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한올한올 섬세한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Part 1

글 입력 2020.11.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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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여러분, 척하지 마세요!'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 그럼 한올이도 한 번 인터뷰해보시는 게 어때요? 한올이 음악도 정말 좋은데!"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팀인 오늘의 코믹스의 다음 앨범에 리메이크를 할 예정이라서 원작자인 작곡가 님과 만나 얘기를 하다 친한 친구라고 하시는 한올 님의 이야기가 나왔다. 시끄러운 카페의 한가운데 테이블에서 조용히 내뱉은 말이었지만 친구의 음악에 대한 애정이 강하게 전해져 왔다. 아티스트 본인뿐만이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도 애정을 보여주는 음악은 어떤 형태로든 빛나는 음악이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난 그때 이미 한올 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 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한 달 정도가 지난 뒤에 답장이 왔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서른 번째 주인공인 한올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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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한올 : 안녕하세요. 저는 한올한올 섬세한 감성을 노래하는 한올입니다. 곡을 만들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웃음)
 
Dike : ‘한올’이 본명이신 거죠?
 
한올 : 네, 본명은 ‘이한올’이고 한올한올 세상의 모든 일을 섬세하게 해 나가라는 뜻이에요.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Q. 요즘은 최근의 근황은 어떤가요?
 
A. 한올 : 진짜로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었어요. 코로나가 후유증도 무섭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잖아요. 2.5단계로 올라갔을 때는 가족도 안 만나고 엘리베이터도 안 타고 배달시켜서 먹거나 그랬어요. 집을 나가면 근처만 산책하고 자체적으로 자가격리를 잘 지키고 있어요. 그리고 집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고요.(웃음) 요즘 민트를 기르고 있는데 집안에 정말 유용한 식물이에요. 술에도 넣어 마시고 차에도 넣어 마시고 방향제로도 쓰고 그래요. 식물 키우면서 잘 지낸 것 같아요.
 
 
Q. 지금까지의 삶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음악을 하게 됐고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한올 님의 삶이 어땠는지 알려주세요.
 
A. 한올 : 아버지가 어렸을 때 원 맨 밴드를 하셨고 어머니도 고등학교에서 노래를 잘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타고난 유전자가 있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동요대회를 나가서 상을 많이 받곤 했어요. 동요로 시작을 했죠.(웃음) 고등학교 때도 가요제를 많이 나갔고요. 그러나 제가 생각해봤을 때 스스로 실용음악과를 갈 정도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가창자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혼자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어요. 나이가 들고서도 애매하게 음악의 끊을 놓지 못하겠어서 보이스 코리아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가게 됐어요. 결과적으론 잘 안됐지만 더 독기가 생겨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곡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20대가 되면서는 이제 돈벌이를 해야 되는데 부모님의 품을 떠나서 현실적인 순간에 부딪혔을 때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생각해보니까 좋아하는 음악을 포기하고 회사를 다니면서는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회 없이 음악을 해보자고 다짐했고 그래서 첫 자작곡을 쓰기 시작했어요. 전문적으로 작곡을 배운 게 아니어서 첫 악보를 그리는데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음표를 하나하나 열심히 공들여 썼고 피아노 앞에 앉아서 몰두했던 것 같아요. 집 밖으로도 안 나오고 다른 사람들도 안 만나고, 며칠씩 작업을 한 후에는 민주라는 친구 집으로 가서 곡을 같이 만들고 데모를 만들었어요. 그때는 다른 건 생각도 안 하고 알바도 안 했어요. 그냥 아무것도 쓰지 말자 주의였어요. 오로지 집에서 작업만 하고 꿈을 향해 달렸어요. 방송에는 안 나왔는데 보이스 코리아에서 떨어지면서 했던 인터뷰에서 ‘이 무대는 끝났지만 저의 무대는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했었어요. 사실 무대에서의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딱 그 순간만 기억이 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왔어요.
 
그 후에 음악 커뮤니티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합주도 하고 사운드 클라우드에 커버곡도 올리곤 했어요. 그런 곳에서 올라온 오디션 글 중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데모를 보낸 적이 있었나 봐요. 한 회사에서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와서 갔는데 그 회사가 어쿠루브의 회사였어요. 언제 보냈는지도 모르는 데모여서 기대도 안 했고 당연히 잘 안됐어요. 그런데 웬 걸, 녹음을 하러 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게 소울맨 님과 함께 부른 [우리 헤어졌나봐]라는 곡이었고 첫 발매곡이 됐어요. 그 후에 어쿠루브의 [하고 싶은 말]이라는 곡에도 피처링을 하게 됐어요.
 
