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받고 싶었던, 사랑받았던 마츠코의 일생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영화]

글 입력 2020.12.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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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는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죽은 고모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하러 간다.

 

고모는 살해 당한 채 발견되었고 폭행의 흔적이 있었다. 어떻게 봐도 ‘시시한 인생’을 살았다는 고모. 도착해서 보니 고모의 집은 쓰레기장에 가까웠다. 주민들 간의 소통도 없었고 종종 이상한 행동을 하곤 했다는 마츠코는, 이웃에 의하면 아파트 내 왕따였으며 ‘혐오스러운 마츠코’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인기 많고 노래 잘하는 중학교 교사에서, 불륜녀, 마사지 걸, 살인범, 미용사를 거쳐 히키코모리로 생을 마감한 마츠코. 그는 과연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던 것일까? 영화는 마츠코의 조카 쇼와 함께 죽은 마츠코의 일생의 흔적을 따라가며, 불행했던 그의 삶을 코믹스러운 요소, 뮤지컬과 같은 연출을 통해 희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사랑받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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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마츠코의 경우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결핍된 애정은 그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마츠코의 일생은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관심과 애정이 항상 몸이 약한 동생에게로 향해 마츠코는 늘 혼자였다. 무뚝뚝한 아버지를 웃게 하려고 지었던 웃긴 표정이 습관으로 굳어질 정도로, 마츠코는 유년 시절을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살았다.

 

억울하게 교직에서 해고되고, 자신을 붙잡는 동생마저 뿌리치고 집을 나온 이후에도, 마츠코는 남자들로부터 사랑을 갈구했다. 영화에는 총 다섯 남자가 등장하는데, 마츠코의 눈앞에서 자살한 작가 지망생, 이 남자에 대한 열등감으로 마츠코와 바람을 피운 남자, 마츠코에 의해 살해당한 세 번째 남자, 착했지만 마츠코가 감옥에 간 사이 가정을 꾸린 남자, 교사였던 마츠코의 인생을 망치고 야쿠자가 되어 찾아온 류라는 남자, 그리고 이 외에도 마츠코가 열렬히 사랑했던 가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중 대부분은 마츠코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배신했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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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는 감옥에서 종교를 접한 후 마츠코야말로 ‘신’이었다고, 그가 준 사랑은 신과 같은 사랑이었다고 한다. 자신이 상처받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남들을 웃게 하고, 힘을 북돋워 주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마츠코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을까? 마츠코는 자신이 어릴 적 받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을 성인이 된 이후 남자들로부터 받으려고 했을 것이다. 마냥 신과 같은, 돌아오는 것 없이 주기만 하는 사랑이 아닌, 자신이 이만큼의 사랑을 주었으니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자신을 버리지 말고 더 사랑해달라고, 맞아도 좋으니 혼자 두지 말라고 마음속으로 수도 없이 외쳤을 것이다. 류 혹은 다른 남자들의 생각처럼, 자신이 아무리 함부로 대해도 맹목적으로 사랑해 주는, 착하고 헌신적이고 ‘그래도 난 괜찮아’ 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혐오스럽지 않은 마츠코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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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는 ‘미움받는 마츠코의 일생’이지만, 과연 마츠코는 미움만 받았던, 모두에게 혐오스러웠던 존재였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잠시 집을 방문한 마츠코는 아버지의 일기에 매일같이 ‘마츠코 연락 없음’이라고 쓰여 있던 것을 본다. 표현이 부족했지만, 자신을 사랑했던 아버지. 애증의 대상이었던 마츠코의 여동생 역시 마지막까지 마츠코를 그리워하다 죽었다. 또한 유일한 친구였던 메구미는 어려운 생활을 하는 마츠코를 외면하지 않고 마츠코가 밀어내더라도 끝까지 도우려 했다.

 

마츠코가 사랑받기 위한 집착을 조금만 내려놓고 스스로를 돌아봤더라면, 주위에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발견했더라면, 그리고 자신의 삶을 챙기는 것에 더 가치를 두었더라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오진 않았을 텐데, 안타까웠다.

 

 


영화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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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죽었을 때, 살인을 저질렀을 때 등 마츠코는 시련을 겪을 때마다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계속해서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오랜 폐인 생활을 하던 중 메구미에게 연락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한 순간, 동생의 환영으로부터 자신감을 얻고 ‘난 아직 할 수 있어’라며 마음을 굳게 먹은 순간, 너무나도 허무하게 죽어버린 점이 비극적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마츠코가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장면은 그녀의 집에서 동생이 기다리는 이층 계단을 오르는 장면과 겹쳐진다. 그리고 그녀가 올라가는 도중 그녀가 겪었던 인생, 만났던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결국 마츠코는 마지막에야 비로소 집으로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어서 와’라고 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곳으로. 누군가에게 맞거나 죽는 것보다 외로운 것을 싫어했던 마츠코가 마지막엔 자신을 사랑해 준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천국의 계단을 오른 후 펼쳐질 세계에서는, 마츠코가 어렸을 때 꿈꿨던 밝고 행복한 동화 같은 삶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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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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