 뮤지션마다 컨셉이 확실했던 1.0에 비해 다소 획일화되고 투박한 사운드가 주던 라이브의 묘미가 사라졌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개편으로 온스테이지의 색이 더 분명해진 것은 사실이다.

 

개편 이후 온스테이지는 단순히 숨은 뮤지션의 라이브 영상 아카이브라는 정체성을 넘어서게 된다. 많은 뮤지션들이 온스테이지 무대를 포트폴리오로 사용하기도 하고 자연스레 인디 음악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홍보되며 인디음악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온스테이지가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10년 간의 아카이브


 

온스테이지는 올해로 벌써 10주년을 맞이했다. 내가 열성적으로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 시절에도 온스테이지는 꾸준히, 숨은 음악을 발굴하겠다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현재는 540여 팀, 1,600여개의 라이브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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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테이지 10주년 10STAGE

(출처: 네이버 온스테이지 10주년 메인 홈페이지 캡쳐)

 

 

이번 10주년을 기념해서 온스테이지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연을 바탕으로 뮤지션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나에게 온 스테이지', 온스테이지의 10년을 정리하는 투표 '온픽', 온스테이지 베스트 100곡을 음원으로 발매하는 '온리 온스테이지'가 그것이다.


‘나에게 온 스테이지’는 현재 10회째 업데이트 되었고 ‘온픽’은 투표가 마감되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온리 온스테이지’ 음원 역시 11월 둘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발매 중이다. 12월 초에는 네이버 나우와 함께하는 공동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방대한 아카이브 만큼이나 다양한 기획에 10주년 관련 컨텐츠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10년의 아카이브가 쌓인 만큼 어떤 영상부터 보아야 할지 고민되는 이들을 위해 온스테이지 유튜브 채널에 플레이리스트도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다.

 

이번 오피니언을 위해 복습을 할 겸, 놓쳤던 뮤지션들을 돌아볼 겸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글을 썼는데 오래 전의 향수를 일으키는 팀들과 미처 알지 못했던 실력 있고 매력적인 팀들을 만날 수 있었다.

 

 

 

10년 동안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


 

영상이 몇 개 없었을 때, 그래서 모든 영상을 다 볼 수 있었을 때 온스테이지를 접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온스테이지의 꾸준함이 대단하다 느껴진다.

 

이제는 모든 영상을 보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뮤지션이 지나갔다. 뮤지션을 섭외할 때 온스테이지가 무엇인지 일일이 설명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의 온스테이지는 인디 뮤지션들의 등용문으로 자리했다.

 

 

“처음부터 인디 뮤지션의 성장과 창작을 지원하는 형태이다 보니 ‘어떻게 성과를 더 낼까’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뮤지션 창작 지원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돋보일 수 있게 할까’ 이런 부분을 주로 고민했다.”

 

조선비즈 네이버 문화재단 임지인 사무국장 인터뷰 중

 


10년 간 매주 뮤지션 한 팀의 라이브 영상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력 있는 뮤지션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기획력과 서비스, 퀄리티 높은 영상, 그리고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 이 중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지금의 온스테이지가 있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뮤지션 창작 지원이라는 목표를 중심에 두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온스테이지는 인디 음악의 성지를 넘어서 독보적인 한국 음악 아카이브라는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세상엔 좋은 음악이 너무 많아!”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뮤지션들이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장벽이 낮아졌고 대중들은 분위기에 따라 큐레이션한 플레이리스트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뮤지션과 대중 사이의 간극이 한층 좁아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음악이 대중에게 닿고 있는 지금에 이르기 전부터 10년 간 묵묵히 걸어온 온스테이지에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로 집콕하는 요즘 온스테이지의 10주년 기획 영상들을 하나씩 구경하는 건 어떨까. 좋아하는 뮤지션의 영상을 오랜만에 만날 수도, 보석 같은 한국의 숨은 뮤지션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린 이렇게 외칠지도 모른다. “세상엔 좋은 음악이 너무 많아!”

 

무엇보다 심적으로 불안한 요즘,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자리한 음악이라는 예술을 통해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 보자 말하고 싶다. 글을 쓰며 보았던 영상들 중 가장 위로가 되었던 영상 하나를 마지막으로 남긴다.

 

 

코로나 시대의 당신을 위로하는, 넬 -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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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조선비즈 [인터뷰] 진흙 속 진주 찾는 ‘온스테이지’ 10주년… “덕분에 수많은 명곡 만났다”

온스테이지 공식 블로그 "[온스테이지 10주년] '1ONSTAGE(텐스테이지)'를 소개합니다."

온스테이지 공식 블로그 "숨은 음악에 대한 새로운 접근, 온스테이지 2.0"

나무위키 "온 스테이지"

 

 

[신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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