 
한올과 리와인의 [네가 내려와]
 
 
Q. 2014년에 리와인 님과 함께한 [네가 내려와]로 데뷔했어요. 이전에 어쿠루브의 곡에 리와인 님과 피처링을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예전에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어쿠스틱 한 발라드인 줄 알았는데 후렴은 락이더라고요. 그리고 랩도 나오고요.(웃음) 참 다채로운 곡인데 데뷔곡을 작업하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궁금해요.
 
A. 한올 : 이 곡에 함께 만든 친구 중에 동희라는 친구가 있어요. 지금은 인디나 메이저 씬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촬영감독이에요. 그 친구가 예전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래퍼였어요. 고등학교 동창인데 제가 음악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먼저 연락이 와서 친한 형이랑 음악을 하는데 한번 와서 가이드를 해달라는 얘기를 했고 그걸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됐어요. 그 팀이 ‘반바지(5F)’라는 팀이에요. 그 팀과 같이 만든 합작이 [네가 내려와]에요.
 
 
Q. 데뷔하자마자 굉장히 빠르게 다음 음원들이 계속 나왔어요. 그리고 12월에 첫 미니앨범 [Comfortable]이 나왔고요. 여기에 첫 자작곡인 [Go Back My Home]이 수록되었어요. 첫 자작곡인 만큼 애정도 있고 감회도 남달랐을 것 같은데 이 곡을 직접 소개해주세요.
 
A. 한올 : 음.. 뭔가 하나라도 혼자서 완벽히 해낼 수 일은 없는 것 같아요. 그 앨범의 자켓에 나온 친구도 초등학교 때의 제일 친한 친구인데, 그 친구가 초등학교 때 제일 인기가 많았던 친구였어요. 사람들이 앨범 사진을 보고 저인지 물어보면 굳이 대답은 안 했었거든요.(웃음) 그 친구도 배우를 준비했던 친구였는데 선뜻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선데이문’의 기운 오빠(반바지 멤버였던)도 도와줬어요. 인디에서 활동하는 아람(이아람)이나 다른 여러 아티스트들의 작편곡가로 활동하는 오빠예요.
 
Dike : 그분이 코지(cozy) 님이죠?
 
한올 : 네, 맞아요. 당시에 코지 오빠가 각자의 사비를 합쳐서 작, 편곡을 도와주며 같이 열정을 불태웠어요. 다들 열심히 했던 때였고 그렇게 만든 결과물이라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미니앨범이에요. [Go Back My Home]도 코지 오빠와 기타를 치면서 만들었던 따뜻하면서 쓸쓸한 감성의 노래예요. 사실 더 이전에 써뒀던 자작곡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도저히 부를 수 없을 만큼 형편없어서..(웃음) 여하튼 ‘Go back my home’의 내용은 정말 음악만 하면서 살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였어요.
 
 
한올의 [우리가 헤어진 이유]
 
 
Q. 2015년에는 한올 님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가 헤어진 이유]가 발매됐어요. 저도 한올 님의 곡 중에서 자주 듣는 곡이에요. 이 곡을 작업하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을지 궁금해요. 그리고 어떤 내용을 담은 곡인지 알려주세요.
 
A. 한올 : 전 소속사에 있을 때 ‘노르웨이 숲’이라는 아티스트에게 선물 받은 곡이에요. 그땐 안 친했을 때였는데 제가 경황이 없을 때 저에게 어울릴 것 같다며 들려줬어요.(웃음) 그래서 얼떨결에? 부르게 됐는데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어떻게 보면 유치하거나 순수할 수 있는 가사인데 중독성 있게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이 곡을 지금 다시 녹음하라고 하면 똑같이 못 부를 것 같아요. 지금 들어보면 내가 어떻게 이렇게 섬세하게 했지? 싶은 부분들이 있더라고요.(웃음)
 
 
Q. 올해 초에 유튜브 [서기로그]채널에 출연하셔서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셨어요. 저도 당시에 영상을 보면서 굉장히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논리적으로 얘기를 잘하셔서 인상 깊게 봤어요. 특히 ‘척하면 안 된다’ 말이 뇌리에 깊게 남더라고요. 혹시 촬영 당시에 다 하지 못한 얘기가 있을까요?
 
