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늘, 시가 나에게로 왔다 -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도서]

글 입력 2020.11.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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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가 나에게로 왔다


 

시를 자주 읽는 편은 아니었다. 문학적 감수성이 높거나,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시’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것 혹은 느낌은,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달달 외우던 지문, 나와는 관련이 없어 와닿지 않던 이야기, 뻔하고 재미없는 이야기, 이 정도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시가 나에게로 오는 듯한 경험을 했다.

 

 

시.jpg

 

 

 

나를 살린 시들이 이제 너를 지켜주기를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에는 나태주 시인이 뽑은 국내 명시 114편이 담겨있다.

 

거창하지 않아도 나태주 시인이 좋아했던 시들, 찬란한 위로와 함께 부드럽게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주는 시들이 모여 있다. 시인이 원하는 것은 한 가지, 과거 자신을 일으켜주고 용기를 주었던 시들이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로 가서 그들 역시 살리는 것이다.

 

책은 다음과 같이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내가 네 옆에 있다 / 2.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 3. 인생의 한낮이 지나갈 때 / 4. 눈물겹지만 세상은 아름답다 / 5. 오늘이 너의 강물이다

 

하나의 장 아래에 비슷한 맥락을 가진 시들이 묶여 있지만, 이에 대한 기준과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의 특징적인 부분은, 한 편의 시가 소개되면 그 옆에 엮은이의 말이 짧게 덧붙어 있다는 점이다. 시와 시인에 대한 생각, 자신의 경험, 시의 배경과 해석 등 간단하지만 책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고 시를 한층 더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가 가진 매력


 

시는 솔직하고 편안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언뜻 보면 이해하기 어렵고, 함축적이고, 비유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고, 부끄러울 수 있는 속내지만 숨김없이 담담하게 드러낸다.

 

그동안 문학 작품 속 인물들에게 이입하고 공감하는 것이 어려웠던 적이 많다. 하지만 시는 길이가 짧은 만큼 곱씹어서 읽을 수 있었고, 인물과 상황을 이해하고 나면 인간사를 꿰뚫고 있는 듯한 깨달음을 준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며 특유의 초연한 말투로 위로를 건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학창 시절, 대학교 입시를 위해 획일화된 방식으로 시를 하나하나 잘게 쪼개어 분석하고, 그걸 또 암기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니 참 안타깝고 화가 난다. 시는 눈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읽는 것인데, 그런 방식으로는 시가 나에게 진정으로 다가왔을 리 없다.

 

지금이라도 시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로 마무리하려 한다. 책을 읽기 전부터 좋아했고, 책에 빠지지 않고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이 시가 처음 나의 마음을 울렸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소박하지만 크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방문객, 정현종)

 

 

*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 시는 찬란한 나의 편 -
 

엮은이
나태주

출판사 : &(앤드)

분야
한국시

규격
117*198㎜

쪽 수 : 260쪽

발행일
2020년 10월 30일

정가 : 14,500원

ISBN
979-11-90927-96-3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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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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