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진정한 가족이란 바로 이런 것 -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글 입력 2020.11.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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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남동을 방문해 창작 뮤지컬을 보고 왔다. 코로나가 터지고 올 한 해 공연 관람을 거의 하지 못해서인지 오랜만의 공연장 방문에 설레었다.

 

한남 더줌아트센터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는데 매우 깨끗했고, 진행하고 있는 공연도 내가 본 <식구를 찾아서> 한 작품이라 붐비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공연장 안이 크지는 않았지만 공연석을 모두 한 칸씩 띄어 놓아 오히려 넓고 쾌적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약 2시간 동안 아주 편안하게 공연을 즐기고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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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를 찾아서>는 대구 수성구 달동네에서 고양이 ‘냥’, 강아지 ‘몽’, 닭 ‘꼬’와 함께 사는 ‘박복녀’ 할머니의 낡은 집으로 아들을 찾겠다고 갑자기 들이닥친 서울 할머니 ‘지화자’의 등장으로 극이 전개된다.

 

박복녀 할머니는 처음에는 꼬장꼬장 억척스럽고 성질 고약한 노인내 같지만, 알고 보면 살뜰히 동물 식구들을 챙기고 결국에는 지화자 할머니를 품으며 한 식구로 받아들이는 츤데레 할머니이다. 지화자 할머니는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막무가내 억지 쓰는 철없는 할머니 같으면서도 사실 속 깊은 사랑스러운 할머니 캐릭터이다.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두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 내공이 엄청나다. 사투리를 아주 맛깔 나게 구성하는 박복녀 할머니와 서울 깍쟁이 느낌 지화자 할머니의 연기력만으로 극 진행 내내 엄청난 집중을 일으켰으며 공감을 자아내는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게다가 극이 후반으로 치닫으면서 할머니들이 나누는 대화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울림을 준다. 두 캐릭터 다 의지할 때 없이 혈혈단신으로 살아가면서 다소 억척스러운 성격이 되었지만 사실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정이 넘치고 따뜻한 역할이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외로운 친구, 이웃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들이 서로를 보듬는 아름다운 모습은 다소 삭막한 나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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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극은 몽, 냥, 꼬의 역할로 더욱 빛이 났다.

 

극을 보기 전에는 동물 캐릭터의 역할 비중이 얼마나 크겠나 약간의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없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어쩜 이렇게 연출을 잘했는지 동물 셋은 극 내내 활력을 제대로 불어넣어주는 깨소금 같은 중요한 역할들을 맡아 재미를 두배로 증가시켰다.

 

‘꼬’가 자신이 낳은 알을 잃은 슬픔을 웃음으로 표현한 노래 가사는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누구에게나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 ‘몽’과 도도하지만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던 ‘냥’이의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동물들의 시선으로 할머니들을 바라보고, 또 할머니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새로운 시선은 새로웠고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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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는 지화자 할머니의 아들을 찾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극의 후반 부분으로 갈수록 함께 살며 서로를 보듬는 늙은 할머니와 동물들이 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정말 진정한 식구를 찾으며 막을 내린다.

 

진정한 가족이란 꼭 법적인 가족, 형식적인 가족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 상처를 감싸며 서로 예쁘다고 칭찬하고 힘을 주며 의지한 채 함께 살아가는 가족인 것이다. 여러 생각을 했다.

 

연말연시 소외된 이웃에게 다정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따뜻함을 가질 것,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보듬고 더 사랑할 것,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것. 아마 가족과 함께 본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멀스멀 올라오는 따뜻한 기운이 배로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억지스러운 설정 없이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도 극의 구성도 대사도, 심지어 노래가사들 모든 게 완벽했던 공연이었다고 생각된다. 연말 가족 모임으로 함께 하기를 추천해 본다.

 

 

*
 
식구를 찾아서
- 食口의 의미를 찾아서 -


일자 : 2020.11.20 ~ 2020.12.27

시간
금 8시
토,일 5시
월-목 공연 없음
 
*
12.24 목 8시
12.25 금 4시, 8시

장소 : 더줌아트센터

티켓가격

전석 66,000원

 
제작
극단 오징어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더줌아트센터

관람연령
초등학생이상 관람가

공연시간
105분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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