A. 한올 : 나름 솔직하게 한다고 했는데 너무 겉도는 얘기만 하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들어요. 저는 실용음악과를 나오거나 정석의 길을 밟아 음악을 한 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음악을 하면서 이런저런 사람을 겪고 많은 풍파를 겪었으면서도, 또 그 와중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개인차가 있는 일이고 저보다 더 힘들고 고단한 경우도 있을 거고 그러면서 잘 안 풀린 경우도 있을 거라서 너무 뜬 구름을 잡는 얘기처럼 들릴까 봐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더라고요. 당연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시엔 나름 예쁘게 꾸몄다고 생각했는데 살이 많이 올라서 외적인 아쉬움이 조금? 화면에는 좀 통통하게 나왔다는 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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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7년에는 첫 정규앨범 [어떤 감정]이 발매됐어요. 총 12개의 트랙이 수록됐고요. 첫 정규인만큼 이전 앨범들에 비해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타이틀 곡인 [우리 빼고]도 좋지만 애정이 가는 곡이 또 있을 것 같아요. 타이틀 곡인 [우리 빼고]를 제외하고 추천하는 또 다른 트랙 한 곡을 추천해주세요.     
 
A. 한올 : 정규앨범에는 총 12곡이 있었는데 2곡이 리마스터를 했고 10곡이 새로운 곡이었어요. 앨범을 위해서 같이 작업한 친구들에게 많이 미안했어요. 10곡을 2달 안에 만들었거든요. 인영이와 특히나 태훈 오빠에게 미안했어요. 주변 사람들은 싫어할 수 있는 마인드인데 제가 일할 때는 ‘안 되면 되게 해야지’, ‘무조건 해내야지’라는 마인드예요. 나 혼자서도 이렇게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내고 싶었어요. 일정이라는 게 있고 발매일이 잡혀 있으니까, 다 처음에 해보는 건데 쉽지 않았고 추석 연휴가 껴있었는데 다들 고향에도 못 내려가고, 쉬지도 못하고, 밤새서 아프고 그랬어요. 특히 태훈 오빠는 입술이 다 텄는데 일부러 저 보라고 입술에 아무것도 안 바르고 나온 거예요, 이 놈의 권태훈.(웃음)
 
Dike : 지금 얘기하는 권태훈 님이 주예인 님이 얘기하는 권태훈 님이죠?
 
한올 : 맞아요. 아마 태훈 오빠의 아홉수에는 그 날이 껴있을 것 같아요.(웃음) 어쨌든 제가 해내고 싶어 하니까 저를 생각해서 열심히 도와줬던 것 같아요. 새로운 10곡의 보컬과 악기 녹음, CD 프레싱까지 2달 안에 끝냈어요. 운이 좋게도 반응도 좋아서 너무 만족스럽고 정말 많은 분들께도 감사했어요. 저에게 타이틀곡은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사실 모든 곡들이 다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모든 곡들을 다 좋아하지만 그중 가장 마음이 가는 곡은 [새벽 통화]에요. 중학교 동창에게 새벽에 전화가 왔었는데 그 친구에 대한 얘기예요. 그 친구와의 통화 내용을 풀어쓴 곡이에요. 각자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서 이별 이야기, 사랑 이야기, 친구 이야기 등으로 생각해주니까 그게 감사하고 좋았어요.
 
 
한올의 [새벽통화]
 
 
Q. 팬 분들은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새봄 님과 절친한 사이세요. 음악을 하면서 함께 해나가는 친구를 만난다는 건 큰 행복인 것 같아요. 그런 만큼 같이한 작업이 많은데 새봄 님과 함께한 작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떤 곡일까요?
 
A. 한올 : 제일 처음에 녹음한 [서른 밤째]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새봄이를 처음 만났을 때 23, 24살 즈음이었어요. 다른 친구들 소개로 알게 되었어요. 그때는 서먹서먹한 사이일 때 어떤 학원의 녹음실에서 녹음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은 얘기를 주고받고 나누는 친구가 되었어요. 새봄이도 저도 경기도 주민인데 자꾸 이사를 저희 집 근처로 오겠다는 거예요. 곧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집도 같이 보러 가자고 하는 걸 제가 연락을 안 받고 있거든요.(웃음) 그 정도로 서로 공감하고 배울 부분이 있고 자극이 되고 나누고 배가 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인 것 같아요. 새봄이도 저에게 배워가는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푸핫-)
 
Dike : 이거 꼭 살릴게요.(웃음)
 
한올 : [서른 밤째]가 새봄이와의 인연을 만들어 준 노래예요.
 
 
Q. 음악을 제외하고 평소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A. 한올 : 코로나 전과 후로 나뉘는 것 같아요. 전에는 사실 하루살이 여행 인생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물론 돈 모으고 그러는 것도 좋지만 행복이 제일 우선이었어요. 앨범을 한번 내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여행을 갔어요. 국내여행도 갔지만 해외여행으로 낯선 곳을 갔어요. 지금은 코로나로 여행을 못 가요. 제가 또 안전을 제일 중요하게 여겨요. 그래서 완전 집에 있거나 식물을 키우고 있어요. 가끔 친구들과 캠핑을 가기도 해요.
 
 
새봄과 한올의 [서른 밤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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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한올 섬세한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Part 2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음악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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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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