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광고를 찾아보는 사람들 [시각예술]

상업미술이 찾아가는 예술적 가치
글 입력 2020.12.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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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는 광고. 아주 역발상이면서도 최근 광고의 성공을 좌우하는 말이다. 일반 콘텐츠와 조회수를 겨루면서 기업 또는 상품의 이미지 재고와 제품 홍보까지 톡톡히 효과를 낸다. 직접 광고를 찾아가는 소비자 스스로도 묘하게 이상한 기운을 느끼지만 꼭 보아야만 풀리는 중독성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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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란 대금을 지불하여 상품의 소유권을 가지게 되며, 해당 상품의 유인책이 되는 것이 광고다. 그래서 기업은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최대한 다양한 매체에 광고가 게재될 수 있도록 한다. 상품의 가격에는 광고비가 포함되며, 결국 소비자는 광고비를 지불하는 그룹이다.


‘묘한 기분’은 결국 <매체에 대한 비용>, <광고비가 포함된 상품 가격>, <조회수와 구독자 수가 많을수록 이윤을 얻게되는 Youtube 수익 구조>까지 소비자가 N배로 지불하고 있는 비용때문일 것이다. 기업 예산의 광고비를 줄인 대신 상품의 질이나 소비자 가격에 대한 조정을 하리라는 기대가 있긴 하지만, 순리는 아니다. 온전한 이윤 극대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런 불쾌감을 안고도 찾아가게 만드는 광고. 결국 이 불쾌감을 상쇄시킬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는 광고. 일방향성 구조를 바꾼 광고 환경을 선도한 영상들이 있다.

 

 

 

네이버 시리즈 X 배우 서예지


 

네이버 시리즈는 웹소설과 웹툰, e북 등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콘텐츠 특성 상 시각적 편리함보다 어떤 작품을 제공하고 있는지 홍보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10개 이상의 후속 영상을 제작하게 된 ‘웹툰을 영상으로 미리보기’ 시리즈의 “하렘의 남자들” 편을 릴리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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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시리즈

 

 

특히 배우 서예지와 콜라보레이션한 영상 한 편은 2020년 11월 기준 단독 225만 뷰를 넘겼다. 탁월한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60초도 안되는 시간에 보는 이들을 여성향 하렘으로 끌어들인 것이다.그 몰입도는 광고영상임에도 불구하고 SNS 상에서 소비자가 직접 홍보매체로 나서게 했다.


배우 서예지 이전에 배우 수애의 “재혼황후”가 있었다. ‘연기력 낭비’라는 초반의 반응과는 다르게 소비자가 ‘연기’라는 예술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이 광고의 파급력은 이후 무게있는 배우들이 게임 등과 같이 캐주얼한 콘텐츠 홍보에 캐스팅되는 배경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재혼황후” 영상으로 광고효과를 톡톡히 본 네이버 시리즈는 1년 뒤 같은 작가의 신작 “하렘의 남자들” 영상 제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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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시리즈

 

 

이 플롯의 주안점은 2015년 이미 대부분의 웹툰 플랫폼에서 60%를 초과한 주 소비층인 여성을 타겟으로 했다는 것이다. 가장 흔했던 일명 ‘하렘물’은 비대칭적 구도의 남성 중심 판타지물을 일컫는다. 금남의 구역의 수많은 여성들이 남자 주인공 한 명을 바라보는 흔한 서사로는 여성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여성 주도적 판타지를 판매한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어필했다.


네이버 시리즈는 CM송 기반의 세뇌적 광고에서 벗어나 심미적 자극을 시도했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인생작을 만나다.”라는 카피가 녹아든 흑백 처리, 대사의 내용에 집중하게 한 얼굴 위주의 화면 배치와 음성 조율은 그 자체로 작품이기에 소비자는 불편감을 기꺼이 해소했던 것이다.

 

 

 

삼성전자 X 이날치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뮤지션을 꼽으라면 단연 이날치밴드이다.

 

한국관광공사와 콜라보레이션한 관광 홍보 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이 3900 뷰를 훌쩍 넘으며 전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매일 아침 각 방송사에서 틀어주던 애국가 정도의 홍보물일 것이라는 편견을 깬 기획으로 단숨에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두었다.


이날치 뿐만 아니라,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공익광고에서 꺼려했던 색감과 카메라 워킹까지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유지했던 촌스러움을 벗어던졌고, 한복, 판소리, 장소 등 모든 요소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전통과 현대의 바람직한 융합과 동시에 추후 나아가야 할 융합의 방향까지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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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그 결과, 이날치는 광고계에서도 블루칩이 되었는데, 삼성전자의 Z플립 광고 영상은 2주만에 720만뷰를 넘겼다. 사실 신제품인 Z플립의 색상이나, 기능에 집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치의 한국적 미를 활용하고, 구전동화를 접목시켜 삼성이 한국의 기업임을 자국민에게 강조하는 기능을 노렸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한 편, 삼성전자 광고 또한 이날치의 의상, 그래픽의 섬세한 배치를 통해 눈이 심심할 틈이 없어 3분의 영상임에도 소비자가 다시 찾게 만들었다. 재밌게도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역시 광고를 찍게 되었는데, 그것이 아이폰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한국 전통의 미가 스마트폰 양대산맥 광고를 가져갔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이 역시도 1개월만에 370만 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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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X. X는 더 이상 부정적인 의미도, X세대라는 오래된 의미도 아니다.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의미로 자주 눈에 띄는 ‘X’는 광고에서도 ‘모델 발탁’이라는 말보다도 서로 시너지를 주고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1차적 상업적 가치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레트로가 한 번 휩쓸고 갔다. 혹자는 이제 문학과 순수미술이 다시 돌아올 시간이라고 말한다. 광고가 단순 상업물이 아닌 예술과 결합하여 인간 내면의 미적 감각을 자극한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들 그 위에 결국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온전히 뛰어난 것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웠던 르네상스를 복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광고가 결국 예술적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것에 반가움을 표한다. 이것이 온전함을 조금은 되찾아 가는 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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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박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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