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래로 시를 짓는 벨기에 가수, STROMAE [음악]

르네 마그리트와 함께 내가 생각하는 천재 아티스트
글 입력 2020.11.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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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라디오에서, 텔레비전에서 들려오는 유명 노래들은 대체로 사랑 노래입니다. 만남의 설렘, 사랑의 짜릿함, 애정의 편안함, 충돌의 격렬함, 이별의 쓰라림. 사랑 안에도 이런 다양한 범주의 가사들, 리듬이 존재합니다. 사랑은 격렬하고, 특별한 경험이기에 사랑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매혹시킵니다.


사랑 노래에 익숙해져 있던 제가 Stromae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가요가 이렇게 예술적인 것이 될 수 있구나 하는 놀라움에 휩싸였습니다. 일단 영상이 예술적입니다. 현대무용에서 따온 듯한 절도 있는 움직임과 기이함. 각 영상마다 일정한 배경과 설정이 있는데, 이걸 찾고 무슨 의미가 있는 지 추론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영상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가사 해석, 그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가사는 시적이며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고, 많이 알려진, 2곡의 가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Papaoutai (아빠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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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ù est ton papa ? Dis-moi où est ton papa ?

네 아빠는 어디 있니? 네 아빠가 어디 있는지 말해줘 

 

Sans même devoir lui parler Il sait ce qui ne va pas

그에게 대답하지 않아도, 그는 무언가 이상한 걸 알죠 

 

Ah sacré papa Dis-moi où es-tu caché ?

아, 빌어벅을 아빠 당신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말해줘요 

 

Tout le monde sait comment on fait les bébés

모든 사람들이 아기를 어떻게 만드는 지 알아요. 

 

Mais personne ne sait comment on fait des papas

그러나 어떻게 아빠가 되는지는  모르죠 

 

c'est ça aut l'sucer d'son pouce ou quoi ?

그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나요, 뭐예요 ? 

 

  

이 뮤직비디오를 처음 본다면, 일종의 기괴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트로마에를 본뜬 인형과 그 인형에게 집착하는 한 소년의 모습이 비치죠. 하지만 그 기이함은 뜻을 알고 보면 슬픔과 안타까움의 감정으로 바뀌게 됩니다.

 

Papaoutai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해 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Papa ou t’es?(아빠 어디있어)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두 번째, empapaouter, 속이다, 사기치다 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 속이는 어른들에 대한 답답함,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 분노와 절망감의 감정들이 분위기와 목소리의 톤을 통해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 노래는 사실 스트로마에 자신의 경험을 담은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1994년 르완다 전쟁에서 사망했고, 그는 거의 어머니의 손에서 자라났죠. 그의 경험은 동시대를 살던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의 영 제너레이션들의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 대중들은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공감하고, 상처를 보듬을 수 있었습니다.

 

 

 

2. Alors on danse (그래서 사람들은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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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 dit étude dit travail. Qui dit taf te dit les thunes, Qui dit argent dit

dépenses. Qui dit crédit dit créance.

공부를 말하는 사람은 직업을 말해. 일을 말하는 사람은 돈을 말해. 돈을 말하는 사람은 소비를 말해. 신용을 말하는 사람은 빚을 말해

 

Qui dit dette te dit huissier. Oui, dit assis dans la merde

빚을 말하는 사람은 재산압류관을 말해. 아, 망했어.

  

Qui dit amour dit les gosses, Dit toujours et dit divorce

사랑을 말하는 사람은 아이들을 말하고, 영원을 말하는 사람은 이혼을 말해 

 

Qui dit proches te dit deuils, Car les problèmes ne viennent pas seuls

가까운 사람들이 너에게 애도를 표해, 왜냐하면 문제들은 한꺼번에 오거든.  

 

Qui dit crise te dit monde, Dit famine, dit tiers-monde

위기를 말하는 사람이 세계를 말하고, 기아를 말하는 사람이 3세계를 말해  

 

Encore sourd de la veille. Alors on sort pour oublier tous les problèmes 

어제일로 아직도 귀가 안 들려, 그러니 모든 문제를 잊기 위해 나가자

 

  

뮤직 비디오만 봐도 딱 공감되는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일에 지친 직장인이, 클럽에서 노래, 춤으로 기분을 떨치려고 하지만, 마지막에는 누군가에게 질질 끌려 다시 일터로 향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계속 발생하는 문제들과, 그런 문제들이 반복되는 일상을 표현합니다. 자아를 상실한 듯한 망연자실한 스트로마에의 표정, 터덜터덜한 걸음걸이가 공감이 가서 씁쓸하죠.

 

가사의 내용도 인상적입니다. 언뜻 보면 정 반대편에 서 있는 단어들이, 함께 배치되면서 삶의 고단함, 어려움을 표현합니다. 아무리 선을 쫓는다고 해도, 무언가 하나를 추구하게 되면 부정적이든, 이중적이든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항상 좋은 것만 경험하면서 살아가기란 불가능에 가깝죠.

 

이 노래는 스트로마에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어 준 작품입니다. 앨범은 180만 장이 넘게 팔렸습니다. 미국 가수와의 협업으로, alors on danse의 영어 버전 so we dance도 발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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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의 벨기에 사람들은 Stromae를 샹송의 대부, 프랑스어권 대중음악계 시대의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Jacques Brel에 필적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은 프랑스의 음악, 기계풍의 음색, 아프리카의 리듬이 합쳐지고 조화되어 스트로마에 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 냅니다.

 

안타깝게도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그는 현재 직접 앨범을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연출가이자, 디자이너, 음반 제작자인 그의 행보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가 다음에는 어떤 행보로 대중을 놀라게 만들지, 기대가 됩니다.

 

 

 

[박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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