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_찰스 부코스키

글 입력 2020.11.2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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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지금 나의 심경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유레카일 것이다. 왜냐고? 너무 좋으니까.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으니까!

 

찰스 부코스키와의 두 번째 만남은 너무나도 성공적이었다.

 

책장을 넘기면 등장하는 [서문]. 개인적으로 [서문]이 이렇게 긴 책은 처음이었다. 마치 '찰스 부코스키'라는 인물을 제발 좀 알아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구구절절 그의 일대기를 나열하고 있는 [서문]을 보며, 이 책을 엮어낸 '데이비드 스티븐 칼론'이라는 사람이 누군인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찰스 부코스키가 누군데? 이토록 무한한 사랑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작가였어?

 

[서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부코스키가 「스스로의 이미지를 난폭하고 약삭빠른 호색한에다 부끄러운 줄 모른 채 술을 마시고 싸움을 벌이고 섹스를 추구하며 모차르트, 바흐, 스트라빈스키, 말러, 베토벤을 들으면서 시와 단편을 쓰는 인물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pp.15)는 대목이었다. 스스로의 이미지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럼 실은 그가 점잖고 생각이 깊은 범생이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자신이 설정한 이미지를 따라 스스로를 만들어갔을까? 그 자신 또한 스스로가 만든 하나의 작품이 되어버린 걸까?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_도서이미지_도서출판잔.jpg


 

[서문]을 뒤로하고 그가 쓴 에세이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너무나도 깜짝 놀랐다!

 

'와..., 미쳤네...!'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날선 감정들. 그 허무함과 초연함. 삶을 관통하는 시니컬한 시선이 가슴을 푹 - 푹 - 찌르고 지나갔다. 그런데 그게 또 너무 좋은 거라. 자꾸만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그의 한 문장 한 문장을 곰곰 읽고 읊고 떠올리며 내적 비명을 멈출 수 없었다.

 

테이블의 커다란 와인병에 술이 좀 남았기를 바라며 내 방을 향해 미친 듯이 뛰었다. 나에게 그런 행운이 있을 거란 기대는 안 한다. 나는 특정 인간 군상의 일대기를 너무나 잘 보여 주는 존재 아닌가. 음흉함, 비현실적인 망상, 억압된 욕망으로 점철된 인간 말이다.」 (pp.43)

 

특정 인간 군상의 일대기라니. 여기서 말하는 '특정 인간'은 과연 '어떤 인간'을 말하는 것일까? 과연 특정 인간 군상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특정'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일반적인 단어였다니.

 

독서를 하는 내내 이런 식이었다. [보고 읽고 이해하고 느끼고]의 반복.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매 순간이 새로웠고 매 순간이 신선했으니까. 나는 계속해서 보고 읽고 이해하고 느꼈다. 사실은 보고 읽고 이해하고 느끼고 싶었다.

  

책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을 통해 나는 진정으로 찰스 부코스키의 팬이 되기로 선언했다. 데이비드 스티븐 칼론의 마음을 이제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이 옳았어요 칼론! 찰스 부코스키는 정말이지 미친 글쟁이에요! 전 그의 팬이 되기로 결심했답니다!

 

 

*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
- PORTIONS FROM WINE-STAINED NOTEBOOK -


지은이
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
 
엮은이
데이비드 스티븐 칼론
(David Stephen Calonne)
 
옮긴이 : 공민희

출판사 : 도서출판 잔

분야
외국에세이

규격
130×195(mm) / 페이퍼백

쪽 수 : 400쪽

발행일
2020년 10월 23일

정가 : 14,800원

ISBN
979-11-90234-10-8 (03840)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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